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바꿔놓은 것도 식습관의 작은 변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의식주. 인간에게 필요한 세 가지 요소 중 겉모습뿐 아니라 인생까지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식(食)이다. 심각한 아토피 피부, 때문에사람들이 슬금슬금 피할 정도였던 그녀를 바꿔놓은 것도 식습관의 작은 변화였다. |

드라마 의 남자 주인공, 서우진의 직업은 매크로비오틱 셰프다. 극중 대사를 빌리면 “파뿌리까지 다 먹는 게 매크로비오틱”이오,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재료를 통째로 요리해 먹는 친환경 요리법”이란다. 오호, 그렇담 채식? 화장품부터 생리대까지 ‘친환경’을 내세우는 이때 스타일리시한 주인공의 ‘엣지’ 있는 직업으로 잘도 택했다 싶다. MBC 다큐멘터리 를 보고 식생활의 변화가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에 감명받았던 터였다. 단지 맛난 고기와의 이별이 선행 조건인 ‘채식’이었기에 감히 시도하지 못했을 뿐(인간은 잡식 동물이라고요!). ‘너무 가혹하지 않은(?) 웰빙 식단 어디 없나’ 하고 헤매던 차에 우연히 ‘매크로비오틱 쿠킹 클래스’를 발견했다 게다가 강사는 드라마 의 요리 자문을 맡고 있는 이와사키 유카. 국내 최초의 매크로비오틱 전문가란다. 호기심 발동, 참가 신청 버튼을 클릭했다.매크로비오틱이 뭔가요?“매크로 비오틱은 Macro(큰 위대한)+Biotic(생명의)란 단어로 이뤄진 합성어입니다. 자연에 적응하면서 편안하게 살아가는 생활법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죠.” 이와사키 유카는 매크로비오틱이 드라마 탓에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이미 100여 년에 걸쳐 연구돼온 건강식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에서는 ‘장수법’이라고도 하고, 영국에서는 그레이트 라이프(Great Life)라고도 한다고. 질병의 원인을 식생활, 환경에서 찾았던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식생활의 변화가 치료로 이어진다고 여겼고, 이를 지켜 장수하는 사람을 마크로비오스(Macrobios)라 불렀다. 그녀가 매크로비오틱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낯선 한국 생활의 스트레스는 천식 발작과 진물이 흐르는 심한 아토피 증상으로 이어졌다. 그녀에게 필요한 건 변화였고 우연히 매크로비오틱을 접하게 됐다, 그녀는 식생활을 대대적으로 손봤다. 그리고 맑아지는 몸과 마음을 느꼈다. 게다가 그녀와 변화를 함께 한 남편은 덕분에 8kg의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그녀가 매크로비오틱 전도사로 나선 건 자신이 직접 체험한 놀라운 효과를 모두와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매크로비오틱을 이해하려면 4대 원칙을 숙지해야 한다. 첫 번째, 신토불이. 자신이 사는 토지에서 수확된 식재료가 가장 자신에게 알맞는 음식이며, 특히 제철 음식은 가장 영양가가 높고, 해당 계절에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토나 오이는 겨울에는 피하고 더운 여름에 먹는 것이 좋죠. 9~10월의 제철 음식은 현미, 야채, 열무 등 생으로 먹었을 때 약간 매운맛이 나는 채소류예요. 우엉, 당근, 연근 등 근채류, 녹색이 진한 채소류 등이죠. 건조된 톳이나 팥, 두부 등도 좋고요.” 그냥 야채가 아니라 제철 식품이어야 한다는 점과 생야채보다 약간이라도 가열해 먹는 것을 권장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채식과는 차이가 있다. 두 번째는 일물전체 (一物全體). 껍질, 뿌리까지 통째로 먹자는 것. 음식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보고 이들 생명력을 모두 받아들여 건강을 유지하자는 의미란다. 현미를 중심으로 정제되지 않은 곡물과 야채, 해초, 콩류 등 제철 음식을 통째로 먹자는 식사법은 매크로비오틱의 기본이다. 직접 조리를 해보니 양파를 다듬을 때도 뿌리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 ‘여긴 정말 먹을 수 없지’ 싶은 부분만 살짝 잘라내고, 가운데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자른다(음양의 조화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살짝 데친 토마토 껍질마저도 다져서 요리에 넣을 정도. 세 번째는 자연생활. 인공적, 화학적인 것들을 피하는 것. “되도록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하고 인공 감미료보다는 자연 숙성된 간장, 된장, 천일염을 사용해요. 현대인의 많은 질병들은 자연의 흐름을 무시한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에요. 조리할 때도 전자 레인지나 밥솥보다는 압력솥을 사용하죠.” 네 번째는 음양의 조화. “매크로비오틱의 핵심이죠. 사람의 몸과 음식은 모두 음과 양의 에너지 밸런스를 가지고 있고, 이를 컨트롤함으로써 건강을 되찾을 수 있어요. 식재료, 궁합, 요리법 등 계절이나 기후, 성별 몸 상태를 보고 음양 밸런스를 중용에 맞추는 거죠.” 1 듬뿍 버섯을 얹은 두부 스테이크음성이 강한 버섯을 듬뿍 사용하는 요리로 평소 고기 요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2인분) 부침용 두부 1모, 통밀가루 적당량, 참기름 2큰술, 대파 흰 부분 40g, 푸른 부분10g, 버섯류(표고버섯,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황금팽이버섯 등을 섞거나 한 종류여도 상관없다)120g, 천일염 약간, 국간장 1작은술 1 두부는 12등분으로 자르고 양면에 천일염을 뿌려둔다. 2 대파는 흰 부분과 잎 부분으로 나눠 각각 비스듬히 채썬다. 3 버섯은 딱딱한 부분을 빼고 대파와 같은 길이로 찢어둔다. 4 ①의 두부 양면에 통밀가루를 얇게 입힌다. 5 프라이팬에 참기름을 깔고 양면을 고소하게 굽는다. 6 같은 프라이팬으로 대파의 앞 부분부터 볶아 그릇에 담는다. 7 다음에 흰 부분을 볶아서 ③의 버섯을 넣고 볶은 다음 천일염을 뿌린다. 8 대파의 푸른 부분을 프라이팬에 다시 넣고 국간장을 뿌려 잘 섞는다. 9 그릇에 ⑤의 두부를 나란히 놓고 ⑧의 버섯을 위에 얹는다.2 쫄깃쫄깃 연근 너겟닭고기 대신 근채로 만든 너겟. 튀긴 음식도 재료가 야채이고 튀김기름이 식물성이라면 훨씬 건강에 좋다. 매크로비오틱에서는 튀김 요리를 먹을 때 기름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강판에서 간 무나 레몬즙을 같이 먹을 것을 권한다.(6개분) 연근 180g, 당근 40g, 통밀가루 2큰술, 천일염 1/4작은술,파슬리 4g, 튀김기름 적당량 1 연근과 당근을 강판으로 각각 간다. 2 파슬리는 잘게 다진다. 3 연근은 가볍게 물기를 뺀다(많이 빼면 딱딱해지고 너무 촉촉하면 모양 만들기가 어렵다). 4 연근에 당근, 파슬리, 통밀가루, 소금을 더해 잘 섞어서 반죽을 만든다. 5 동그랗게 경단을 만들고 180℃로 가열한 기름에 튀긴다.3 4색 야채 피클설탕이 들어가지 않는 야채 피클로 다시마를 넣어 맛있는 육수가 우러나도록 한다. 또 다시마는 양성으로 몸을 식히는 작용이 있는 오이, 토마토의 음성 기운을 완화해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 날씨가 추워지면 오이, 토마토 대신 양배추, 래디시 등을 대용해도 좋다. 무 100g, 오이 50g,당근 40g, 방울 토마토 4개, 소금 2분의 1 작은술, 건포도 20g, 다시마 5x5cm 각 1장 [절임액] 풋고추 1개, 생강 15g, 물 200cc, 현미식초 4큰술, 조청 4큰술, 소금 1과 2분의 1큰술, 월계수잎 1 무와 당근은 3cm 크기의 깍두기 모양으로 썬다. 2 오이는 소금(분량 외)으로 껍질을 비빈 다음 물로 씻고 3cm 길이로 썰어 세로로 4등분한다. 3 방울토마토는 가로로 반을 자르고 생강은 얇게 썬다. 4 볼에 방울토마토, 오이, 무, 당근 순서로 넣은 다음, 소금은 2분의 1 작은술을 뿌려둔다. 5 뚜껑이 있는 내열용기 밑에 다시마를 깔고 3의 야채와 건포도를 넣는다. 6 냄비에 절임액 재료를 모두 넣어 한소끔 끓인다. 7 절임액이 뜨거울 때 ④에 붓고 랩으로 표면을 직접 덮어 누름돌로 눌러 절인다. 가려 먹어야 하는 이유채식처럼 아주 엄격하진 않지만 매크로비오틱 식생활에서도 고기와 계란, 유제품은 ‘피하면 좋은’ 음식으로 분류된다. “닭고기, 계란, 유제품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극 양성)가 강하기 때문에 인체의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원칙적으로 금하지는 않지만 심한 병을 갖고 있거나 증상이 있을 경우엔 금지하기도 합니다. 옛날에 비해 현대인들은 이런 음식을 과도하게 너무 많이 먹고 있죠. 아토피나 난치병 등 예전에는 없던 병들의 원인도 이를 의심해볼 만합니다. ” 매크로비오틱의 기본인 자연의 생명을 얻고, 올바른 생명력을 얻자는 관점에서 본다면 죽어 있는 백미 보다 살아 있는 현미를 먹듯 ‘사체’인 고기나 생선을 그렇게 권하지 않는 대목은 이해가 가는 부분. “에너지를 중화시켜주는 음식을 곁들이면 좋죠. 고기를 먹을 때는 강한 양성을 완화해주는 마늘, 고추, 향신료 등 극음성을 지닌 식재료와 함께 먹던지, 생선이라면 해독 기능이 있는 무, 생강 등을 같이 섭취하는 식으로요. 어떤 나라 음식이라도 전통적인 식생활에는 지혜가 많이 담겨 있어요. 한국, 일본 등 동양은 물론이고 심지어 서양의 스테이크(극양성)에는 감자,버섯(극음성)을 곁들이죠. 고기를 조리할 때 마늘, 후추, 향신료를 사용하고 사과를 먹는 습관도 고기를 해독하는 방법이에요.” 하지만 피곤하면 단맛이 당기고, 고기의 힘을 빌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니던가? “고기를 먹으면 양기 때문에 체력이 보충된다, 커피의 음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는 건 매크로비오틱의 음양 원칙과도 통하는 부분입니다. 단, 평소 그런 음식을 과식하지 않은 경우에는 효과적이죠. 현대인들은 매일 매일 고기, 생선을 먹고 커피, 케이크, 과자를 먹습니다. 오히려 몸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많이 먹어서 몸이 무겁고 피곤해지기도 하죠. 영양 과다 상태인 현대인들은 몸에 좋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먹는 것보다 몸에 부담을 주는 음식을 먹지 않고, 잘 배설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요” 식습관을 바꿔보려고 한 번쯤 시도해 본 이라면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 거다. 특히 설탕의 중독성은 마약만큼이나 끊기 힘들다. 갑자기 당분이 떨어졌을 때 떨리는 손으로 초콜릿 포장을 뜯어 입 안에 털어넣으며 의 유오성이 떠올렸더랬다. 에디터만큼의 의지박약이라면 먹긴 먹되 좋은 것을 선택할 것. “먹을 때 죄책감을 가지거나 몸에 안 좋을 거라 생각하면서 먹으면 더 좋지 않아요. 단것이 먹고 싶을 때는 조리 시 설탕보다는 메이플 시럽이나 꿀, 조청을 사용하세요. 커피는 유기농 커피를, 커피 믹스가 아닌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고, 음료수는 생과일 주스를, 빵은 천연 효모빵을. 아이스크림 보다 팥빙수를 먹는 거죠.” 머리가 멍하고 피곤할 때는 소금(천일염)을 소량 핥거나, 우울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그 중에도 자몽처럼 쓴맛이 나는 100% 생과일 주스를, 화가 날 때는 달콤한 맛의 사과 생과일 주스 등이 도움이 된다. 집중을 요할 때는 다시마를 씹을 것. “외식이 잦다면 여러 재료가 섞여 복잡한 과정을 거친 요리보다는 심플한 요리가 몸에 부담이 덜 돼요. 예를 들면 햄버거 보다 샤브샤브가 더 좋은 것처럼. 몸의 음양 밸런스가 깨지면 계속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되는데 현미밥을 중심으로 한 식단, 매크로비오틱 식생활을 계속하면 언제부턴가 극단적인 에너지를 지닌 음식을 원하지 않게 돼요.” 신체의 밸런스가 컨트롤되면서 고질적인 질병들도 완화됐다는 것이 그녀의 경험이다. “매크로비오틱은 대처 치료가 아닌 근본 치료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립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죠. 사실 완치가 목적은 아닙니다. 감기에 걸렸다가 나은 후에 관리가 소홀하면 다시 감기에 걸리듯 개선된 상황을 이어나가는 것이 목적이죠. 저도 아토피를 치료했다기보다는 잘 사귀는 방법을 배운 것이라고 할까요? 아토피 증상의 완화와 더불어 변비, 생리통도 사라지고 눈동자도 맑아졌죠.” 가장 큰 변화는 정신적인 것이었다. 주어진 자연과 몸,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식생활을 즐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환경까지 생각하게 된 것(매크로비오틱 조리법은 야채를 데친 물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모두 사용한다). ‘먹는 데 뭐 그렇게까지 유난을 떠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을 먹는가가 그 사람을 만든다”는 매크로비오틱의 간단한 진리만 기억한다면 지금처럼 ‘쓰레기’ 같은 음식은 먹지 않지 않을까?*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0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