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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물론, <죽음에 이르는 병>.
공연 중에 민망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미리 녹음해둔 내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이 정도면 나도 무대에 종종 서도 되겠다 싶었던 순간은? 거의 가득 찬 객석 전체가 무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
암전 때 무대 위에서 무슨 생각을 했나? 음. 간간히 딴 생각을 했다. 하하. 이 연극이 아무래도 보통 연극보다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내가 아는 후배나 어르신이나 그런 분들이 저기 있을 텐데, 그 사람들은 보면서 무슨 생각 하고 있을까. 첫 날은 내가 살짝 긴장해서 손이 떨렸는데 그런 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그리고는 관객이 이걸 쫙 빨아들이고 있구나, 그런 걸 그냥 있는 그대로 느꼈다.
평생 잊지 못할 대사는? “죽음이 살, 아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죽음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살아진다는 거다. 그리고 “당신은 결코 시작되지 않아요.” 재미있었던 건 “값을 치른 밤이 몇 밤이나 남았나요? 세 밤.”
이틀 간의 공연이 끝나고 한 일은? 월요일에는 인터뷰를 녹음하러 갔고 밤에 12시간을 잤다. 오늘은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인터뷰하러 온 거다.
공연의 후유증은? 허전하다. 대본 연습이 그립다. 텍스트를 사이에 놓고 연출가, 공동 연출가, 나 이렇게 셋이서 각자가 텍스트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이야기했다. 그게 즐거웠다. 그리고 등짝이 아프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무대 뒷편에서 찬 바람이 나왔는데, 등이 파인 무대 의상을 입고 있어서 그런가. 내 인생에서 완전 새로운 일이었으니 알게 모르게 영향이 있을 거다.
다시 또 공연할 생각이 있나? 이번처럼 신뢰하는 사람과 일할 수 있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죽음에 이르는 병’은?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만 알고 그 시대의 가치만 생각하는 것. 그 외에는 궁금해하지 않는 것. 그래서 철저한 생활인이 되어버리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 나오는 ‘리틀 피플’ 같은 거다.
평소 공연을 자주 보나? 좋아하는 편이다, 낯선 시간을 보내는 걸.
두 번째 책 <클래식의 사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클래식은 먼 얘기가 아니예요. 절대로 날 버리지 않을, 가장 친한 친구로 삼을 수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딱 한 곡? 바흐의 일명 <사냥칸타타> 중 ‘양들은 편안히 풀을 뜯고’. 원곡도 좋고 피아노곡 등으로의 편곡도 아주 좋다.
내가 생각할 때 10월에 듣기 좋은 클래식 곡은? 가을엔 어떤 곡이라도 다 좋다.
클래식 말고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재즈. 전혀 전문적이지 못하지만.
트로트도 좋아하나? 별로 좋아하게 되지 않더라.
노래방 애창곡은? 왁스의 ‘여정’,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있나? 피아노. 예전에 클래식 기타도 배웠는데 지금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서울에서 클래식을 듣기 좋은 장소는? 자신이 지금 있는 데서 가장 가까운,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곳.
글쓰기를 좋아하나? 글 쓸 때가 제일 행복하다. 글에 대한 경외가 늘 있었다. 내가 과연 쓸 자격이 있는가 라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많이 했는데, 이렇게까지 글쓰는 게 즐거운데 누구도 ‘너 자격 없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에세이를 쓸 때 쓰는 글과 관련된 음악을 듣나? 그럴 때 있고 안 그럴 때 있다.
갖고 있는 클래식 음반은 몇 장? 많지만 세보지는 않았다.
서울대에서 말하기 강의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자신의 피아노 연주를 배경음악으로 틀어놓고 자기 소개 스피치를 했던 학생.
학점을 가차없이 주는 편인가, 때로 봐주는 경우도 있나? 학점은 격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강의 성격상 발표 점수로 학점을 매기는데, 이게 리포트나 시험으로 학점을 주는 것과는 완전 다르다. 발표에 대한 평가가 안 좋으면 말하기에 대한 자신감이 오히려 떨어진다. 이건 강의 목표에 완전히 역행하는 거다.
말하기 선생님으로서 내가 보기에 엘라서울 에디터의 말하기 점수는 10점 만점에 몇 점? ….
스스로 평소에 남과 잘 소통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나? 잘 소통하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바쁘다는 말. 자신의 바쁨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게 한심해 보인다.
일의 성격상 인터뷰를 할 일도, 인터뷰를 당할 일도 많을 거 같다. 체질상 인터뷰어? 인터뷰이? 인터뷰어.
이전에 한 칼럼에서 말에도 여러 가지 매력이 있다고 한 적이 있다. 유창미, 투박미, 비장미, 성실미 등. 그 중 내가 갖지 못한 건? 진정한 유창미.
20년 간의 방송 경력 중 최악의 방송 사고는? 뉴스하다 웃은 것. 시말서 썼다.
방송할 때 징크스가 있다면? 기분이 약간 가라앉는다.
지금까지 했던 방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방송은? .
방송 생활, 혹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내가 남자였으면 좀 더 유리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 뉴스 진행이 끝나고 대화할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생각 나지도 않는다.
기센 사람, 어려운 사람, 높은 사람을 상대하는 나만의 비법은? 다 사람이다. 특별히 어려운 사람도 없고 유난히 나쁜 사람도 없다. 사람 위에 사람 없다.
인터뷰어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마종기 시인과의 인터뷰. 그 분이 두어 번 눈물을 흘리셨다. 진정 눈과 눈을 마주했던 인터뷰였다.
인터뷰어로서 가장 많이 해온 질문은? 누구랑 가장 친하게 지내는가.
인터뷰이로서 가장 많이 받아온 질문은? 인생에서 언제가 절정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명사초대석>에 개인적으로 한번쯤 꼭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신영복 선생님.
갖고 있는 물건 중 가장 많은 건? 스카프와 목도리.
옷을 사는 장소는? 10년 넘도록 옷을 사러 특별히 어디에 가본 적이 없다. 지금 입은 것도 그렇고 옷 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냥 그대로 받아와서 입는다. 옷 같은 것도 예전에는 좋아했는데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다. 어차피 이거 참 좋다 싶은 건 가격이 말이 안 되니까. 모든 욕망을 딱 놨다. 하하.
가장 최근에 구입한 물건은? 봉평에 이효석 문학제 사회를 보러 갔을 때 장터에서 산 케냐산 팔찌.
술을 좋아한다면 주종은? 와인과 독주.
아나운서 출신이라 혼자서도 메이크업을 잘 할 것 같다. 풀메이크업에 걸리는 시간은? 15분.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네는? 효자동과 북촌.
어떤 운동을 얼마나 자주 하나? 주 2-3회 헬스.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가? 새로 나온 소설, 인문학 서적.
권하고 싶은 책은? 어떻게 한 권을 추천하나. 아, 서경식 씨의 책들. <고뇌의 원근법>과 <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
자기계발서나 잠언집도 좋아하나? 안 좋아한다.
평소에 남을 잘 챙겨주는 편인가? 아니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옆에 있는 사람이 부족한 거 없게 챙겨주고 기분 맞춰주고 그러지를 않는다. 난 만나면 만나는 거고 이 사람이 내 마음을 알면 아는 거고 그렇다.
내가 가장 예민해질 때? 대단히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고서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내가 가장 너그러워질 때? 그 사람이 잘못을 알고 뉘우칠 때.
방송과 클래식 에세이, 이제는 연극까지.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1년에 한 편 정도씩 연극을 하고 싶어졌다.
휴대폰 액정 화면의 문구나 사진은? 없다.
무언가에 대한 제의나 부탁이 들어왔을 때 흔쾌히 수락하는 편? 오래 생각하는 편? 제의나 부탁하는 문장을 읽거나 전화 상의 목소리를 듣거나 하면서 감으로 결정하는 편이다.
뭔가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반드시 하나? 그런 편이다.
살면서 이건 내가 참 잘한다 싶은 일 또는 내가 맡은 역할 중에서 가장 즐거운 역할은? 잘하는 건 무대에서 어떤 역할이 주어졌을 때 관객을 흔들리지 않게 끌고 가는 것. 두 아들의 엄마라는 건 굉장히 뿌듯한 일이다.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것도 즐겁고. 방송은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은 거 같다.
내가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혹은 나이가 드는구나 싶을 때는 언제인가? 신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괄호 속 나이가 대부분 나보다 아래라는 걸 깨닫게 될 때.
*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0월호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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