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디자이너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MAC과 메이크업 컬렉션을 선보이는 디스퀘어드, 사랑에 빠진 감성을 새로운 향수에 담은 마크 제이콥스, 그리고 타로 카드 향수컬렉션을 론칭한 돌체 앤 가바나까지. 뷰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 |

love actually, marc jacobs어느 누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기이함과 결함, 그리고 불완전함에 프리미엄을 붙여 패션의 정점으로 이끌어내는 디자이너를 상상이나 했겠는가? 창백한 얼굴에 레드 립스틱을 바른, 시그너처 룩의 레이첼 페인스타인을 보고 있노라니 소피아 코폴라, 위노나 라이더나 소닉 유스의 킴 고든 등을 비롯해 대중들이 가진 틀을 깨뜨리는 복합적인 여성상이 떠오른다. “흔히 그가 쿨한 여성들을 뮤즈로 택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쿨한 디바보다 너드에 가깝죠.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고 아티스틱한 감성이 충만한 사람들이에요. 결코 대중적인 타입은 아니죠.” 아티스트이자 마크 제이콥스의 오랜 뮤즈이기도 한 그녀의 말이다.지난 몇 년간 마크 제이콥스만큼 스트리트 패션을 하나의 미학으로 구체화한 디자이너도 드물 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인 ‘롤라(Lola)’ 향수에 관한 촬영 논의를 하기 위해 맨해튼의 사진 스튜디오에 도착한 그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귀고리와 반지, 빅 사이즈의 블랙 에르메스 버킨백으로 치장한 모습이다. 과도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뉴요커 특유의 시크함을 잃지 않고 있다. 꼼 데 가르송의 킬트 스커트도 훌륭하게 소화하는 그가 아닌가! 물론 그가 다소 피곤해 보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연인인 로렌조 마톤(Lorenzo Martone)과의 결혼에 관해 몇 달 간 언론에 시달린 데다 매사추세츠에 새로운 집을 꾸미느라 분주했던 것. 요즘 그에게 가장 큰 문제는 관계가 아닌 물리적인 거리다. 뉴욕과 파리를 오가며 세 개의 컬렉션을 준비하는 그와 달리 홍보 담당인 로렌조는 뉴욕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 디자인에 관해 말할 때 그는 직관적인 ‘감각’을 강조하곤 한다. “거리에서 만나는 수많은 여성들을 보면서 정말 다양한 선택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돼요. 예상을 빗나가는 그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면 그것만으로도 본능적인 직감을 믿을 만한 이유가 충분한 거죠.” 그는 80년대 무드가 주를 이루는 이번 시즌 트렌드를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파워 숄더, 프린트 타이츠, 메탈릭한 가죽 소재, 겹겹이 레이어드해 바른 아이섀도 컬러 등 마크 제이콥스 쇼의 프런트로엔 평소보다 셀러브리티 게스트들이 줄어 있었지만 그의 컬렉션은 ‘좋았던 시절’에 관한 기쁨들이 반영돼 있었다. 마크 제이콥스의 모델들이 옷장 속의 낡은 빈티지를 꺼내 입은 듯한 룩이라면 루이 비통의 모델들은 한껏 차려입은 느낌을 준다. “말하자면 누군가의 눈에 띄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 거죠. 아름답고 글래머러스한 매력이 넘쳐 어딜 가도 시선을 사로잡는 룩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마크 제이콥스의 감성으로 재해석된 루이 비통의 80년대 스타일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떠올리게 한다.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let them eat cake!)”라고 쿨하게 말할 것 같은 철부지 귀족의 이미지랄까. 러플과 레이스, 과장된 버블 스커트, 실크로 만든 버니 헤어 밴드(마돈나가 올봄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갈라에서 쓰고 나왔던 토끼 귀 모양의)까지! “영화를 보거나 책에서 읽은 프렌치 우먼 스타일을 살렸어요. 물론 실제보다 훨씬 더 과장됐지만.” 그의 뮤즈 중 하나인 소피아 코폴라가 작은 퍼 숄을 걸치고 나타났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녀는 ‘어른스러워 보이지 않아요? 금요일 밤이잖아요, 오늘의 재미있는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요. 마치 부유한 파리 7구에 사는 여성처럼 진짜 부르주아가 된 것 같아요.’ 라고 말했죠. 소피아가 말하던 흥미진진한 역할 놀이가 이번 컬렉션에 반영돼 있어요. 나와는 서로 다른 역할에 몰입하면서 그것을 즐기는 거죠.” 그래서 새로 선보이는 향수 ‘롤라’의 코드를 ‘섹시(평소 그는 ‘섹시’라는 이미지를 그다지 편안하게 여기지 않는다)’로 정한 것은 의외였지만 당연하게 여겨진다. “롤라는 분명 섹시해요. 하지만 나만의 세계 안에서의 ‘섹시함’이죠. 약간은 도발적이고 외설적인 면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절대 저속한 느낌이 들지 않을 것.” 광고 비주얼은 마크 제이콥스와 12년을 함께해온 포토그래퍼 유겐 텔러가, 주인공인 롤라는 롤리타 판타지를 더욱 자극시켜줄 매력적인 모델 칼리 클로스가 맡아 함께 작업하게 됐다. “그녀는 아주 달콤하고 풋풋하면서도 앙칼진 매력이 있어요. ‘롤라’ 그 자체죠.” 디자이너로서의 일 외에도 향수 사업만으로 7천 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데는 이런 작은 요소들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작업에 반영하는 그의 능력이 있기 때문일 듯. “아직 어릴 때는 주저함이나 두려움이 없어요. 자연스러운 호기심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하고 망설임이 없죠. 난 단지 그러려고 애쓰는 것 뿐이에요.” 벌써 46세의 나이에 접어든 그가 하루하루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Words Maggie Bullock*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0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