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톤’이라는 이름답게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를 비롯한 전설적인 육상 선수들이 자리를 빛낸 이번 런웨이는 스포티한 실루엣과 정교한 테일러링의 절묘한 조화로 점철됐죠.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와의 협업 트랙수트와 스니커, 어그와의 협업 로퍼 또한 뒤를 이었습니다. 이윽고 피날레에 이르자, 깨끗한 백색의 안투리움과 코랄빛 스파이더 거베라를 비롯한 형형색색의 꽃다발을 안아 든 모델들이 런웨이를 수놓았는데요.

@castorfleuri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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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본 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골동품 중개인으로 활동하며 아르 데코 스타일을 탐독했습니다. 그러던 중 호주 시드니 기반의 플로리스트 리사 쿠퍼의 작품에 마음이 동해, 2017년 파리 마레 지구에 작은 아틀리에의 문을 열게 되는데요. 이후 오늘날까지 로컬 도예가 장 로저와 마틸다 마틴의 손끝에서 탄생한 꽃병과 미색의 벽, 자연광을 캔버스 삼아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에르메스, 샤넬은 물론 발렌시아가, 셀린느, 지방시, 꼼 데 가르송, 알라이아, 아크네 스튜디오, 마린 세르 등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죠. 지금은 세상을 떠난 버질 아블로도 그의 작품에 단박에 마음을 빼앗겨 환호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고요. 비단 패션계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스,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를 비롯한 문화계의 러브콜 또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샤넬의 화이트 까멜리아부터 크리스찬 디올의 비밀의 정원, 조나단 앤더슨의 강렬한 안투리움에 이르기까지, 꽃은 오래도록 패션 디자이너들의 변함 없는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아름다운 색감과 다채로운 실루엣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재단해 낸다는 점에서 플로리스트와 패션 디자이너는 꽤나 많이 닮아있는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