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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님 블레이저 재킷은 240유로, V. Level. 주머니에 스터드 장식이 돼 있는 가죽 베스트는 530유로, Marni. 인어처럼 몸에 피트됐다가 퍼지는 드레이프 드레스는 Dolce & Gabbana. 에나멜 소재의 네크리스는 Chanel.
CLIMAX OF LIYA KEBEDE 아름답고 다재다능한 모델 리야 케베데는 최근 미국에서 그녀의 고향 여성들이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아동복 라인을 론칭했다. 이브 생 로랑, 돌체 앤 가바나, 샤넬의 얼굴로 활약했던 그녀는 이제 영화계에서 러브 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오스카에서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는 감격적인 장면을 상상한다. TEXT GINI ALHADEFF
리야 케베데는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로 ‘Lemlem’이다. ‘절정에 달하다’는 뜻의 이 단어는 배우와 모델로서 최고 위치에 오른 그녀에게 딱 맞는 이름이다. ‘Lemlem’은 그녀가 론칭한 아동복 라인의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그녀의 고향인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Addis Abeba)의 여성들이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아동복 라인은 곧 여성복 라인도 만나볼 수 있다. 담청색과 붉은색 자수가 놓인 얇은 흰 천으로 만드는 아동복을 론칭하게 된 이유는 고향의 방적공과 자수를 놓은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아프리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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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밀리터리 스타일의 점퍼는 Juicy Couture. 가죽을 패치워크한 바이커 재킷은2238유로, Just Cavalli. 거즈와 실크 소재를 패치워크한 맥시 드레스는 Givenchy Haute Couture by Riccardo Tisci. 캐시미어 자카드 소재의 스카프는 Lemlem, 레깅스는 Calzedonia.
3 코튼 소재 트렌치코트는 Juicy Couture. 벨벳 자수가 수놓아진 시폰 드레스는 Alexander McQueen. 튀튀는 87유로, Dimension Danza. 체인 목걸이는 Yves saint Laurent.
처음 그녀를 방직 공장으로 데려간 건 아디스 아바바의 시장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와 노동자들 그리고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한다. 그녀는 바로 실행에 옮겼다. 세 살 난 딸 레이와 곧 아홉 살이 되는 아들 슐에게 예쁜 옷을 입히는 것이 그녀의 즐거움 중 하나였던 것도 큰 이유가 됐다. 브루클린의 윌리엄버그와 부시위크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그녀는 밀리터리 룩 재킷에 난생처음으로 롤러 브레이드를 신었다. 매일 그런 차림으로 다니는 사람처럼. 매디슨 애비뉴에 있는 산탐브로스에 카푸치노아 브리오슈를 사러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맨해튼의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사는 그녀에게는 일상적인 일일 수도. 물론 롤러 브레이드는 신지 않은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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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밀리터리 무드의 점퍼는 Max&Co. 점퍼 위에 걸친 레더 재킷은 520유로, Freddy The Club. 튤 소재에 레이스로 트리밍한 뷔스티 드레스는 Dolce & Gabbana. 체인 목걸이는 Yves saint Laurent.
5 후드가 달린 방수 기능의 판초는 Burberry Brit. 밀리터리 스타일의 재킷은 Mango. 자수 디테일의 이브닝 가운은 Valentino. 테이프처럼 스카프가 줄줄이 달려 있는 드레스는 1438유로, Moschino Cheap and Chic.
팔을 조금 움직여 앞으로 몸을 기울인다. 손을 허리에 얹고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지만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다. 그리고 균형을 잃지 않은 채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바로 그녀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를 뉴욕 주재 프랑스 사립학교(Lycee Francais)에 입학시킨 어머니 덕분에 그녀는 영어만큼이나 프랑스어를 잘한다. “18세에 파리로 떠났죠. 상당히 힘든 시간들이었어요. 오디션이 있다고 하면 전 세계에서 길쭉길쭉한 다리를 가진 몇 백 명의 소녀들이 이곳으로 오곤 했죠. 그 가운데 줄을 서 있다 보면 여기서 어떻게 하면 눈에 띌 수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그러다 시카고로 갔어요. 그곳은 신인 모델이라도 일자리를 구하기 쉬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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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박시한 데님 소재의 더블 브레스트 재킷은 Missoni. 폴카 도트 패턴의 깃털 볼레로는 6600 유로, Moncler Gamme Rouge. 밀리터리 스타일의 재킷은 Dondup. 벌룬 스타일의 실크 드레스는 5620 유로, Wunderkind. 명주 소재의 튀튀는 87유로, Dimension Danza. 코튼 소재의 스카프는 Calzedonia.
7 튤 소재를 층층이 이어붙인 뷔스티에 드레스는 RS Couture. 드레스 위에 겹쳐 입은 탱크 톱은 20유로, Etam. 트렌치코트는 Henry Cotton’s. 밀리터리 재킷은 310유로, Zadig & Voltaire. 스카프로 사용한 시폰 소재 톱은 1062유로, Amen. 양말은 Calzedonia.
하지만 그때 제 목표는 뉴욕이었어요.” 이런 목표를 모델 에이전시에 이야기하면 매니저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그게 진짜 가능할 것 같냐고 물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리야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에티오피아를 찾았고 클럽에서 케이시라는 매력적인 은행원을 만난다. “우리는 한눈에 서로가 인연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어요. 그는 런던에 있었지만 주로 홍콩에서 일했죠.” 둘은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기기로 결정하고 소호에서 생활하게 된다. 결혼은 했지만 리야는 성은 바꾸지 않았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성을쓰지 않아요. 본인의 이름을 쓰고, 아버지의 이름을 쓰고 그리고 할아버지의 이름을 쓰죠. 그래서 미국 비자를 신청할 때, 제 이름 리야를 쓰고 아버지 이름인 타페스를 쓰고, 할아버지 이름인 케베데를 썼어요. 그러다가 아버지에게는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가운데 이름은 빼고 지금의 리야 케베데가 된 거죠. 케이시의 경우에는 더 웃겨요. 본인 이름은 케이시인데 우연찮게 그의 아버지 이름이 케베데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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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밀리터리 무드의 트렌치코트는 Juicy Couture. 레이스 소재를 여러 겹으로 뭉쳐 크레페처럼 만든 톱은 Viktor & Rolf. 튀튀는 Dimension Danza. 벨트처럼 연출한 골드 네크리스는 Jo No Fui.
9 코튼 소재 점퍼는 522유로, Dondup. 칼라가 구깃구깃한 체크 셔츠는 745유로, Balenciaga by Nicolas Ghesquiere. 시폰 플리츠 장식의 드레스는 Chanel Haute Couture.
뉴욕의 어떤 에이전시도 그녀를 반기지 않았다. 그리고 열두 번째 오디션. 이번에 또다시 퇴짜를 맞으면 곧바로 학업으로 방향을 돌리리라 마음먹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좋아요. 우리와 일하죠.”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10분 동안 온세상이 제자리에 있는 것 같을 정도로 믿지 못했어요.” 어느 날 랄프 로렌의 쇼에서 톰 포드를 위한 새로운 얼굴을 찾고 있던 제임스 스컬리의 눈에 띤 그녀는 밀란으로 가자는 제안을 받는다. 스컬리를 통해 리야의 사진을 본 톰은 그녀의 사진만 보고 흔쾌히 승낙했다. “당시 전 임신 중이었어요. 입덧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그런 그녀를 위해 남편 케이시가 밀란에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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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지퍼가 달린 카키 컬러의 코트는 Celine. 튤 소재 위에 그물 장식을 한 뷔스티에 드레스는 Chanel. 카고 팬츠는 Playlife. 코튼 스카프는 Franco Ferrari. 어깨에 장식한 군화 스타일의 롱 부츠는 Jean Paul Gaultier.
11 스터드 장식의 데님 재킷은 1995 유로, D&G. 코튼 소재의 트렌치코트는 429유로, Henry Cotton’s. 얇은 명주 실이 반원 모양마다 달린 시폰 소재의 화려한 드레스는 Valentino Haute Couture. 스카프로 사용한 격자무늬 셔츠는 Burberry Brit.
밀란에 있는 구찌 쇼룸 앞에 그녀를 세워놓고 “바로 앞쪽 바에 있을 테니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라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한참을 기다렸다 톰 포드를 만났다. 톰 포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어느새 워킹을 하고 있었다. 현기증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때부터 리야는 이브 생 로랑, 돌체 앤 가바나, 샤넬의 얼굴이 되어 전 세계 패션계에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2007년에는 자신의 아동복 브랜드 ‘Lemlem’을 론칭한다. “브랜드 이름을 정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케이시의 엄마가 늘 우리 딸을 ‘Lemlem’이라고 부르고 있었어요.” 2005년 리야는 WHO에서 선정한 엄마와 신생아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Goodwill Ambassador’로 임명되기도 했다. “1분에 한 사람꼴로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다가 죽어요. 그것도 치료 방법이 버젓이 있는데도 말이죠.” 그녀가 알자지라와 CNN에서 담담한 눈빛으로 했던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감사하며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전 세계 여성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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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망토처럼 두른 코튼 스커트는 420유로, Jo No Fui. 플리츠 주름의 새틴 소재 드레스는 D Squared. 코튼 톱은 Diesel. 양말은 Calzedonia.
13 포켓이 달린 코튼 재킷은 533유로, Dondup. 밀리터리 재킷은 Messagerie. 실크 소재의 풍성한 드레스는 1만1000유로, Bottega Vaneta.
파티 의상으로 갈아입으며 그녀는 이 의상은 오스카 시상식에 잘 어울리겠다며 중얼거린다. 어쩌면 그녀는 얼마 전 촬영이 끝나 베니스영화제에서 선을 보인 를 떠올리고 있는 듯했다. 영화는 1990년대 톱 모델이 된 소말리아의 와리스 디리(Waris Dirie)의 생을 다룬 것이다. 리야는 이미 로버트 드 니로의 영화 와 니콜라스 케이지의 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그녀는 그 영화에서 사실 누드 신이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꿨다고 살짝 고백했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우리는 중국영화, 일본 만화영화, 뱀파이어영화, U2 콘서트에서 알게 된 보노, 이스트 햄튼에서 보낸 가족의 여름 휴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리고 역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백악관에 흑인 대통령이라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죠.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게 당연한 일이 되는 거예요. 제가 미국 시민권을 얻자마자 한 일이 바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지는 일이었어요!”
*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2월호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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