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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나가는 모델 4

‘모델’이란 직업이 이렇게 ‘핫’한 적 있었던가? 황금 비율의 몸매와 개성 있는 얼굴,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남자 패션 모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해외 컬렉션을 접수한 런웨이의 혜성부터 방송계가 탐내는 ‘끼’ 많은 훈남, 소녀들을 설레게 하는 ‘모델돌’과 <엘르>가 한 발 앞서 가능성을 엿본 뉴 페이스까지, 대한민국 남성 모델 7인의 드라마틱한 초상과 섹시한 생각들.

프로필 by ELLE 2014.08.05

 

농구장 모티프의 네오프렌 셔츠와 울 팬츠, 하이톱 슈즈는 Givenchy by Riccardo Tisci. 벨트 라인에 장식한 키 링은 Alexander Wang. 화이트 드로즈는 Calvin Klein Underwear.

 

민준기
profile 26세. 2013년 남성 패션지 모델로 데뷔. 2014 F/W 비비안 웨스트우드 컬렉션에 섰다.

 

축구를 시작한 것도, 모델로 데뷔한 것도 남보다 늦은 나이였다. 운동을 그만두고 20대의 현실적인 고민 속에 갈팡질팡하다가, 스물다섯에 본격적인 모델 활동을 시작한 민준기. 꽃미남 모델들 사이에서 도드라지는 마스크와 남성적인 매력으로 스트리트 패션 신에서 주목받았고, 세계 패션계까지 기웃대고 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가로수 길 피자 숍과 밀란의 런웨이, 전혀 다른 두 세상의 교집합이 현재 그가 사는 세계다.

 

여전히 축구를 좋아하나 모든 범주의 오락거리 중에서 축구가 제일 재미있다. 지금의 회사 대표님을 만난 것도 축구를 통해서다. 활동하고 있는 축구 모임이 있는데, 대표님이 속한 팀이랑 자주 볼을 차면서 인연이 닿았다.

 

참 ‘세게’ 생겼다 살면서 줄곧 들어온 얘기다. 심지어 외국인들도 그러더라. ‘스트롱 페이스’라고(웃음). 일을 시작한 뒤 ‘기존에 없던 이미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머니가 쌍꺼풀 수술을 권했을 때 안 하길 천만다행이다.

 

싸움도 잘하나 어떻게 싸우는 줄도 모른다. 주먹으로 꽤 유명한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친구들이 한창 치고박고 다닐 때도 나는 단 한 번도 끼어들지 않았다.

 

이번 밀란 패션위크에서 마르셀로 불론, 토즈, 디그낙 세 개의 쇼에 참여했다. (박)형섭이나 (김)태환이처럼 ‘박살내고’ 다니는 친구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만큼도 감사하다. 한 시즌에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수천 명의 모델 중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수두룩하니까.

 

요즘 집중하는 것 아직 두루뭉술한 계획이긴 한데, 뉴욕에 상주하면서 더 큰 무대를 경험해 보고 싶다. ’맨땅에 헤딩’이라 할지라도,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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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즈투스 패턴의 빅 실루엣 코트와 슬림한 팬츠는 Kimseoryong. 오버사이즈의 화이트 톱은 Junn. J 드로즈는 Calvin Klein Underwear.

 

장기용
profile 23세. 2012년 모델로 데뷔. 2013년 제9회 아시아 모델 시상식 ‘패션모델상’ 수상. 가수 아이유 뮤직비디오 ‘분홍신’ ‘금요일에 만나요’에 출연했다.


직접 마주한 장기용은 팬들이 인터넷에 퍼다 나른 그의 사진들보다 훨씬 ‘시크했다’. 소녀들의 타깃에 머물지 않고 보다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모델이 되고자 스스로를 다듬은 성과다. 대화를 시작하니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무뚝뚝함 뒤로 유쾌한 매력이 담뿍 느껴진다. 아이유에게 ‘찜’당해서 출연했던 뮤직비디오에서 초보답지 않게 능청스러운 ‘끼’를 발산했던 그를 기억한다. 중저음의 듣기 좋은 목소리는 훗날 연기자로 커리어를 확장하고 싶어 하는 그에게 좋은 무기가 될 것 같다.

 

이미지가 달라졌다 요즘 부쩍 그런 얘기를 듣는다. 처음 데뷔했을 때 교정기를 끼고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그런 모습을 신선하게 여기고 찾아주셨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귀여운 훈남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 같더라. 다행히 교정기를 빼고 체중 관리를 했더니 얼굴 골격도 달라지고 차츰 전과 다른 컨셉트의 촬영이 들어오는 것 같다.

 

본래 '끼' 많은 학생이었나 아니다. 쑥스러움을 타고 소극적인 편이었는데, 가슴 안에 뭔가 쌓아놨던 것 같다. 일을 시작하면서 그걸 조금씩 꺼내 쓰는 것 같다.

 

업계에서 맺은 특급 인연 1년 반 전부터 디자이너 홍승완 선생님의 룩 북을 찍고 있고, 컬렉션 메인 모델로도 섰다. 아버지처럼 잘 챙겨주셔서 고민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얻곤 한다.

 

힘들 때 떠올리는 말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무리 큰 어려움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귀하게 여기는 성과 올봄에 열린 모델 대회에서 상을 하나 받았다. 덕분에 내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멀게는 많은 것을 꿈꾸고 있지만, 우선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비주얼을 소화할 수 있는 모델이 되고 싶다.

 

오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른다고 매니저 누나 부탁으로 하게 됐는데, 처음이라 굉장히 긴장된다. 그냥 눈 딱 감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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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키한 페이크 퍼 코트, 슬릭한 니트 팬츠는 Push button. 화이트 드로즈는 Calvin Klein Underwear.


최민수
profile 26세. 직업 군인으로 4년간 복무하고 2013년 제대했다. 2014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데뷔.


올봄 ‘갓’ 데뷔한 신예 최민수는 SNS에 올라온 훈훈한 사진을 본 에이전시의 ‘사이버 헌팅’으로 발탁됐다. 잘 알려진 동명의 배우와는 상반되는 곱상한 얼굴과 차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그러나 알고 보면 군대에서 20대의 절반을 보낸 남자 중의 남자다. 촬영 내내 해사한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한다.

 

직업 군인 출신이다 중학교 때부터 모델이 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컸다. 결국 아버지 뜻에 따라 군대에 다녀왔더니 스물다섯. 그래도 여전히 모델이 하고 싶은 걸 어떡하나. 마침 운 좋게 기회가 열렸다.

 

모델로 살아보니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 정말 재미있다. 매일 다른 것을 촬영하니까 스튜디오로 오는 길이 설렌다. 오늘 같은 와일드한 컨셉트도 처음 해본다. 탈의를 할지 모른다고 해서 어제부터 식사 조절하고 촬영장에 오기 전 헬스장에도 들렀다.

 

그런 성실함이 애인에게도 발휘되나 적어도 약속시간에 늦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 만나는 여자마다 한 달 안에 헤어지고 만다.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못 만나서 그런가? 일 욕심이 커서 당장은 연애를 멀리하려는 마음도 있고.

 

SNS에 꽤 열심이다 여행 다니면서 사진을 많이 올렸다. 2주 전에는 모델 친구들과 함께 최미애 교수님이 운영하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다녀왔다. 청춘을 군대에서 보냈더니 친구끼리 바다에 놀러 간 게 처음이었다.

 

<엘르> 페이스북 주소도 알고 있나 물론이지! 러닝머신 달리면서 앞서 촬영한 모델들의 포스팅을 봤다. 그런데 나는 안 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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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 코트와 레이어드한 체크 코트, 슬림한 울 팬츠는 Ermenegildo Zegna by Stefano Pilati. 블루 셔츠와 케이블 니트 톱, 니트 타이, 허리에 묶은 카디건은 모두 Ralph Lauren. 어깨에 걸친 플로럴 패턴의 캐시미어 머플러는 Burberry Prorsum.

 


김기범
profile 20세. 2013 S/S 카루소 컬렉션으로 데뷔. 제너럴 아이디어 온라인 스토어 모델로 활동했다.

‘풋풋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첫인상. 하얗고 조그만 얼굴은 이따금 무방비 상태의 표정을 비쳐 골려주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켜켜이 레이어드한 의상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서자 스위치를 켜듯 ‘모델스러움’이 드러난다. 자신이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듯한 의외의 강단도 엿보인다. 고등학교 시절 독한 체중 감량까지 해가며 시작한 모델 일은 스무 살의 그에게 여전히 ‘가장 멋진 직업’이다.

 

어떤 사람인가 완벽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크다. 그래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결과물이 조금만 맘에 안 들어도 속상했는데 ‘하나라도 얻어 가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요즘은 그냥 다 재미있다.

 

열정을 부르는 것들 음악을 즐겨 듣다 보니 믹싱에도 관심이 가서 장비를 구입해 틈틈이 만지작대고 있다. 친구들끼리 장소를 빌려 파티를 열곤 하는데, 그럴 때 직접 디제잉을 하기도 하고. 내가 계획하고 준비한 파티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희열을 느낀다.

 

첫사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때는 어리고 서툴러서 여자친구한테 바라는 게 많았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죄다 쏟아냈다. 연애란 흘러가는 대로 둬야 하는 것을.

 

닮고 싶은 멋진 남자 김원중 형은 그냥 딱 봐도 멋지지 않나. 안재현 형은 인터뷰에서 드러나는 생각들이 참 멋진 것 같다. 많이 벌어서 많이 기부하는 사람들도 존경한다. 모델 일 하면서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 같지만(웃음).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나 아니, 엄마한테 용돈 드리게 되면 그때나?

 

KIBUMEE

 

 

 

 

Credit

  • editor 김아름
  • fashion editor 방호광
  • photo 신선혜
  •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