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의 진실과 거짓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소문 무성한 소개팅 앱, 나도 해봤다. 꽤 재미는 있었다. 그러나… 우유니 킴이 풀어놓는 보통 여자들의 현실 연애 잔혹사 다섯 번째 에피소드.::연애, 러브, 소개팅 앱, 소개팅, 앱, 어플, 섹스, 로맨스, 커플, 남친, 여친, 썸, 채팅, love, romance, sex, 우유니 킴, 엘르, elle.co.kr | 연애,러브,소개팅 앱,소개팅,앱

EP05 소개팅 앱의 성공 확률? 소개팅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 소개팅 앱만 수십 개여서 한참 골랐다. 가입비는 없었다. 신규회원은 프로필을 작성해야 했다. 사진을 5장까지 올릴 수 있고, 출신 학교와 나이, ‘I Like, I hate, My Hobby’ 등의 질문에 답하면 된다. 쓰다 보니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었다. 타자를 치면 될 뿐 증명할 필요는 없으니까. 행여나 만나서 잘 되면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나이와 학교는 사실대로 썼다. 혹시 같은 과 출신이 알아볼까 봐 학과는 쓰지 않았다. ‘I Like’를 묻는 말에는 MSG를 약간 치긴 했다. 고양이, 봄날의 햇살, 뭐 그런 거. 너무 소심해 보이나 싶어서 러닝도 좋아한다고 적었다. 매일 나에겐 남자 5명의 프로필이 왔다.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쪽지를 보낼 수 있다. 그러려면 돈을 내야 했다. 친구들이나 나나 ‘여자가 먼저 쪽지 보내긴 좀 그렇지 않냐’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한 건당 천 원이라니 더 구질구질해 보였다. 당연히 랜덤으로 돌려진 내 프로필이 마음에 든 남자도 내게 쪽지를 보낼 수 있다. “저와 취미가 비슷하신데 얘기 나눠보실래요?” 이런 식으로. 남자는 더 비싼 2천 원이다. 가끔 쪽지가 왔다. 쪽지의 내용과 보낸 상대가 누군지 확인하려면 돈을 내야 했다. 그건 자존심이 허락했다. 그렇게 우린 만났다. 역삼동의 카페. 처음 들어서자마자 공기가 말하고 있었다. 그는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얘기를 하다 보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둘 사이에 벽이 있었다. 소개팅 앱이란 벽이. 우린 여느 소개팅처럼 얘기를 나눴지만,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심지어 떳떳하지 못한 기분이었다. ‘오죽했으면 소개팅 앱을 다운로드 받았을까. 멀쩡해 보이는데, 주변에 소개팅 해줄 사람이 그렇게 없나.’ 이런 생각이 들어 자꾸 그를 살피게 됐다. “외국에서 들어온 지 얼마 안돼 한국에 소개팅해 줄 친구가 없어요.” 그가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생각이 드는지 자꾸 나를 살폈다. “호기심에 한 번 해봤어요.” 내가 말했다. 루저가 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세상 끝 소개팅에 온 거 같다고 할까. 매일 들어가는 소개팅 앱 메인 화면에는 커플이 된 남녀의 ‘꼼냥’한 사진들이 올라왔다. 둘 다 지나치게 선남선녀였다. 이 커플, 진짜일까? 하지만 그만두기에 앱은 꽤 재미있었다. 앱을 세 번 없앴다가 세 번 다시 깔았다. 친구들과 나는 배달 온 남자들의 프로필을 보면서 품평을 했고, 쪽지가 한동안 오지 않으면 내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결국 남는 건, 내 프로필이 익명의 다수에게 보내졌고, 품평 당했을 거라는 것. 익명에게 나를 던진 것이 후회됐다. 그쯤 이 소개팅 앱이 ‘성공 만랩’을 찍었다며 젊은 CEO의 인터뷰 기사가 났다. 내게 남은 건 좌절감인데 그 CEO는 승승장구다. 나이는 나와 비슷했다. 또 한 번 소개팅 앱을 내려받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아, 그런데 내 친구는 소개팅 앱에서 만나 꽤 오래 사귀었다. 만남 조건을 자기 주변 지역으로 한정해, 동네 사람을 만났다고. 둘이 친구처럼 지내다가 정이 들었다고 한다. 지금? 헤어졌다. 친구는 소개팅 앱에서 또 다른 남자를 만났다. 그녀는 소개팅을 부탁하지 않는다. 앱으로 쉽게 만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익명에게 뿌려진 그녀의 프로필을 거둬들일 순 없다. 내 것도. 영원히.  LESSON LEARNED 소개팅 앱, 저도 한때 꽤 재미있게 했어요. 하지만, 상대의 프로필도 증명되지 않았거니와, 소중한 나의 정보를 익명에게 뿌리는 건 신중해야죠.  우유니 킴이 전하는 인사 30대 중반. 패션지의 피처 에디터로 일하면서, 연애 해볼 만큼 해봤습니다. 연애 칼럼을 늘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세상 다 아는 언니처럼 이래라저래라 하기에, 제 연애는 시궁창입니다. 저처럼 연애에 치이고 구른 한국 여성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당신만 이렇게 힘든 거 아닙니다! 부끄러움은 제 몫. 저와 제 친구들의 현실적인 경험담이 당신에게 공감 혹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혹시 압니까? 남 일은 잘 보인다고, 당신의 연애에 해답을 얻을지. elle.co.kr에서 매주 수요일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