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머 안아주는 날이 있다고? 10월의 신기한 기념일 3

기념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날은 언제인가요? 크리스마스, 광복절, 콜롬버스의 날 등 국가, 종교적으로 중요해서 휴일로 지정되는 중차대한 기념일도 있지만 발렌타인 데이, 키스 데이처럼 마케팅의 일환으로 지정되는 가벼운 기념일도 있습니다. 특히 날씨가 풀리며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인 10월에는 국제적인 기념일이 가득해 빈 날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과연 세계인들은 10월에 어떤 일들을 기념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이색적인 10월 기념일을 살펴볼게요.

세계 검은 강아지의 날

먼저 세계 강아지의 날은 3월 23일로, 세계의 모든 강아지를 사랑하자는 취지는 물론 유기견 입양 문화를 정착 시키자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입니다. 이날은 전 세계 반려인들이 자신의 반려견을 위해 특별한 간식을 챙겨주며 축하하기도 하죠. 그러나 10월 1일은 ‘세계 검은 강아지의 날’로 따로 지정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하얀 모색, 갈색 모색을 가진 강아지들에 비해 검은 강아지들의 입양률이 확연하게 저조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과거 한국에 잔존하던 ‘검은 고양이를 보면 재수가 없다’는 그릇된 속설처럼 검은 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그 낮은 입양률에 한 몫 하는데요. 이를 위해 2011년 국제적으로 세계 검은 강아지의 날을 제정해 이러한 현실을 알리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 입양 행사, 캠페인, 기부 활동 등을 진행하는 것이죠. 이 외에도 세계 개의 날(8월 26일), 국제 떠돌이 동물의 날(8월 셋째주 토요일), 세계 믹스견의 날(12월 2일) 등 성숙한 반려견 입양 문화를 위해 다양한 기념일을 활용하고 있으니, 기념일의 순기능이네요.

세계 드러머 안아주기의 날(Drumming news network)

이름만 보면 그저 친구들끼리 지어냈을 법한 기념일이지만, 1984년에 시작되어 전세계적으로 밴드 문화에 자리 잡을 만큼 역사가 깊은 기념일입니다. 세계 드러머 안아주기의 날은 말 그대로 드러머들의 존중을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드러머는 공연 중 무대 맨 뒤쪽에 앉기 때문에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인정을 못 받거나 무대에 설 때 밴드 멤버들과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일정하고 적절한 속도를 통해 밴드의 템포를 리드해야 하는 드러머는 밴드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를 기리기 위해 밴드 드러머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표하기 위해 기념일로 지정했다고 해요. 이날에는 대형 드럼 제조업체나 타악기 연주자가 참여하는 행사로 확대되며 연례 행사처럼 다양한 특별 콘서트가 열리기도 하죠. 그럼 어떻게 기념일에 동참하느냐고요? 당연히 드러머인 가족, 친구들을 찾아가 몰래 포옹을 건네는 거죠.

세계 드러머 안아주기의 날

세계 파스타의 날

1994년 10월 25일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는 세계의 내로라 하는 40여개의 파스타 생산 업체들이 있는 세계 파스타의회(World Pasta Congress)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러고는 10월 25일을 세계 파스타의 날로 정했죠. 이들의 목적은 5대륙에서 모두 소비되며 영양가도 높고 고급 미식의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파스타의 위대함을 알리는 것인데요. 초기에는 정확히 이탈리아계 파스타의 조건을 충족한 것들만 인정됐지만, 지금은 면 형태의 모든 요리들로 그 의미가 커져서 전 세게적으로 이 날을 즐기고 있다고 해요. 파스타는 흔히 이탈리아의 자부심 있는 전통 음식 정도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기관과 기구들이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엄청난데요. 이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파스타는 물 사용량이 20% 감소하고 쓰레기 회수율이 95%, 이상화탄소 배출량이 21% 감소하는 지속 가능한 음식이라고 하네요. 맛은 두 말할 것 없고요. 10월 25일을 달력에 체크해두었다가 기가 막힌 파스타를 만들어 먹어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세계 파스타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