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에 나만 알고 싶은 태국 코사무이 리조트 3

아난타라 보풋 코사무이 리조트의 전경.

아난타라 라사난다 코팡안 빌라스의 수영장.

코사무이를 자주 방문하는 동행인이 공항에 들어서며 말했다. “이 공항 원래 엄청 작고 귀여운데, 이렇게 붐빈 적은 처음이야!” 방영을 시작한 HBO <화이트 로투스3>의 대단한 인기 때문일까? 심지어 블랙핑크 리사의 연기 데뷔작을 촬영한 곳이라니 갑작스럽게 흥분됐다. 섬 여행은 자고로 고요와 아늑함을 위해 떠난다지만, 이 섬에 닿으면 리사처럼 뜨거워질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그러니 기꺼이 이 섬에서 길을 잃어보기로 했다. 마음껏 마시고, 눕고, 내달리고, 바다를 내 품에 껴안고 온종일 희희낙락하리라. 세 군데 리조트로 다채롭게 판을 짰다. <화이트 로투스3>의 주요 촬영지인 아난타라 라와나 코사무이 리조트, 아난타라 보풋 코사무이 리조트 그리고 더욱 깊은 곳의 아난타라 라사난다 코팡안 빌라스. 여행지와 사람, 그 이야기를 연결하는 아난타라 브랜드의 정신대로 태국 전통의 정취를 보존하면서도 제각각 다른 색을 뿜어내는 곳에서 나는 연꽃보다 화사하게 피어날 수 있을까?

아난타라 라와나 코사무이 리조트의 객실.

아난타라 라와나 코팡안 빌라스의 하이라이트 객실인 5 베드룸 빌라. 프라이빗 수영장 길이가 압권이다. 대가족 여행자를 위한 아난타라 라와나 레지던스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해변과 정원 공간은 휴식과 여유를 제공한다.

아난타라 라와나 코사무이 리조트(Anantara Lawana Koh Samui Resort)는 차웽 해변 북쪽 끝, 고요한 곳에 자리 잡았다. 코사무이의 나톤 올드타운의 역사와 문화에서 영감받아 디자인된 일종의 ‘빌리지’ 같은 모습이다. 황금 샤워나무, 가루다 발톱나무가 뿌리를 내린 정교한 조경과 122개 객실 및 풀빌라는 새와 사람, 섬의 이야기를 고요히 품는다. 하이라이트는 수령 120년의 나무 꼭대기에 자리한 ‘싱잉 버드 라운지’에서 즐기는 칵테일. 태국 전통 새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각 음료에는 지역 새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화이트 로투스3>를 기념하며 출시한 리사의 캐릭터 ‘묵(Mook)’을 표현한 칵테일을 홀짝이다 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사무이 새들의 합창이 붉은 하늘을 가득 채운다. 그 옆에 ‘트리 톱스 시그너처 다이닝’에서 8코스 와인 페어링 디너까지 프라이빗하게 즐기면 새처럼 절로 노래가 나온다.

아난타라 라와나 코사무이 리조트의 트리 톱스 시그너처 다이닝.

아난타라 라와나의 ‘싱잉 버드 라운지’와 <화이트 로투스3>의 리사 캐릭터를 형상화한 칵테일 ‘묵’.

아난타라 보풋 코사무이 리조트의 수영장과 객실 전경. 태국 전통 건축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자랑하며, 아름다운 해변과 조용한 분위기로 허니문과 가족 여행객들에게 이상적인 휴양지다.

아난타라 보풋 코사무이 리조트(Anantara Bophut Koh Samui Resort)는 코사무이 섬에서 최초로 오픈한 호텔 중 하나이다. 2004년, 아난타라 후아힌(Anantara Hua Hin)과 아난타라 골든 트라이앵글(Anantara Golden Triangle)에 이어 세 번째 아난타라 브랜드로 오픈했으며, 2024년에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롭게 단장했다.

아난타라 보풋 코사무이는 넉넉한 프라이빗 풀과 인피니티 풀을 갖춘 럭셔리 풀빌라가 매력적인 리조트로, 바다와 맞닿은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좀 더 뜨거워져볼까? 아난타라 보풋 코사무이 리조트(Anantara Bophut Koh Samui Resort)는 코사무이 최초로 오픈한 리조트 중 하나답게 낭만으로 꽃핀다. 카펫처럼 펼쳐진 연못, 키스하는 연인의 들뜬 얼굴, 해변과 맞닿은 수영장에 온종일 흐르는 적절한 BPM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 저녁에는 인생 최고의 과카몰리 요리를 맛보게 된 곳 ‘길티’와 태국 요리를 재해석한 ‘틴 타이’, 해변과 맞닿은 비치 라운지 ‘탄’을 고루 탐닉한다. 아쉽다면 도보 5분 거리의 ‘피셔맨스 빌리지’ 야시장에서 여행자들과 한잔해도 좋다.

아난타라 보풋 코사무이 리조트의 스파 시설.

아난타라 라사난다 코팡안 빌라스의 수영장 전경. HBO시리즈 <화이트 로투스3>의 풀문 파티 신 촬영지이기도 하다.

아난타라 라사난다 코팡안 빌라스의 비치 라운지. 이 리조트는 태국의 세계 3대 파티로 유명한 풀문 파티가 열리는 코팡안에 자리하고 있으며, 코사무이와 바로 인접해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그리고 더욱 고요하게 뜨거워질 시간. 보트를 타고 40분 더 깊숙이 들어가면 만나는 아난타라 라사난다 코팡안 빌라스(Anantara Rasananda Koh Phangan Villas)는 또 다른 코사무이의 얼굴을 보여준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비치>를 찍은 이후 ‘풀 문 파티’로 유명해진 아름다운 코팡안 섬에 이토록 눈부신 고요가 있었나. 객실 문을 열면 바로 펼쳐지는 통 나이 판 노이 해변으로 무작정 뛰어든다. 해변가에 있는 개들을 가끔 쓰다듬기도 하며.

아난타라 라사난다는 바다와 어촌 마을을 주요 인테리어 디자인 컨셉으로 삼아, 코팡안 특유의 시골 느낌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유기적이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총 4가지 종류의 빌라는 모두 전통 태국 남부 건축 양식으로, 대나무, 라탄, 사고야자 등 현지 자원과 스태킹 유리(stacking glass)와 같은 현대적 재료를 활용하여 다채로운 모양의 문과 전통 대나무 어망에서 영감을 받은 가구들을 배치해 시각적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코팡안은 타이만(Gulf of Thailand)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하얀 모래 해변과 열대 우림, 산 등 독특한 지형과 자연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섬은 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새가 되어 노래할지, 연꽃으로 화사하게 피어날지, 유유히 물고기가 될지는 온전히 나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