LIFESTYLE
런던을 되살리는 여자, 저스틴 사이몬스
창의적인 문화 정책으로 런던에 생기를 불어넣는 영향력 있는 여성, 런던시 문화 및 창조 산업 본부장 저스틴 사이몬스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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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몬스에 의하면 문화는 도시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2017년 서울에서 열린 도시예술프로젝트 ‘커넥티드 시티(Connected City)’에 참여한 그녀는 “빈곤, 테러, 주거 문제가 도시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라면 문화와 예술은 도시 영혼과 관련된 일이에요”라며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밤마다 제각각의 불빛으로 템스 강의 다리를 물들이는 대형 공공예술 프로젝트 ‘리버 일루미네이션(River illumination)’ 역시 사이몬스의 작품. 불빛 공해를 염려하는 반대 집단을 설득하는 것부터 계획을 실현시키기까지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장기 프로젝트였다. 사이몬스의 성과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건 아마 2012 런던올림픽 기간에 맞춰 진행한 ‘햇워크(Hatwalk)’ 프로젝트일 것이다. 런던을 대표하는 21개의 동상에 모자를 씌운 그 유명한 사건 말이다. 사이몬스는 17세기부터 이어져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런던의 모자 브랜드 록앤코해터스(Lock & Co. Hatters)와 함께 각각의 동상에 어울릴 맞춤 모자를 제작해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제독 동상에 나폴레옹 모자를, 다른 동상에는 중절모·왕관·군인 철모 등을 씌웠다. “말도 마세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을 설득해야 했다니까요.” 그때를 회상하며 사이몬스가 특유의 사랑스러운 미소로 웃었다. “그렇지만 넬슨 제독 동상에 모자를 씌우기 위해 새 둥지를 제거해야 했다든가 뭔가에 도전할 때 생기는 예상 밖의 일들이 너무 즐거웠어요. 재미있잖아요!”
문화부시장으로서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물었을 때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렇게 말했다. “기본적으로 제 역할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어요. 런던을 위해 각종 문화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을 실행하기에 앞서 시장에게 현실적 조언을 해줄 전문위원회를 꾸리는 일이죠. 그 외의 시간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요.” 그녀를 포함해 총 35명으로 구성된 사이몬스의 부서가 그리는 청사진은 다른 사람이 보기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런던 곳곳에 숨결을 불어넣는 아름다운 예술 프로젝트는 분명 런던 시민 그리고 관광객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유서 깊은 트라팔가 광장에 입과 발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장애인 아티스트 앨리슨 래퍼(Alison Lapper)의 조각상을 설치하는가 하면 영국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진 지 100주년이 된 해를 기념해 여성 운동가 밀리센트 포셋(Millicent Fawcett)의 동상을 제작하는 등 그녀의 팀은 다양한 방법으로 위대한 영국인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특히 밀리센트 포셋의 동상은 에이브러햄 링컨, 윈스턴 처칠 같은 남성 정치가의 동상으로 가득하던 런던의회 광장에 세워진 첫 번째 여성 동상이었다.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와 함께 기획한 ‘처비 하츠 오버 런던’ 프로젝트.
런던 내 역사적인 동상 21개에 모자를 씌운 사이몬스의 ‘햇워크’ 프로젝트.
사이몬스와 만난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에 올랐다. 다리를 건너던 전철이 템스 강 위에 잠시 멈춰 섰을 때, 나를 포함한 탑승자들은 일제히 보랏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블랙프라이어스 브리지를 바라보았다. 확신에 찬 열정을 지닌 한 사람이 1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우리 모두를 위한 선물을.
Credit
- 사진 LOTTIE BEA SPENCER
- 글 FARRAH STORR
- 에디터 류가영
- 번역 임지영
-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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