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과 세계관 통합? 볼수록 재밌는 '언슬전' #요즘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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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언슬전)>이 꾸준한 인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앞서 신드롬급 인기를 일으킨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시리즈의 첫 스핀오프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큰 주목을 받기도 했죠. 실제로 6회까지 전개된 <언슬전>은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정준원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열연을 토대로 사회 초년생들의 성장 서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언슬전>의 작품 배경이 산부인과로 설정된 점부터 흥미로워요. 제작진은 "출산을 다루는 산과와 질병을 다루는 부인과가 동시에 있는" 산부인과 특유의 오묘함이 청춘들의 성장 서사와 어울린다고 여겼고요. 실제로 캐릭터들의 활약을 보면 산부인과라는 배경이 빛을 발해요. 이를테면 열정 가득한 레지던트 엄재일(강유석)은 초반만 해도 초음파 검사에 자신없는 탓에 연이어 선배 레지던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데요. "책임지기 싫어서 다른 사람을 인벌브 시키는 건 무능한 것"이라는 충고를 듣고 서서히 변화합니다. 산모들의 초음파 검사를 참관하고 자발적 당직에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고요. 급기야 한 산모에게 이상 징후를 발견해 칭찬을 받기도 하죠.

'사이다 캐릭터'로 통하는 오이영(고윤정)의 활약도 주목할 만합니다. 최근 공개된 회차에서는 분노한 산모를 대신해 그의 남편을 몰아붙여 통쾌함을 선사했어요. 에피소드는 이렇습니다.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긴 아내에게 남편이란 작자가 "두 달만 쉬고 둘째 만들어보자"라는 망언을 저지르는데요. 산모가 오이영에게 귓속말로 '남편에게 욕을 해달라'고 부탁하자 오이영은 마치 속사포 랩을 하듯 욕설을 쏟아내죠. 어찌나 시원한지, 산모는 잃었던 미소를 되찾습니다.

오이영과 구도원(정준원)의 러브 라인도 <언슬전>의 인기 요인입니다. 그들은 선후배 사이인데요. 오이영은 선배인 구도원을 향해 "제가 좋아해도 돼요?" 돌직구 고백을 던집니다. 그런 상황에서 구도원은 "나랑 불편해지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라고 선을 딱 긋는데요. 그러면서도 오이영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씩 달라져 그들의 사랑이 언제쯤 '쌍방통행'이 될지 기대됩니다.

구도원 캐릭터 자체가 지닌 매력도 상당해요. 훈훈한 '선배미'를 갖췄거든요. 끼니를 거르는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는가 하면, 때로는 세심한 조언과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죠. 구도원의 그런 모습에 오이영도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고요.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전작인 <슬의생> 캐릭터들이 깜짝 출연해 세계관이 통합됐습니다. 그 덕분에 <슬의생> 이후의 이야기도 떠올려볼 수 있고요. 2화에서 <슬의생>의 추민하(안은진)가 오이영을 위로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요. 추민하는 듬직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양석형(김대명)과 달달한 통화를 나누는 장면도 흥미로웠어요. 오이영이 그런 추민하를 빤히 바라보자, "신혼이라..."라고 한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포인트. 전작에서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부부가 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었죠.

추민하를 비롯해, 김준완(정경호), 안정원(유연석)도 특별 출연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김준완의 경우 왼손 약지에 반지를 껴 결혼을 암시하기도 했죠. <슬의생>에서 러브 라인을 형성한 이익순(곽선영)과 결혼하지 않았을까 싶고요. 그런가 하면 안정원은 오이영의 오해를 사는 캐릭터로 등장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만취한 오이영에게 안정원이 "자리를 좀...." 말을 걸자 합석 제안으로 착각한 오이영은 단박에 거절하죠. 이에 안정원은 오이영이 쥐고 있던 먹태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그게 아니라 그 먹태, 제 거라고요. 율제 산과 회식 맞죠? 그 회식 좀 전에 끝났어요." 눈이 동그래, 그제야 오이영은 상황을 파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