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취직한 사람들 - 양조장 주인장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커리어를 개척하려면 온실을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커리어 특집 여섯 번째 주인공은 외국계 대기업 임원 명찰을 떼고 양조장 주인이 된 도정한의 이야기다.::양조장,도정한,더 핸드 앤 몰트 브루잉 컴퍼니,워킹,스페셜,슬래셔,멀티플레이어,커리어 개척자들,1인기업,개인사업,창업,취직,취업,엘르,elle.co.kr:: | 양조장,도정한,더 핸드 앤 몰트 브루잉 컴퍼니,워킹,스페셜

양조장 사장님의 꿈 * 도정한외국계 대기업 임원 명찰을 떼고 양조장을 차린 도정한은 맥주 만드는 맛에 흠뻑 취해 있다. 양조장 주인이 되기 전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녔다. 대학원에 다닐 때 보도국에서 잠시 일하다 <아리랑국제방송>의 쇼호스트, 아나운서 생활을 거쳤다. 이후 IT 스타트업 기업,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다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스카우트됐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선 오피스 총괄 담당으로 10년 가까이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일했다. 양조장 주인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 늘 대중 맥주만 마시다 솔잎 향과 과일 향이 풍기는 ‘시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을 어쩌다 접하게 됐는데 그 맛에 반해버렸다. 그때부터 수제 맥주에 관심이 생겼다. 2010년에 싱가포르에서 일하다 한국에 들어왔는데 ‘홈 브루잉’이 엄청난 인기더라.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회사 다니면서 친구와 개스트로 펍 ‘합 스카치’를 차려 시장 반응부터 살폈다. 그 즈음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이었던 다니엘 튜더가 ‘한국 맥주는 북한의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쓴 칼럼에 열이 받아서 수제 맥주 제조에 활활 의지를 불태우게 됐다. 임원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하니 회사에 사표 내고 난 뒤 공장 부지를 찾느라 땅만 200군데 넘게 봤다. 그때 만난 사람들이 백이면 백, 열이면 열 그 좋은 직장 놔두고 사서 고생하느냐고 묻더라. IT 스타트업 기업을 차려 그동안 해온 일을 연장해서 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완전히 다른 제조업에 도전하고 싶었다. 무에서 시작했는데도 열정이 있어서인지 재미있었다. 회사를 꾸리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 제일 중요한 건 인력이다. 좋은 인력이 있으면 좋은 제품이 나오고 즐겁게 회사에 다닐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다닐 때도 좋은 인력 뽑아서 팀을 잘 운영하는 게 내 1순위 목표였다. ‘더 핸드 앤 몰트 브루잉 컴퍼니’에서 만드는 맥주 미국의 한 농장에서 홉의 씨앗을 받아와 경기도 청평에 직접 심은 게 3년 전의 일이다. 그 홉으로 만든 첫 맥주가 ‘청평 하베스트 페일 에일’이다. 한국 땅에서 기른 홉으로 만든 최초의 수제 맥주다. 내 목표는 한국 사람들이 좋은 원료로 만든 맛있는 맥주를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회사 안에서 재미있는 일을 먼저 찾아봤으면 좋겠다. 그래도 도저히 안 되겠으면 그만두는 거다. 창업할 때도 무작정 뛰어들 일이 아니라 시장조사를 엄청 해야 한다. 나 역시 회사를 그만두기 전부터 철저하게 자료조사를 시작했다. 자신감 있게 나오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뭘 할 건지 충분히 조사한 뒤에 걸음을 옮기는 게 좋다. 나와서 헤매다 보면 자신감이 사라지기 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