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8회를 맞이한 밀라노 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 국제가구박람회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올해로 48회를 맞이한 밀라노 Salone Internazionale del Mobile 국제가구박람회. 지난 4월, 세계적인 트렌드를 이끄는 디자인 거장의 신작 발표에서부터 실험성 강한 신진 작가의 작품이 한자리에 공개된 전시에서는 무엇보다 경제와 환경 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디자인적으로 현명하게 극복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일주일 간 밀라노 현지에서 펼쳐진 드라마틱한 디자인 하이라이트, 당신의 감각과 공간의 가치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줄 풍성한 정보를 <엘르 데코>가 생생히 전달한다. |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가구박람회라는 수식어에 걸맞을 만큼 매년 4월, 밀라노는 디자인 마니아 인파로 발 디딜 틈 없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올해는 세계적 경제 불황으로 인해 방문자 수가 지난해 대비 3만여 명 감소한 것은 물론 전시 자체의 규모나 발표 신작 역시 많은 편은 아니었다. 거장들과 협업으로 한 해 트렌드를 제시하는 ‘빅 아이템’을 선보이는 유명 가구 브랜드의 전시장이 메인 전시장인 로 피에라(Rho Fiera)를 벗어나 자사의 쇼룸이나 스튜디오에 마련된 점도 그렇거니와 ‘빅 매치’가 기대되던 유명 디자이너의 신작 경쟁 역시 예년에 비하면 조용하고 소박하게 치러졌다. 디자인 또한 예의 화려함과 기발함을 벗어던지고 보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실리추구형’으로 숨 고르기를 시도했다. 거장에서부터 신인 디자이너들 모두 한결같이 세계가 직면한 경제 위기와 환경을 배려하면서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긍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고전에 대한 오마주’를 테마로 한 전시에서 뚜렷이 감지됐다. 탄생 50, 60주년을 맞이하는 카르텔, 토넷 체어 등의 브랜드와 특정 아이템의 의미를 재조명한 전시는 단순한 회고전이 아닌, 과거를 통해 미래의 디자인 방향을 점쳐 볼 수 있었던 기회. 한편 심각한 환경 문제를 타파하려는 디자이너들의 친환경 디자인은 보다 획기적인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리사이클링, 천연소재에 집착하던 1차원적인 친환경 디자인을 벗어나 자연계의 섭리를 반영한 진지한 환경 디자인으로 진화를 시도한 것. 프랑스 디자이너 부흘렉 형제의 나무 모티프의 의자는 실제 나무의 성장 원리를 연구해 만든 것으로 그 유기적인 구조와 실용성은 ‘의미 있는 것 외에는 제작하지 않는다’는 결연한 의지를 통해 물건이 하나의 유기체로서 인정받을 만큼 인상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1 파트리샤 우르퀴올라 실내외 겸용 가구 'Chiolline'. B&B 이탈리아 제품.3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신작 'Proust Geometrica'의자. 카펠리니 제품.4 나오토 후카사와의 신작 'Grande Papilio'의자. 이탈리아 제품. Trend1 RETURN TO THE BASIC OF NATURE거장들의 신작을 보면 한 해의 인테리어 트렌드를 감지할 수 있다! 필립 스탁, 톰 딕슨, 로낭&에르완 부흘렉에서부터 빅 브랜드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는 파트리샤 우르퀴올라, 도쿠진 요시오카 그리고 모던 디자인의 대부 알레산드로 맨디니 등은 근래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빠지지 않고 자신의 신작 혹은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대표적 스타 디자이너. 올해도 어김없이 펼쳐진 ‘별들의 향연’은 예의 화려함으로 무장한 경쟁보다는 심플하고 안정된 분위기, 소박하고 겸손한 자연미가 돋보인 점이 특기할 만하다. 모두가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어려운 경제 상황을 현명하게 타파하려는 ‘서바이벌 디자인’을 시도했기 때문. 그 중 핫 이슈로 떠오른 디자이너와 작품은 로낭&부흘렉 형제가 비트라 사와 함께 개발한 의자.“이번 작품은 개발 기간만 4년여의 시간이 걸릴 만큼 오랜 시간과 공을 들였지요. 단순히 독특한 형태를 탄생시키기 위한 작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가구 디자인 패러다임 자체를 개발했다고 할 수 있어요.” 비트라 전시관에서 만난 프랑스의 대표적 디자이너인 로낭&에르완 부흘렉 형제 디자이너는 2009년 신작 의자인 ‘베지탈(vegetal)’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의자 이름도 그렇거니와 단박에 봐도 마치 잎맥을 차용한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단순한 디자인. 하지만 알고 보면 이 1차원적인 디자인은 자연의 섭리를 존중한 디자인이라고. 보다 편안하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 자체를 식물의 성장과정 그리고 나무 성장 원리 등을 연구해 공학적으로 완성했다. 디자이너는 앞으로 이 모티프로 다양한 가구를 디자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쭉쭉 뻗어나가는 나뭇가지처럼 말이다. B&B 이탈리아를 통해 발표한 파트리샤 우르퀴올라의 의자 역시 라탄 소재로 수공예적인 자연미,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해 높은 호응을 얻었고, 공장에서 기계 부품을 보며 영감을 떠올리는 톰 딕슨은 올해도 어김없이 놋쇠, 스테인리스스틸, 에나멜 등 인더스트리얼 소재를 활용, ‘유틸리티’를 테마로 한 심플하고 실용적인 테이블과 조명을 완성하며, 세련된 베이식 스타일의 전형을 제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데코 본지 F/W NO.4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