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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시대> 예은이가 가르쳐준 것

JTBC <청춘시대> 예은(한승연)을 응원합니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남자는 남친으로 삼지 마세요. 우유니 킴이 풀어놓는 보통 여자들의 현실 연애 잔혹사 열여섯 번째 에피소드.

프로필 by ELLE 2016.08.22





EP16 사랑해도 이별이 필요할 때 

JTBC <청춘시대>에 푹 빠졌다. 중학생 때 <남자 셋 여자 셋>(90년대 신동엽과 송승헌이 등장했던 초 인기 시트콤으로, 전국의 수험생에게 환상적인, 그래서 허황한 대학생활을 꿈꾸게 했다) 이후로 대학생활이 주 내용인 드라마에 빠지긴 처음이다. <청춘시대>는 귀신의 정체가 궁금도 하지만, 여자 주인공 5명이 나의 대학 시절과 닮아 있어 맞장구치는 재미가 있다. 시골에서 상경한 은재(박혜수)가 서울이 차갑다고 울던 모습(심지어 극 중 은재의 고향이 내 고향이다), 진명(한예리)만큼은 아니지만 주말이면 아르바이트 때문에 아무런 약속을 못 잡던 일, 지원(박은빈)처럼 동아리에 빠졌던 일 등등 지나고 보니 새록새록 하다. 


그 중에서 최근 지지하는 캐릭터는 예은(한승연)이다. 매일 약속 시간에 늦고, 1주년 선물로 사은품을 건네고, 자기 화난다고 여자친구를 차 밖으로 밀치고, 결국엔 자신의 하우스메이트에게 작업을 건 남자친구를 둔 불쌍한 예은이. 그런 예은이가 통쾌하게 ‘이별’을 선언했다. 호되게 당하면서도 “너무 사랑해서 헤어질 수가 없다”고 엉엉 울던 예은이가 드디어! 


나는 그러지 못했다. 지나간 일은 웬만하면 추억이 되는데, 그렇지 않은 ‘놈’이 한 명 있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지만, 항상 자신이 있는 장소로 나를 불렀다. 그러니 늦을 수 없지! 1주년 선물은커녕 3년을 만나면서 생일 선물을 딱 한 번 줬다. 그것도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치마를 사 와선 버거킹 화장실에서 갈아입게 했다. “네가 입은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 예은의 남자친구처럼 만나면 늘 스킨십을 했다. 남자친구는 대학원을 준비 중이었는데, 공부하지 않는 날 볼 때마다 진심으로 혀를 찼다. 그땐 자존심이 상했는데, 사귀는 사이에 그런 감정이 들면 안 되는 줄 알았다. 막판엔 싸우다 뺨 맞고 끝났다. 그가 2년 10개월 동안 잘해주다가 2개월 못 해준 게 아니라, 3년 내내 저런 식이었는데 왜 이리 길게 만났을까. 난 무시당하면서도 그를 좋아했다. 좋아하면 참아야 하는 줄 알았다.  


그도 날 좋아했으리라. 아니면 어떻게 걔도 나를 3년 동안 만났겠나. 하지만 날 소중히 여기진 않았다. 나는 아무렇게 대해도 언제나 옆에 있는 여자친구였다. 예은이처럼. 그래서 예은이가 예쁜 옷을 입고, 화장을 공들여 하고 커피숍에서 “헤어지자”라고 웃으며 말하는 장면은 과거의 나에게 카타르시스였다. 예은이가 뒤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사랑한다고 다가 아니다. 서로를 어떻게 대하느냐, 존중하느냐, 아끼느냐가 중요하다. 어쩌면 존중과 보살핌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닐 거다. 


만약 이런 것들이 결핍된 관계라면 상대방을 좋아하더라도 떠날 용기가 필요하다. 안다. 너무 어렵다. 우리 대부분은 그가 변하길 기대하며 기다린다. 이렇게 내가 잘해주는데 언젠가는 그도 내 맘을 알아주겠지. 해볼 만큼 해봤다면 사랑하더라도 떠나야 한다. 못한 대접을 받기에 당신은 너무 소중하다. 해볼만큼 해보는 시간이 길어도 못 쓴다. 그런 사랑을 하기엔 시간이, 청춘이 아깝다.


LESSON 

무조건 잘해주는 남자를 만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내가 존중 받는 기분,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기분이 꼭 드시길 바랍니다. 


우유니 킴이 전하는 인사 

30대 중반. 패션지의 피처 에디터로 일하면서, 연애 해볼 만큼 해봤습니다. 연애 칼럼을 늘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세상 다 아는 언니처럼 이래라저래라 하기에, 제 연애는 시궁창입니다. 저처럼 연애에 치이고 구른 한국 여성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닙니다! 부끄러움은 제 몫. 저와 제 친구들의 현실적인 경험담이 당신에게 공감 혹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혹시 압니까? 남 일은 잘 보인다고, 당신의 연애에 해답을 얻을지. elle.co.kr에서 매주 수요일 찾아갑니다.






Credit

  • COURTESY OF JTBC <청춘시대>
  • WRITER 우유니 킴
  • EDITOR 김아름
  • ART DESIGNER 이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