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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아, 좀 웃기면서도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었는데, 진식이 고시 공부를 하는 문과생처럼 나오잖아요. 마치 준비되어 있었던 같은 도구들로 직접 납땜하고 진지하게 라디오도 고치고 무전기를 만드는 모습이 이과생 같았어요. 화정: 문제집도 수능 수학 문제집 있던데? (웃음) 종혁: 어쨌든 이응일 감독이 이과 출신이니까. 그런 쪽으로 공부를 했으니까 당연히 생각했겠지? 근데 진짜 재밌는건 감독 말에 의하면 진식이란 사람이 그냥 캐릭터를 만든 것 뿐만 아니라 잘 아니까 그 사람의 이야기나 성격을 집어 넣었다는 거야. 그런데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면서 연기를 하더래. (웃음) 그러면서 나한테 연기소질 있는 것 같지 않냐고 물어보더라고. 은희: 진짜 연극 배우 같았어요. 인상부터 시작해서 톤까지 다 그런 느낌이던데. 그럼 원래는 뭐하시는 분이세요? 종혁: 그 당시에는 진짜 고시 공부를 한 거야. 진식과 강영 둘 다 고시를 했던 사람들이야. 우리 예고편에 대한 얘기도 좀 해줄까? 화정: 전 진짜 처음에 프리미어 전종혁 나오길래 누군가 했어요. (웃음) 종혁: 아, 그 배우를 못 알아봤구나. <낮술> 주인공 송삼동 씨야. 그 친구가 연기를 한 거지. 그게 어떻게 된거냐 하면 프리미어 인터뷰를 하고 나서 예고편을 만들고 싶다고 나한테 연락이 왔는데, 마감이라서 도저히 시간이 안 나서 내가 나갈 수는 없을 것 같고 내 이름을 빌려서 누군가 연기하면 좋겠다고 했지. 그러면 가짜 다큐멘터리가 되는 거잖아. 날 아는 사람들은 가짠지 아니까 이상한 기분이 들 거다, 아예 기자 시사회 때 틀어라 라고 서로 얘기를 했지. 감독이 조금 더 아이디어를 쓰다 보니까 <낮술> 배우를 캐스팅해서 쓴 거지. 아는 사람은 쟤 배운데 기자인 척 하니까 웃길 거 아니야. 그러니까 일종의 포인트맨 이벤트가 된 거지. (웃음) 은희: 관객들을 위한 깜짝 서비스네요. 종혁: 내가 좋았던 면은 스스로 가학적인 면이 있다는 게 좋았어. 자신의 처량한 신세를 약간 비웃는 듯한 느낌 있잖아. 오히려 그게 더 마음에 들었어. 끝은 새로운 출발이자 시작이 될 거라고 형식상 얘기를 하고 있지만, 사이사이에 언급되는 것과 자기의 비애를 생각하면 사실 탈출구는 별로 없어 보이잖아. (웃음) 사실 그게 현실이잖아. 은희: 제목을 잘 지은 것 같아요. 종혁: 왠지 포인트맨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 (웃음) 은희: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럴 것 같은데, 불청객이라고 하는 게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종혁: 현재는 이대 후문 건너편 필름포럼에서 단관 개봉하고 있으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볼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영화를 찍고 개봉하겠다는 사람들의 열정에 대한 지지가 있을 것 같아. 은희: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의 영화를 다른 영화와 똑같은 비용을 지불하고 봐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보고 나니 두 시간이 넘는 지루한 영화보다는 훨씬 깔쌈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나 같으면 기꺼이 지불하고 보겠더라구요. 화정: 우리 또래의 사람들은 많이 이해하고 볼 것 같아요. 은희: 굳이 이해하지 않고 그 나름의 재미로 봐도 될 것 같은데. (웃음) 화정: 난 되게 풍자적인 게 강하다고 생각을 했어. 어떻게 보면 진짜 씁쓸한 얘기인데, 우울하지 않게 잘 풀어낸 것 같더라구. 웃긴 것도 있지만 내용도 좋았던 것 같아. 종혁: 잘 되야 할텐데. 2 천명 넘으면 기념으로 다시 관객과의 대화를 한 번 하고 파티 하기로 했는데. (웃음) 지금 소극장에서 1주일 정도 상영했는데, 평일에도 한회당 30-40명 보는 것 봐서는 충분히 될 것 같기는 해. 사람들이 뭔가에 꽂혀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하려는 마음은 갖지만 안 하잖아. 그냥 한다는 거. 심지어 만들었고, 영화제에도 나갔고, 개봉도 하잖아. 그냥 한 번 저질러 본 사건인데 끝을 봐보자 이거잖아. 끝까지 갔을 때, 결국 뭐가 될까 한다고 하면 불청객이 된다는 거지! (웃음) 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잖아. 은희: 이 감독의 다음 영화가 굉장히 기다려지는 것 같아요. 종혁: 그런 기분이 아닐까. 이 영화가 잘 되길 바라는 이유는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알려져서 다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 냉정하게 평가하면 진정한 데뷔작이라고 할 수가 없잖아. 영화학과 출신에 비유하자면 나름 졸업작품인 거잖아. 진짜 하고 싶은 본 작품은 어느 정도 예산을 가지고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건데, 그런 기회가 이응일 감독에게 찾아왔으면 좋겠지. 은희: 영화를 재밌게 본 탓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소장해서 밤마다 켜놓고 혼자 보고 싶은 영화에요! 마치 옛날 밤늦게 부모님 몰래 비디오 틀어놓고 신나서 큭큭 될 때처럼 말이죠. (웃음) 종혁: 아, 아까 문자 왔는데. 곧 CGV에서도 상영하게 되었대. 은희: 제가 영화 재밌다고 했더니 부산에 있는 친구들도 되게 보고 싶어하더라구요. 부산에서도 개봉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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