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고 시크한 스트리트 룩과 엘레강스한 하이 엔드 패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관능적이고 와일드한 이미지에 갇혀있었던 레오퍼드의 앙큼한 반전이 시작됐다. 세련되고 시크한 스트리트 룩과 엘레강스한 하이 엔드 패션으로 돌아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트렌드 최전선에 섰다.::레오퍼드, 레오파드, 호피, 에르메스, 클로에, 이자벨 마랑, 알렉산더 왕, DKNY, 돌체&가바나, 발렌티노, 엘레강스한, 하이엔드, 세련된, 럭셔리한, 엘르, 엘르걸, elle.co.kr:: | ::레오퍼드,레오파드,호피,에르메스,클로에

입을 열면 뽀얀 입김이 새어나오고 코끝이 알싸해지는 겨울이 되면 트렌드라는 이름을 달고 어김없이 돌아오는 레오퍼드 아이템! 앙칼지게 발톱을 세운 암코양이처럼 검은 반점이 콕콕 박힌 호피 무늬를 한번쯤은 시도해보고는 싶지만 망설이게 되는 이유가 있다. 자칫 과하게 입으면 기름기가 좌르르 흐르는 탐욕스러운 복부인이 연상되고, ‘치명적인 유혹’ 정도 되는 타이틀을 달아주어야 할 것 같은 삼류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둔갑하기 십상이며, 언더적인 이미지가 짙게 배인 펑크 룩의 전형이라는 꼬리표가 끈질기게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레오퍼드는 광활한 아프리카의 평원을 날쌔게 가로지르듯 능숙하게 스트리트 룩, 하이 엔드 패션 양쪽 모두 신속하게 침투했다. 섹시함은 덜고 시크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street charm로베르토 카발리가 그리는 관능적이고 야성적인 레오퍼드, 날카롭게 커팅된 슬림한 펜슬 스커트의 라인처럼 섹시미가 흐르는 돌체&가바나의 그것처럼 자극적인 이미지의 레오퍼드는 이번 시즌 이자벨 마랑 컬렉션을 보는 순간 우리의 뇌구조에서 말끔하게 사라졌다. 화장기가 거의 없는 안야 루빅이 레깅스 팬츠와 느슨한 티셔츠 차림에 레오퍼드 퍼 재킷을 걸친 채로 런웨이를 유유히 걸어나왔을 때, 에디터들은 레오퍼드라는 의외의 선택에 고개를 잠시 갸우뚱했지만, 여유롭고 말간 프렌치 시크 룩에 자연스레 융화되어 기름기는 쏙 빠진, 담백한 모습으로 변모한 레오퍼드를 보고는 이내 눈빛을 반짝였다. 이것은 하이엔드 룩을 제치고 런웨이를 점령한 스트리트 패션 트렌드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지금 쇼장 밖에서 올슨 자매는 에르메스 35 켈리백에 빈티지 레오퍼드 코트를 매치하고, 미란다 커는 레오퍼드 미니 스커트에 남자친구인 올랜드 블룸의 것으로 보이는 박시한 재킷을 레이어드한다. 헐리웃 걸스타들의 하이&로 믹스 매치 방식에 대해 집대성한 디스퀘어드2 바이블에 따르면 레오퍼드는 빈티지 데님, 펑키한 체크 셔츠, 로큰롤적인 스터드와 함께 레이어드하면 쿨하고 세련되게 입을 수 있다. 미스 식스티 쇼에서는 뷔스티에 풍의 와이드한 버클 벨트와 매치한 파워 숄더 점프 수트로 한껏 다운타운적인 분위기에 심취했다. 오프닝 세레모니를 통해 두번째 컬렉션을 발표한 클로에 셰비니는 애니메이션 ‘고인돌 가족’이 연상되는 볼드하고 귀여운 애니멀 프린트 니트 아이템을 내놓았는데, 매장에 진열되자마자 단숨에 솔드 아웃을 내걸었다고! 이렇게 영스터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레오퍼드는 겨울 아이템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2010 S/S 컬렉션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아메리칸 스포티를 컨셉트로 컬렉션을 발표한 알렉산더 왕은 이번 시즌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잇슈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가 ‘퍼기 번디 뮬(Puggy Bundy mule)’이라고 애칭을 붙인 레오퍼드 웨지 뮬일 것 같네요. 사실 패브릭을 모두 다 써버려 이제 그 신발은 만들 수가 없죠. 바이어와 에디터들에게서 문의가 빗발치는 제품이예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샘플이라도 꼭 사고 싶다고 애원하더군요.” 멀버리는 요즘 가장 옷을 잘입는 브릿 걸 알렉사 청에게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알렉사 백’을 출시할 예정인데, 달콤한 캔디 컬러의 레오퍼드 패턴 또한 메인 테마로 자리잡았다. 청순한 케이트 보스워스가 컷아웃 보디컨셔스 미니드레스에 송치 소재 레오퍼드 슈즈를 매치하고, 심플한 셔츠 차림에 와일드한 레오퍼드 백을 드는 케이트 모스처럼 포인트 액세서리로 레오퍼드를 선택하는 것 또한 현명한 방법이다. high-end femme살짝 삐끗해도 천박함의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도가 아주 높은 아이템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하고 풍족했던 시대를 대표하는 우아한 여인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는 것 또한 레오퍼드다. 펑키하고 대담한 디스코 룩에 빠져 있던 레오퍼드가 이번 시즌에는 최상류층을 위한 하이엔드 웨이로 당당히 발길을 돌렸다. 40년대 레이디 라이크 트렌드와 함께 레오퍼드는 DKNY, 돌체&가바나, 에르메스, 발렌티노 등의 런웨이를 엘레강스한 숙녀의 발걸음으로 가로질렀다. 펑크적인 요소로 꼽히던 레오퍼드가 럭셔리 마켓에서 빛을 발한 것은 지난 시즌 랑방 컬렉션에서부터 이어져온다. 랑방의 신사 알버 앨바즈는 풍성한 드레이프가 돋보이는 센슈얼한 새틴 드레스에 레오퍼드를 잔뜩 그려넣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크리스털 액세서리와 매치해 파리지엔 특유의 지적인 화려함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레오퍼드가 주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일찌감치 캐치한 블루 마린의 안나 몰리나리 여사는 소프트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레오퍼드 아이템으로 페미닌한 비지니스 우먼과 숙녀의 나잇-아웃을 위한 룩킹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고, 레오퍼드의 섹시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돌체&가바나 듀오는 이번 시즌 볼륨이 넘실대는 쿠튀르 풍의 레오퍼드 투피스로 과장되고 풍요로웠던 시대를 회상했다. 여자들이 원하는 모든 컬러와 디자인을 종합 선물 세트처럼 한꺼번에 풀어 낸 드리스 반 노튼 컬렉션에도 레오퍼드 패턴이 빠질 리 없었다. 레오퍼드를 사랑하는 또 한명의 패션 히어로, 존 갈리아노는 이번 크루즈 룩을 위해 므슈 디올의 뮤즈였던 미차 브리카르(Mitzah Bricard) 여사가 사랑했던 룩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엄격하면서도 화려했던 마담 브리카르만의 클래식 룩은 그녀가 사랑했던 라일락 컬러와 레오퍼드 프린트를 베이스로 하늘하늘한 레이스와 아름다운 펄 디테일과 함께 표현되었다. 이처럼 레오퍼드는 그간의 굴욕적인 이미지를 벗고 세대를 아우르는 트렌디하고 고급스러운 무드로 발돋움했다. 디자이너들이 추출해 낸 레오퍼드의 시크하고 우아한 매력을 200% 살리기 위해서는 ‘절제의 미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염두해두자.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