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성형은 운동이다?!
어지간한 성형 수술보다 더 드라마틱한 결과를 낳을 거란 기대로 피트니스 센터를 찾았다면 잠깐, 코치 D의 냉정한 조언부터 듣고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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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 셰이프업과 체중 관리를 위해 운동을 결심한 이들이 동기부여를 위해 애용하는 유명한 경구가 있다. ‘최고의 성형은 운동이다’. 음, 그럴듯한 말이긴 한데, 과연? 건강과 미용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운동이 최고의 성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효과가 뛰어난지, 화장품이나 성형 시술과 수술을 능가할 만큼 ‘로열 로드’인가에 대한 솔직한 대답은 ‘글쎄요’ 되시겠다. 다분히 허위, 과장 광고에 가까운 몇몇 업자들의 호언장담과 순진한 소비자들의 희망 찬 기대가 만나 이 같은 운동만능론의 키웠다고 본다. 어느 분야가 됐든 현실에서 벗어난 지나친 환상과 동경은 역효과를 낳는 법. 병원을 찾아 해결해야 될 문제를 피트니스 센터에서 찾거나 의사가 답을 내려야 될 사안을 코치에게 떠안기면 모두가 피곤해질 뿐이다. 똑같이 건강관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만 피트니스 코치와 의료인의 경계는 분명하다. 트레이너는 몸에 심각한 결함이 생기기 앞서 예방 차원에서 건강을 관리해 주는 사람이다. 반대로 의료인은 이미 발생한 심각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능숙한 전문가다. 건강관리와 미용 증진에 있어 운동은 분명 좋은 선택이지만 절대적 수단은 아니다. 그러니 이번 시간엔 ‘트레이너가 당신에게 해 줄 수 없는 것’에 대해 냉정하게 알려 드리겠다.
팔뚝 살, 허벅지 살만 골라 빼기
보디 셰이프업을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염원이라면 바로 부위별 체지방 제거가 아닐까? 전체적으로 살을 빼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는 ‘내가 다른 곳은 다 괜찮은데 허벅지만 유달리 굵어서’ ‘예전에 살이 쪘다 빠진 적 있는데 그 뒤로 팔뚝 살만 유달리 처져서’와 같은 원 포인트 체형 보정을 바라는 경우가 더 많다.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사정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아예 스폿 리덕션(Spot Reduction)이라는 용어가 존재할 정도로 지구촌 다이어터의 숙원사업인 것. 여기에 맞춰 많은 이들이 ‘팔뚝 살 태우기 운동’ ‘승마살(허벅지) 빼주는 운동’ 등 맞춤 프로그램을 전전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신의 트레이너는 팔뚝 살만 쏙 골라 빼줄 수는 없다! 시중에 넘쳐나는 부위별 살 빼기 운동들을 살펴보면 뱃살을 빼준다며 복근운동을 시키고, 팔뚝을 가늘게 해 주겠다며 팔운동을 시키는 식이다. 원리에 대해 물어보면 ‘특정 부위의 근육을 쓸수록 해당 부위에서 가까운 지방을 끌어다 에너지로 쓰기 때문에 그 부분만 살이 쏙 빠진다’는 거다. 일견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전혀 아니다. 우리 몸이 운동 시 체지방을 끌어다 쓰는 순서는 근육과의 거리와는 상관이 없다. 바로 인체의 가장 큰 화학공장인 ‘간’과의 거리가 핵심이다. 지방은 에너지 대사를 관장하는 장기인 간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분해된다. 따라서 아무리 팔뚝을 열심히 흔들어봤자 팔뚝 살이 아니라 뱃속 깊숙한 곳에 쌓인 내장지방부터 빠진다. 때문에 어느 부위를 운동하든 사이즈는 허리둘레부터 줄어드는 것. 그런데도 부위별 살 빼기에 대한 미련을 거두지 못하고 ‘해당 부위 근육이 발달하면 주변 혈관도 발달해서 그 부위의 지방을 더 잘 끌어다 쓴다’고 주장한다면? 열 번 양보해 그렇다고 치자. 그래도 특정 부위가 더 가늘어지는 일은 없을 거다. 집중적으로 운동한 부위는 근육이 강화되고 굵어지게 돼 있으니까. 알통을 만들기 위해 팔운동을 하는 남자들을 떠올려보라! 결국 시중에 떠도는 부위별 운동법들은 해당 부위를 가늘게 해 주기는커녕 더 굵고 우람하게 만들 위험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부위별 살 빼기는 체지방을 직접 뽑아내는 지방흡입술 그리고 관련 시술이 유일하다.
바스트 볼륨 업
자, 트레이너가 특정 부위만 골라 살을 빼줄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그렇다면 반대는 가능할까? 특정 부위만 골라 살을 찌워줄 수 있냐는 말이다. 이건 어느 정도 가능해 보인다. 너무 말라서 건강이 위협받을 정도로 근육량이 부족하거나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은 건강하게 살을 찌우기 위해 트레이너를 찾는다. 근력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체중을 늘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건강이 아니라 특정 부위의 볼륨업을 원하는 이들에게서 발생한다. 몸에는 근육이 아니라 지방질이 주성분을 이루는 구조물들이 있다. 동안을 만드는 빵빵한 볼살, 풍만한 가슴이 그러하다. 이런 부위들을 성형이 아닌 운동을 통해 만들 수 있을까? 답은 역시 ‘노(No)’ 다. 지방량뿐 아니라 근육량도 상당한 허벅지나 엉덩이는 근력운동을 통해 충분히 사이즈 조절과 셰이프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방질이 주성분인 유선 조직으로 구성된 가슴이나 볼살, 눈밑 애교살 등은 운동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다. 간혹 사이즈업을 시켜주겠다며 가슴운동만 열심히 시키는 트레이너가 있다고? 가슴에 위치한 가슴 근육(대흉근, 소흉근)은 기본 모양 자체가 넓적한 판에 가까워 운동으로 볼륨을 키운다 하더라도 좌우로 퍼질 뿐 앞으로 돌출되진 않는다. 결국 가슴 근육을 키워봐야 브라 컵을 채워주는 곡선을 만들긴 어렵다는 얘기다. 트레이너가 당신의 밑 가슴둘레를 키워줄 수 있을지언정 컵 사이즈를 키워줄 수는 없다는 뜻.
종아리 퇴축술
종아리는 우리 몸에서 참 고생을 많이 하는 부위다.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온종일 움직이기 때문에 늘 피로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조건 가늘고 긴 종아리를 바란다. 그렇다면 운동으로 가꿀 순 없을까? 답은 ‘없다’. 종아리는 남녀 불문하고 체지방 층의 두께가 얇고 대부분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근육의 특징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한 번 자라면 쉽게 줄어들지도 않는다. 간혹 고도비만을 겪었던 사람들의 경우는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체중을 지탱하기 위해 종아리 근육량이 두드러지게 굵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다이어트로 체지방을 수십 킬로그램씩 제거해도 종아리 근육 사이즈가 거의 변함없는 걸 볼 수 있다. 일부러 다리를 쓰지 않기 위해 휠체어 생활을 하지 않는 이상 이미 자라난 근육의 부피를 줄일 방법은 딱히 없다. 성형외과에서 인위적으로 근육을 죽이는 근육퇴축술을 받는 방법 외엔. 이렇듯 운동은 최고의 성형이 아니다. 잘못된 기대를 갖고 피트니스 센터에 입문하는 ‘운동 제일주의’를 경계하자. 피트니스 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고객들의 가장 큰 니즈는 대부분 병원의 수술과 시술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들이다. 그렇다고 ‘운동 무용론’ 같은 회의감에 빠지기엔 아직 이르다. 당신의 주치의는 해 줄 수 없지만 당신의 트레이너가 해 줄 수 있는 영역 또한 분명히 존재하니까!
흡입 불가능한 내장지방 제거
이미 눈치챈 이들도 있겠지만 지방흡입은 만능이 아니다. 지방흡입술은 체지방을 뽑아내는 수술이다. 따라서 피하지방 두께가 일정 수준 이상일 때만 가능하며 빼고 싶다고 누구나 무작정, 아무 부위에나 가능한 시술이 결코 아니다. 여기서 기인하는 재미있는 현상 하나. 왜 지방흡입술을 받는 사람의 수는 남자보다 여자가 압도적일까? 여자들이 운동하기 싫어해서? 남자보다 외모에 민감해서? 가장 큰 원인은 ‘여자의 몸이 지방흡입에 더 적합해서’라고 봐야 옳다. 뚱뚱한 남자들도 많고 이 가운데 지방흡입으로 살을 빼고 싶어 하는 남자들 역시 많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상담이나 진찰 과정에서 흡입수술 부적합으로 걸러진다. 수술 전 초음파 검사를 통해 대상 부위의 지방층의 두께를 측정하는데 여자에 비해 남자들은 근육량이 많고, 체지방량은 낮고, 비만이라면 주로 내장지방이 만든 복부 중심성 비만인 남성들은 수술 부적합 판정을 받아 수술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지방흡입술은 여자의 뱃살에 가장 적합하고 남자의 팔다리에 적용하기가 가장 어렵다. 성별뿐 아니라 한 사람의 몸 안에서도 부위별로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허벅지가 두꺼운 게 고민이라 상담했지만 팔뚝과 뱃살은 가능하나 허벅지는 수술 불가능!’이란 진단을 받을 수도 있는 것. 허벅지에 체지방보다 근내 지방이나 근육, 부종이 많은 상태라면 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는 방법 외엔 답이 없다. 그리고 이 운동으로 지방을 태울 때 얻게 되는 또 다른 이점이 하나 더 있으니 내장지방 제거다. 앞서 운동을 하면 간에서 가까운 내장지방부터 먼저 분해된다고 했다. 이 내장지방은 체지방과 근육층 아래, 내장 틈 복막에 낀 깊숙한 지방층이라서 지방흡입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녀석이다. 그러나 운동하면 이 녀석부터 분해한다니 당신의 트레이너는 의사도 해 줄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다!
무엇보다, 운동 그 자체의 즐거움
이제 피트니스 센터에 입장하기 전에 트레이너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좀 더 분명하게 알았으리라 믿는다. 당신의 트레이너는 성형외과 의사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의사가 하기 힘든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즐거움이다. 운동은 셰이프업이나 건강관리를 위한 도구이면서 그 자체만으로 즐거움을 준다. 땀 흘리고 난 뒤의 개운함, 나날이 성장해 가는 자신을 돌아보는 성취감 그리고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가운데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모두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많은 의사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시술과 수술을 통해 얻은 결과도 결국 장기적인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운동이 최고의 성형법은 아니지만 당신의 선택에 따라 성형, 그 이상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Credit
- EDITOR 김미구
- ART DESIGNER 유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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