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다 이아란
스물셋에 사회생활 3년 차 빨리 일을 시작한 게 감사한 동시에 가끔 휴학 한 번 못해본 것이 아쉽다. 그러고 보니 꿈만 생각하면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
승무원의 보람 승객들로부터 “덕분에 잘 왔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가끔 이른 비행 스케줄로 꼭두새벽에 출근할 때만 빼면 언제나.
내 눈에 가장 멋진 여자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는 여자. 그런 여자들은 늘 당당하더라. 그리고 자기 생각도 잘 얘기할 줄 안다.
SNS 안 하는 스물세 살 보여주기 위한 것도 오글오글한 멘트를 해야 하는 것도 SNS는 나와 맞지 않는다. 장거리 비행할 땐 거의 10시간 이상 휴대폰을 못 보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나만이 가진 장점 운이 좋다. 어린나이에 일을 시작하게 된 것, 하는 일에 만족하고 늘 행복한 것. 사실 오늘 <엘르> 촬영도 운이 좋아서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요즘 꽂힌 것 최근에 맞이한 반려견. 크림 컬러 포메라니안이고 이름은 ‘가비’라고 지었다. 완전 귀엽다.
고민이 있다면 남자친구가 없어서 혼자 보낼 크리스마스가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한다. 차라리 비행을 갔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여자로 사는 것 직장에서 느끼는 결혼, 육아 등에 관한 스트레스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여자임을 숨기지 않고 꾸밀 수 있어서 행복하다.
미니멀한 블랙 앤 화이트 드레스는 Valentino.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뮤지션 유지수
뮤지션과 학생 사이 학생인 동시에 인디밴드 ‘참깨와 솜사탕’의 보컬을 맡고 있어서 시간이 두 배로 필요하다. 시험을 망치기도 하고 녹음을 못하기도 한다. 그런데 둘 다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결정적이었던 것 누가 뭘 하라고 해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이 아니었다. 좋아하게 되는 건 항상 비주류였고. 친구들이 동방신기 들을 때 나는 린킨파크 들었고, 외국에는 이런 음악도 있구나 하면서 늘 찾아 다녔다. 나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내 눈에 제일 멋진 여자는 나긋나긋하거나 공주님 같지 않은, 자기 주장이 있는 사람.
최근 접한 말 중에 기억에 남는 한 문장 소속사 파스텔 뮤직의 동료 뮤지션 중에 한희정이라는 싱어송라이터가 트위터에 남긴 글인데 “나는 오해받는 사람이다. 혹은 쉽게 정의되는 사람이다. 나는 그 오해 혹은 정의와 싸우느라 적잖은 시간을 허비했고, 그러는 동안 종종 스스로를 오해하고 정의 내렸다”고 썼다. ‘나는 내 직업이나 주위의 관계를 놓고서라도 과연 나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한 글이다. 타이틀에 얽매여 나를 잃고 살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봤다.
꼭 이루고 싶은 꿈 나만의 앨범을 내고 싶다. ‘참깨와 솜사탕’이란 팀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외에 나만의 색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온전히 담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
SUE.YOO.12(인스타그램)
캐멀 코트는 Carven. 터틀넥 풀오버는 Hermes. 데님 팬츠는 American Apparel. 부티는 Chl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