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모스가 2025 가을 겨울 패션위크에서 올 블랙을 고수한 이유

패션위크에서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요? 트렌드에 대한 욕심이 앞서 자칫 공작새처럼 과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거죠. 그런 면에서 케이트 모스가 2025-26 가을 겨울 패션위크 스타일은 진정한 패션 고수의 면모를 증명합니다. 2025년 주목해야할 봄 유행 키워드도 엿볼 수 있죠. 케이트 모스는 여러 쇼와 개인 일정에서 올 블랙 룩을 고집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자신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예요.

생 로랑의 2025 가을 컬렉션에 참석한 케이트 모스.

생 로랑 2025 가을 컬렉션에서 모스는 테일러드 수트 재킷과 스키니한 벨벳 바지를 매치했습니다. 여기에 아몬드 토 형태의 신발로 전체적인 실루엣을 더욱 길고 날렵하게 만들고, 반투명한 시스루 블라우스를 레이어드해 은근한 관능미까지 더했죠. 단단한 느낌의 수트와 그에 대비되는 부드러운 시스루 블라우스가 만들어내는 조화는 케이트 모스의 세련된 스타일 철학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생 로랑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여성상과도 맞닿아 있고요.

케이트 모스는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철저히 미니멀하게 연출했는데요. 질감이 살아 있는 자연스러운 웨이브 헤어와 투명하게 표현된 피부는 올 블랙 룩을 더욱 돋보이게 하거든요. 과장 없이도 얼마든지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증명한 겁니다.

이자벨 마랑 쇼에 참석한 케이트 모스는 시그니처 스타일인 인디 슬리즈(Indie Sleaze) 감성을 한층 강조했습니다. 인디 슬리즈란 2000년대 후반 인디 록과 힙스터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Y2K 패션이 돌아오면서 2025년에 다시 조명받고 있는 패션 트렌드죠.

케이트 모스는 레이스 일명 니커스라는 속 반바지와 심플한 블랙 톱을 입고, 여기에 모터사이클 코트, 피시넷 스타킹, 그리고 스터드가 장식된 펌프스 신발을 더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연출했습니다. 이 룩의 핵심은 공들이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스의 헝클어진 듯 흐트러진 웨이브 헤어는 이 룩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입니다. 인위적인 세팅 없이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디 슬리즈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케이트 모스는 절제된 미니멀리즘으로 더욱 돋보였습니다. 2025 -26 가을 겨울 패션위크에서 수많은 게스트들이 주목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화려한 스타일을 시도하는 선택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죠. 케이트 모스의 올 블랙 스타일은 2025 패션 트렌드가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공들여 꾸미지 않아도, 가장 단순한 룩으로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실히 표현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