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웨이에 천연히 피어난 꽃, 패션 브랜드가 사랑한 플로리스트 루이-제로드 카스토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런웨이에 천연히 피어난 꽃, 패션 브랜드가 사랑한 플로리스트 루이-제로드 카스토르

생 로랑부터 루브르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모두를 매료시킨 그만의 황홀한 작품 세계.

박지우 BY 박지우 2023.06.27
장장 6일에 걸쳐 펼쳐진 2024 SS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가 마침내 막을 내렸습니다. 황홀한 퐁네프의 야경을 배경으로 성공리에 루이 비통 데뷔를 마친 퍼렐 윌리엄스부터 모델들이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이색적인 연출로 쇼의 서막을 연 디올에 이르기까지, 매년 그래왔듯 수많은 브랜드가 저마다 공들여 준비한 컬렉션과 퍼포먼스를 앞다퉈 선보였죠. 그중 유독 런웨이에 기분 좋은 꽃내음을 흩뿌린 브랜드가 있으니, 주인공은 바로 웨일즈 보너입니다.
 
웨일즈 보너 2024 S/S 컬렉션웨일즈 보너 2024 S/S 컬렉션웨일즈 보너 2024 S/S 컬렉션웨일즈 보너 2024 S/S 컬렉션웨일즈 보너 2024 S/S 컬렉션웨일즈 보너 2024 S/S 컬렉션웨일즈 보너 2024 S/S 컬렉션
 
‘마라톤’이라는 이름답게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를 비롯한 전설적인 육상 선수들이 자리를 빛낸 이번 런웨이는 스포티한 실루엣과 정교한 테일러링의 절묘한 조화로 점철됐죠.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와의 협업 트랙수트와 스니커, 어그와의 협업 로퍼 또한 뒤를 이었습니다. 이윽고 피날레에 이르자, 깨끗한 백색의 안투리움과 코랄빛 스파이더 거베라를 비롯한 형형색색의 꽃다발을 안아 든 모델들이 런웨이를 수놓았는데요.
 
@castorfleuri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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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봐도 예사롭지 않은 감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프랑스 기반의 플로리스트 루이-제로드 카스토르였습니다. 꽃꽂이에도 건축적인 실루엣이 존재한다면 아마 그의 작품과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요? 커다랗고 투박한 화병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가득 담긴 꽃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단순한 감탄을 넘어 경외감마저 절로 들죠. 마치 거대한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 압도되듯, 만개한 꽃들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사로잡히는 기분이랄까요. 비정형적인 이파리들이 한데 얽혀 자아내는 오묘한 조화와 수채화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색감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고요. 실제로 다수의 저명한 패션 디자이너들 또한 이토록 섬세한 그의 작품 세계에 매료된 나머지, 끝없는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칠흑같이 어두운 블랙 바카라를 주문했고, 크리스토퍼 르메르는 예의 단정한 그만의 실루엣을 닮은 이케바나에 찬사를 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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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본 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골동품 중개인으로 활동하며 아르 데코 스타일을 탐독했습니다. 그러던 중 호주 시드니 기반의 플로리스트 리사 쿠퍼의 작품에 마음이 동해, 2017년 파리 마레 지구에 작은 아틀리에의 문을 열게 되는데요. 이후 오늘날까지 로컬 도예가 장 로저와 마틸다 마틴의 손끝에서 탄생한 꽃병과 미색의 벽, 자연광을 캔버스 삼아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샤넬은 물론 발렌시아가, 셀린느, 지방시, 꼼 데 가르송, 알라이아, 아크네 스튜디오, 마린 세르 등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죠. 지금은 세상을 떠난 버질 아블로도 그의 작품에 단박에 마음을 빼앗겨 환호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고요. 비단 패션계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스,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를 비롯한 문화계의 러브콜 또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23 멧 갈라에 샤넬 1990/1991 FW 레디 투 웨어 컬렉션 속 새틴 뷔스티에 드레스를 걸친 채 등장한 블랙핑크 제니.디올 2023 SS 컬렉션로에베 2023 SS 여성복 컬렉션
 
가브리엘 샤넬의 화이트 까멜리아부터 크리스찬 디올의 비밀의 정원, 조나단 앤더슨의 강렬한 안투리움에 이르기까지, 꽃은 오래도록 패션 디자이너들의 변함 없는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아름다운 색감과 다채로운 실루엣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재단해 낸다는 점에서 플로리스트와 패션 디자이너는 꽤나 많이 닮아있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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