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알차장
알베르토 몬디라 쓰고 애처가라 읽는다! 사랑받는 남자의 자질과 확고한 삶의 철학을 보유한 페로몬 넘치는 ‘이탈리아 남자’, <비정상회담>의 알차장과 나눈 ‘알’찬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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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싱글 수트와 사선 처리된 스트라이프 타이는 Boggi Milano. 클레릭 셔츠는 S.T. Dupont. 브라운 컬러의 라운드 프레임 안경은 Moscot by Moscot Seoul.
 
 
 
 
 
 
 
그린 터틀넥은 Beanpole Men. 그레이 코트는 Dsquared2. 화이트 디스트로이드 진은 Dolce & Gabbana. 슈즈는 Dunhill. 그린 도트 포켓 스퀘어는 Brunello Cucinelli. 체크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비정상회담>(이하 ‘비정상’)이 삶의 많은 걸 바꿔놓았지 이전엔 내 팬이 아내 딱 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많아졌다.
 
피자 CF도 찍었더라 그것 말고도 몇 개 더 찍었다. 거절도 많이 했다. 월요일 아침부터 금요일 밤까지 일해야 하니까 주말에만 시간이 난다. <비정상> 촬영도 일요일에 한다.
 
프로그램이 뜰 줄 알았나 JTBC도 몰랐다. 처음 시작할 때 몇 회 출연할지 따로 계약도 안 했다. 목표가 시청률 1.5%였는데 첫 회부터 3%나 나왔다.
 
출연 섭외는 어떻게 지금 회사 다니기 전에 3년 동안 페로니에서 맥주 영업을 했다. 어느 날 우리 맥주를 납품받던 커피숍의 한 사장님이 날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니 한번 들리라고 하더라. 커피숍에 갔더니 JTBC의 캐스팅 담당자가 와 있었다. 솔직히 옛날에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란 제의도 받았다. 그땐 와이프도 말렸고 나도 별로 내키지 않았다. <비정상>에선 ‘김치 맛있다’ 이런 수준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
 
첫 방송 나가고 주위 반응 자동차 영업을 하니까 <비정상> 출연 전에도 월말이면 하루에 전화 100통씩 받았다. 방송 나가고 나선 카톡, 문자가 불편할 정도로 많이 왔다. 난리 났었다. 요즘엔 상태가 좋아졌다. 다들 내가 바쁠까 봐 연락 잘 안 하더라.
 
소문의 자동차 회사 ‘F’는 어디 이젠 많은 사람들이 내 SNS 보고 피아트에 다니는지 안다. 네이버에 치면 페라리라고 나온다. 포르셰 다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아직 있다.
 
지금 타는 차종 크라이슬러 300C. 안전하고 빠르다.
 
방송과 회사생활, 병행하기 힘들겠는데 방송이 없어도 영업 팀이라 원래 바쁘다. 예전엔 우리 팀에 팀원이 둘뿐이어서 나와 다른 직원이 전국적으로 딜러를 관리했다. 울산, 광주, 천안, 수원, 인천, 일산 다 다녔다.
 
지금까지 몇 킬로미터 뛰었나 2년 몰았는데 2만 킬로미터.
 
자동차 파는 것보다 방송하는 모습이 더 잘 어울려 보일 정도로 카메라 앞에서 편안해 보인다 나랑 장위안 빼고 거기 나가는 사람 대부분이 어떻게 보면 모델이나 방송인이다. 다른 친구들에게 <비정상>에 나가는 건 중요한 일이다. 인기를 얻어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니까. 나는 부담이 없다. 회사원이니까 편한 마음으로 출연한다. 잘되면 좋고 잘 안되면 회사 다니면 된다. 나는 차를 좋아해서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게 행복하다.
 
알베르토의 발언이 이탈리아 사람을 대변하는데 부담스럽진 않나 솔직히 초기엔 대충 얘기했는데 요즘엔 얘기하기 전에 많이 생각한다. 잘 모르면 검색도 한다. 내가 7년째 한국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현재 상태를 잘 아는 편이 아니다. <비정상> 때문에 친구들한테 연락해서 요즘 담뱃값 얼만지, 이슈가 뭔지 종종 물어본다. 샘도 가나에 자주 전화해서 물어본다.
 
지금껏 방송에서 알베르토가 한 말이 틀렸다고 지적한 사람은 없었나 이탈리아 친구들이 한국 피자 광고 찍었다고 뭐라고 했다(웃음). 이탈리아 피자와 한국 피자가 많이 다르니까.
 
한국인도 인지하지 못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제3자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게 <비정상>의 인기 요인인 것 같다 나도 방송을 통해 많이 배웠다. 특히 ‘글로벌 문화 대전’ 코너 하다 보면 처음 듣는 얘기가 많다. 예전엔 동양 사람, 서양 사람으로 쉽게 구분해서 생각했는데 서양 사람도 사고방식, 문화, 관점이 다 다르더라.
 
너무 달라서 놀란 나라 있나 가나가 굉장히 보수적이더라. 학교에서 담배 피우면 바로 퇴학당한다는데. 아프리카 국가는 개방적이라 규칙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반대더라. 또 터키는 요즘 경제 성장이 빠르다고 거론되는 나라인데 에네스 얘기 들으면 이탈리아의 70~80년대와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로 닫혀 있더라.
 
에네스는 정말 보수적인 것 같더라 보수적이라기보다 삶의 가치가 다른 거다. 나는 에네스가 대단한 것 같다. 나랑 동갑인 84년생인데 벌써 자기를 리드하는 가치관이 뭔지 알고 있다. 그걸 포기하지 않고 갖고 가는 일, 절대 쉽지 않다.
 
최근 <엘르>가 발행되는 전 세계 42개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한국과 이탈리아가 꼴찌에서 5위 안에 들더라 내가 이탈리아에 있던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정말 여유로웠다. 늘 미소 짓고 서로 도와주는 사회였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경제 위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탈리아 경기도 안 좋아졌고 그러면서 중·저소득층이 살기 어려워졌다. 내부적으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가 장기간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나라를 망가트렸다. 세계적으로 공공 부채가 가장 많고 연금제도도 나빠졌다. 지금 이탈리아 청년 실업률이 46%다. 세 명 중 두 명꼴로 일이 없단 소리다. 장난 아니다.
 
여성들만 행복하지 않은 게 아니네 전반적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요즘 행복하지 않다. 여성에 관해서만 얘기하자면 이탈리아도 아직까진 남성 중심 사회다. 남자가 돈 벌고 여자가 집안일 하는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이탈리아 회사에서 여자가 임원이 되는 일 절대 쉽지 않다. 그래도 내 생각엔 경제 위기가 제일 큰 원인 같다. 원래 여자들이 취업하는 게 쉽지 않은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집안일과 육아도 해야 하고 회사도 다녀야 하니까 힘들잖아. 여유가 있으면 베이티시터를 고용할 수도 있지만 사정이 어려우니까.
 
야심한 시각에 이탈리아에서 TV를 켜면 벗은 여자들이 줄지어 나오는 노출 장면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되더라. <엘르> 이탈리아 편집장이 말하길 정작 당사자인 여성들 스스로 성상품화가 되었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게 큰 문제라던데 아까 말했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 회사인 ‘미디어셋(Mediaset)’을 소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전체 채널 중 3개 채널이 그 사람 거다. 그가 총리가 되고 난 뒤부터 뉴스에서 정치 소식을 들을 수 없다. 진지한 내용 대신 여자 연예인이 애인 앞에서 상의 탈의한 사진을 찍었다거나 누드 달력 촬영현장의 백스테이지 장면을 비춰준다거나 집 나간 강아지가 3일  뒤에 돌아왔다는 식의 뉴스를 전했다. 또 여자의 매력을 너무 열어(!) 놓고 보여줘서 몸매 좋고 섹시한 여성들이 인기를 끌었다. 그런 방송이 반복되니까 사람들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스파르타’ 타입의 여성들보다 섹시한 여성들이 매력 있다고 여긴다. 이걸 다 총리가 컨트롤했다.
 
이탈리아에 그런 어두운 속사정이 있는 줄 몰랐다 나도 1년에 한 번 이탈리아에 돌아가는데 그때마다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원래 내 나이 때는 열심히 회사에 다니는 게 맞잖아. 그런데 나보다 더 똑똑하고 재능 있는 친구들이 하나같이 취업이 안 된다. 직장을 구해도 계약직으로 1년? 돈 안 주는 인턴십이 끝이다. 독립해서 살고 싶어도 돈이 없어 부모 집에 얹혀 살 수밖에 없는 거다.
 
한국에서 알베르토가 잘나가는 거 친구들이 아나 그래서 미안하다. 일단 피아트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자동차 회사다. 한국 사람이 현대자동차 다니는 것과 같다. 나는 피아트에 다니고 방송에 출연하면서 경험을 많이 쌓으니까 할 말이 많다. 친구들한테 연락해서 잘 지내느냐고 물으면 늘 안 좋은 목소리다. 요샌 일부러 긍정적인 얘기 잘 안 한다.
 
고향이 베네치아인가 베네치아에서 태어나 베네치아 대학에서 동아시아 문화학을 공부했다.
 
산마르코 광장이 있는 구시가지에서 살았나 어릴 땐 그쪽에서 살았는데 나중엔 중세 도시인 미라노(Mirano)로 이사했다. 인구가 3만 명으로 춘천보다 훨씬 작고 예쁜 동네다. 최근엔 이탈리아에 가도 집에 안 가고 다른 곳으로 부모님을 오시라고 부른다. 이탈리아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아서 부모님과 와이프에게 보여주고 싶어 매년 여기저기 다닌다.
 
올해 휴가 땐 어디 갔는데 사르데냐(Sardegna) 섬에서 15일 동안 지냈다. 몰디브보다 아름다운 휴양지다.
 
부인은 어떻게 만났나 대학교 4학년 때 교환 학생으로 중국 다롄(대련)에 유학을 갔다. 그때 와이프가 같은 반 친구였다. 첫눈에 반했다.
 
부인의 매력 포인트 섹시한 여자보다 똑똑하고 매력 있는 여자를 좋아하는데 와이프가 그런 사람이다. 성격도 쿨하다. 나는 중국에서 매일 술 먹고 사람 만나느라 밤샜는데 와이프는 열심히 중국어 능력 시험을 공부했다. 두세 번 같이 놀자고 ‘꼬셔도’ 거절만 당했다.
 
알베르토가 마음에 안 들었나 본데 와이프에게 팔찌를 주고 싶어서 우리 반 여자 친구들에게 전부 팔찌를 선물했는데 그 다음 날 다른 여자 친구들은 모두 팔찌를 끼고 왔는데 와이프만 안 끼고 왔더라(웃음). 그러다 와이프가 한국에 가기 전날 밤 우여곡절 끝에 선물을 주고 고백했다. 솔직히 처음 한국에 온 것도 와이프 따라서였다.
 
첫 직장은 조세연구원으로 2년간 일했다. 그다음 회사가 페로니였다.
 
남자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 차와 술을 정복했네 담배만 하면 된다(웃음).
 
한국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많은데 그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꼽으면 대답하기 조금 곤란한데. 롯데호텔의 세바스티아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스테파노 디 살보 같은 이탈리아 셰프들이 다 내 친구다. 일단 이탈리아 사람이 셰프인 레스토랑이라면 맛이 괜찮다고 보면 된다. 한국 셰프가 운영하는 곳 중엔 ‘몽고네’, ‘스파소’, ‘본뽀스또’가 맛있는 것 같다.
 
맛집을 잘 아네 내가 전에 레스토랑에 맥주를 공급했잖아. 지금 내가 근무 중인 피아트 사장님이 이탈리아 사람이다. 가끔 사장님이 방으로 나를 부른다. 허겁지겁 들어가 보면 밤에 데이트 있는데 어디에 가면 좋을지 물어본다.
 
삶에 대한 비전이 확고한 사람 같다 내 별명이 ‘긍정맨’이다. 낙관적인 성격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대체로 기분이 좋다. 특별히 내 비전이 확고하다기보다 사는 게 즐거워 보여서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
 
사는 게 즐겁나 초등학교, 중학교 땐 수업 끝나고 매일 낚시나 축구, 수영 하고 놀았으니까 늘 행복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삶이 약간 복잡해지잖아. 그때 책을 많이 읽었는데 인생은 짧으니까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당장 내일 병에 걸려 죽을 수도 있으니 알차게 살아야겠다 싶었지. 아픈 것보다 낫잖아.
 
부모님이 엄격하지 않은 편인가 두 분 다 마음이 넓다. 아빠는 만두 공장에 다니고 엄마는 간호사다.
 
서울살이 팍팍하지 않나 팍팍하다! 어제도 일하다 새벽 3시 반에 집에 들어갔다. 그래도 뭐 좋아지겠지. 퀸의 ‘보헤미언 랩소디’ 중에 ‘나는 다 상관없다(Nothing really matters to me)’란 가사를 좋아한다. 당시엔 큰일인 것 같지만 10년 뒤에 생각해 보면 하나도 기억 안 나잖아. 쓸데없이 걱정할 필요 없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을 소개한다면 많은 외국인이 처음 한국에 와선 실망한다. 한국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존댓말 사용하면서 격식 차리니 따뜻함을 못 느끼는 거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한국 사람들과 친해지면 평생 가는 관계가 되기 쉽다. 한국이나 한국인이나 처음엔 차갑고 재미없고 특징이 없는 것 같은데 살다 보면 한국에서 진정 아름다운 게 한국 사람이란 걸 알게 된다. 한국 도시 중 좋아하는 곳 경상북도를 좋아한다. 거제도와 통영, 영주처럼 아름다운 곳에서 드라이빙하는 기분, 정말 최고다. 시간 날 때마다 차 타고 여행 가는데 최근에 다녀온 곳은 군산이다.
 
회사에서의 직급이 ‘차장’이다. 회사생활 노하우를 전수한다면 내가 해야 할 일보다 조금 더 많이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내 일이 아니더라도 상대를 배려해 돕는다면 나중에 그 사람도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 주는 만큼 돌아온단 말 진짜 맞다.
 
알차장처럼 잘 맞는 인생 파트너를 만나는 법 그건 진짜 운 같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 있잖아. 되도록 사람을 많이 만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많이 만나야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이 더 높겠지.
 
‘썸’ 타는 남자 내 것으로 만드는 한마디 솔직하게? 입보다 몸으로 말하는 게 낫다. 맨 처음엔 육체적 접근(Physical Attraction)이 강력한 수단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으면 지금 말한 걸 참고하라. 그리고 인터뷰 잘 써줘(웃음).
 
 
 
 
Credit
- editor 김나래
- stylist 윤은영
- hair&make-up 김환
- assistant 이서영
- photo 김도원
- design 하주희
2025 가을 필수템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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