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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홀릭 일러스트레이터, 캐서린과의 인터뷰

낮에는 리복의 의류 디자이너로 일하고, 밤에는 열정어린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로 변신한다. 편애하는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 컷들을 그려낸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가득한 블로그도 운영중이다. 패션 홀릭 일러스트레이터, 캐서린과의 인터뷰.

프로필 by ELLE 2010.01.22


Q <엘르걸> 독자들에게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한다면.
A 캐서린 일리스 로저스(Kathryn Elyse Rodger)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의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조지아 주에서 태어나 자
   랐으며,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다. 현재는 보스턴에서 리복(Reebok)의 의류 디자인
   을 하고 있다. 패션 일러스트에 흥미가 생겨 혼자 작업을 하다가, 2009년 3월 ‘PaperFashion(
www.paperfashion.wor
   dpress.com)’
이라는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블로그를 만들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Q 패션 일러스트에 관심갖게 된 계기는.

A 난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일러스트레이션을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었다. 그저 디자인을 하는 과
   정의 일부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즐기고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재미삼아 주변 사람들에게 줄 안부카드
   등에 패션 일러스트를 그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하다보니 패션 일러스트의 매력과 재미에 푹 빠져들었고, 결국
   ‘PaperFashion’이라는 나만의 패션 일러스트 블로그도 만들게 됐다. 사람들이 내 작업에 관심을 보이고 궁금해할
   때 너무 행복하다.

Q 당신이 생각하는 패션 일러스트의 매력은.

A 나는 기본적으로 모든 종류의 ‘그리기’를 즐기고 사랑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패션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이유는, 특
   유의 ‘자유로움’과 ‘제한없음’의 특성 때문이다. 나는 패션 일러스트를 통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 옷의 구조, 소
   재, 디자인 등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가지 구상을 할 수 있다. 다양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나만의 패션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무척 재미있는 경험이다.

Q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가장 요구되는 능력이 있다면 무엇일까.

A 정규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얻은 다양한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의지와
   순발력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산업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현재의 직업은 패션 디자이너이고, 또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일들을 접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내고 뛰어들어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생각한다.  

Q 당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A ‘행복’과 ‘열정’이 아닐까 싶다. 나는 늘 모든 것들을 즐기고, 일러스트를 그리는 동안은 평소보다 두 배는 더 행복해
   진다.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후 관련 분야의 일자리를 찾아보았지만, 늘상 3D 상품들을 스케치하고 디자인
   해야 한다는 제한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결국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한 학기 동안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며 패션이
   야  말로 나의 ‘진짜 열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낮에는 최선을 다해 옷을 디자인하고, 퇴근 후에는 패션 일러스트를
   그리며 시간을 보내는 요즘,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Q 영감을 얻기 위해 접속하는 여러 웹사이트와 블로그 중 즐겨찾기 1, 2, 3순위를 공개하자면. 

A 나는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서핑한다.
   그중에서 즐겨찾기 1순위는 ‘Le Fashion(lefashionimage.blogspot.com)’, 2순위는 ‘Design Love Fest(
www.
   designlovefest.com
), 3순위는 ‘The Sartorialist(thesartorialist.blogspot.com)’. 이 세 곳에서 신선한 아이디어와
   일러스트레이션에 도움이 될만한 소스를 많이 얻는 편이다.

Q 특별히 좋아하거나 영향받은 아티스트는.
A 노먼 록웰(Norman Rockwell)과 젠 스탁(Jen Stark)이다. 두 아티스트는 스타일도 매우 다를 뿐더러, 다른 세대에
   속해 있다. 노먼 록웰 같은 경우는 20세기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아티스트다. 나 역시 작업들에
   현실적인 부분을 많이 반영하려고 애쓰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내가 추구하는 바와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에 젠 스탁은 멋진 입체 종이 조형물들과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현대 아티스트다. 그녀가 사용하는 색감
   들은 너무나 감각적이라서 그녀의 작품들을 보면 혹 하지 않을수가 없다.

Q 가장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나 브랜드를 꼽자면.
A 하나만 콕 집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좋아하는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모스키노 칩 앤 시크
   (Moschino Cheap and Chic)는 정말 재미있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브랜드다. 내가 경험했던 첫번째 런웨이 쇼가
   밀라노에서 본 모스키노 칩 앤 시크의 쇼여서 그런지, 더욱 관심과 애착이 간다. 그 외에 최근 보았던 쇼들을 떠올리
   면,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과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크리스 벤즈(Chris Benz)의 디자인이
   기억에 남는다.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이다.

Q 작업에 임할 때 주로 어떤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는지.
A 나는 작업을 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고 싶어하는 편이다. 다른 사람들이 주변에 있거나 소음이 있을 땐 완전
   히 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늘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하는데, 음악의 장르를 선택하는 기준은 지극히 개인
   적이다. 그 날의 내 기분,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작업의 성격에 따라 음악 선곡도 다르게 한다.

Q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 열중하고 있는 일들은 뭔가.
A 조금씩 하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친구들을 만나거나 여가 생활을 즐길 여유가 없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그
   만큼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 ‘코치(Coach)’의 할리데이
   기프트 아이템 제작에 참여하게 되어 새로운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다. 또 나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숍(
www.etsy.com/shop/kathrynelyse)도 운영중인데, 개성있는 일러스트를 소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주문이 많아서 바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Q 패션 일러스트를 그리기 위해선 패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점은.
A 디자인을 전공했고, 실제로 의류 디자인을 하고 있긴 하지만, 패션은 여전히 어렵고 공부할 게 많다. 특히 패션을 눈
   으로 보고 느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나만의 스타일로 소화시킬 줄 알아야 멋진 일러스트를 그려낼
   수 있는 법. 시시각각 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민첩하게 캐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매일 다양한 종류의 패션
   웹사이트, 디자이너 블로그에 접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컬렉션 북이나 패션잡지 등도 늘 곁에 두고 보는 편이다. 실제
   로 내 블로그에는 각 패션 브랜드들이 쇼에서 선보였던 컬렉션 컷을 내 나름대로 스케치한 일러스트가 꽤 많은데, 이
   를 통해 시즌별 트렌드나 코디네이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Q 언젠가 꼭 이루고픈 꿈이 있나. 결국 당신이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인가.
A 지금 내가 가장 아쉬운 건 바로 ‘시간’이다. 낮에 디자이너로 일하는 것도 물론 즐겁지만, 그보다는 일러스트 작업에
   좀 더 몰두하고 싶기 때문이다. 언젠가 풀 타임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는 것, 그래서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중심으로 
   한 일러스트 북을 출간하는 것이 꿈이다. 또한 오래전부터 품고 있는 더 큰 꿈은 바로 나만의 일러스트레이션 스튜디
   오와 숍을 오픈하는 것. 온종일 내가 좋아하는 일러스트 작업에 파묻혀 일하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아티스트를 꿈꾸는 <엘르걸> 독자들에게 한 마디.
A 무엇보다도 진짜 당신의 열정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얼마의 시간 
   이 걸리든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단 한 번 뿐인 소중한 삶에서 내가 정말 원하고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만
   큼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



*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월호를 참고하세요!

Credit

  • EDITOR YOO JOO 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