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하정우가 '윗집사람들'에 전체 자막을 넣은 현실적 배경
난생 처음 본다, 층간소음이 사람 살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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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 <윗집사람들>은 공동주택 거주자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층간소음을 소재로 합니다. 그것도 가장 민망하고 듣기 괴로운, '섹다른' 층간소음 탓에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죠. 6개월 동안 매일 밤 '비현실적 부부'가 내는 소음을 참은 아랫집 '초현실적 부부'는 이상하게도 윗집 사람들을 융숭하게 차린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폭력 사태가 벌어져도 놀라울 것 없는 마당인데 말이죠. 하정우는 이 어색한 자리에서 네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약 두 시간에 걸쳐 집요하리만치 비춥니다. 모두가 서로의 욕망을 고백하고, '정신적 나체' 상태가 될 때까지 말이죠.
영화 <윗집사람들>
<윗집사람들>의 원작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탈>이 원작입니다. 하정우가 이 작품을 한국에서 다시 만들고자 했던 이유는 뭘까요? 감독과 각본, 주연까지 맡은 그와 함께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와 관련한 물음에 답했습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새벽 별세한 대선배 故 이순재를 추모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먼저 하정우는 원작에 비해 <윗집사람들>이 '보다 영화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센티멘탈>은 유머 코드의 표현이 다소 절제돼 있는데, <윗집사람들>은 오히려 이를 강조하려 했다는 거죠. 그는 "캐릭터도 속마음을 좀 더 드러내도록 바꿨고, 부부 요가나 (성적 암시가 있는) 요리 장면을 넣어 전체적 온도와 에너지를 올리려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원작의 배경음악은 두 곡 정도 밖에 없었지만 <윗집사람들>에 훨씬 많은 노래를 삽입한 건 이 때문입니다. <센티멘탈>을 통해 문화와 환경이 달라도 사람 간의 관계는 똑같이 어렵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대담할 수 있다는 걸 느꼈던 것이 <윗집사람들>의 출발점이고요.
영화 <윗집사람들>
107분의 러닝타임 동안 네 배우는 거의 한시도 쉬지 않고 대사를 토합니다. 그래서 대본을 '맛있게'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죠. 이를 위해 하정우는 네 명의 주연 모두와 주 5일 사전 리딩을 함께 할 배우도 섭외했습니다. 그럼에도 촬영 현장에서 포착된 빈 공간은 베테랑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채웠습니다.
감독으로서의 노력은 또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에 한국어 전체 자막을 넣는 시도가 그것입니다. 하정우는 "극 중 상황 자체가 판타지적인 측면도 있고, 문어체 대사가 많아서 관객들에게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자막을 선택했다"라며 "한국 영화 후기를 보면 '대사가 잘 안 들린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도 전체 자막을 넣게 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윗집사람들>에서 윗집 부부는 하정우와 이하늬가, 아랫집 부부는 김동욱과 공효진이 연기했습니다. 하정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혼자 배우들이라 부부 연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듯했는데요. 공효진은 "(김동욱과 제가) 둘 다 신혼이라서 (권태기를 겪는) 아랫집 부부를 이해하기 힘들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참고한 것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부부들의 이야기라고 하네요.
영화 <윗집사람들>
반면 홀로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 캐릭터를 맡은 하정우는 "결혼한 세 명이 나누는 이야기를 유심히 들으려고 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김동욱, 공효진, 이하늬 모두 결혼 생활은 각양각색이다. (나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오랜 연인이 있다면 부부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라며 "비혼주의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어요.
아랫집 아내 공효진과 윗집 아내 이하늬는 MBC <파스타> 이후 십수 년 만에 재회합니다. 이를 두고 공효진은 "당시에도 너무 열심히 하는 이하늬를 보며 '저런 사람이 미스 유니버스 감이다' 싶었다.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옆집에 살고 싶은 친구처럼 느껴진다"라며 일화 하나를 공개했어요. <윗집사람들> 촬영 당시 이하늬는 임신 사실을 알고 공효진에게만 이를 귀띔했습니다. 공효진은 "(촬영하며) 테이블에 차려진 진수성찬 앞에서 입덧을 참으며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얼굴을 보며 놀랐다"라고 회상했죠.
영화 <윗집사람들>
이하늬는 "공효진이 없었으면 이 영화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효진은) <윗집사람들>에서 감독과 배우 사이 다리 역할을 하며 프로듀서처럼 활약했다"라고 칭찬했습니다. 첫 만남이 성사된 <파스타> 당시 신인이던 이하늬는 "나중에 좋은 배우가 돼서 공효진 선배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라고 했는데요. 힘든 상황에서도 <윗집사람들>을 선택한 건 공효진의 존재, 그리고 여자 배우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어서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네 명의 조합은 어떻게 이뤄진 걸까요? 하정우는 "공효진에게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건넨 건 <윗집사람들>의 연극적 대사를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해 줄 배우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공효진을 캐스팅한 후 그와 오랜 상의를 거쳐 김동욱과 이하늬를 차례차례로 섭외했습니다. 시나리오는 두 배우에게서 이끌어내고 싶은 이미지에 맞춰 작업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공들여 만든 <윗집사람들>은 12월 3일 개봉합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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