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레미 스콧
그는 그간 받아온 사랑과 지지에 감사를 표하며, 자신이 모스키노에 남긴 유산이 자랑스럽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또 “현재 준비 중인 새로운 것들을 하루빨리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라며 향후 행보를 예고해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죠. 무한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지난 10년에 걸쳐 모스키노를 재기발랄하고 신선한 브랜드로 일구어낸 제레미 스콧의 아이코닉한 컬렉션을 꼽아봤습니다.
2014 F/W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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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와 모스키노의 절묘한 만남이 돋보이는 런웨이였죠. 맥도날드의 ‘M’ 로고가 새겨진 스웨트셔츠부터 매장에서 햄버거를 서빙하는 직원을 연상시키는 룩까지, 강렬한 레드와 옐로우 컬러가 런웨이를 수놓았습니다. 샤넬의 퀼팅 백, 트위드, 금장 장식을 오마주한 아이템과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피스들을 비롯해 시리얼, 초콜릿, 젤리 포장지가 프린팅된 드레스도 빼놓을 수 없죠. 과연 ‘패션계의 악동’이라는 별명에 꼭 들어맞는 발칙한 컬렉션이었네요.
2015 S/S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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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만화를 사랑했던 그답게 핑크빛 바비 인형으로 가득 찬 컬렉션이었습니다. 바비의 시그니처 금발 머리부터 롤러스케이트, 캐리어, 샤워 가운까지 작은 디테일 하나마저 놓치지 않았죠. 여기에 쨍한 원색의 도트 무늬 원피스와 모스키노 이니셜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총천연색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2015 F/W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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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 지루할 틈 없이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뽐내온 제레미 스콧. 바비에 이어 이번에는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를 떠올리게 하는 형형색색의 컬러들이 런웨이를 꿰찼습니다. 레드 컬러의 패디드 오버롤과 블루 컬러 톱의 극명한 대비에 샛노란 모자까지 더해져 보기만 해도 장난기 넘치는 ‘마리오 룩’이 완성됐죠. 애니메이션 ‘루니 툰’ 속 캐릭터들이 프린팅된 피스들도 키덜트의 마음을 사로잡기 제격이었는데요. 오늘날 그의 시그니처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테디 베어 또한 후디, 패디드 재킷, 가방 등을 장식했습니다.
2017 F/W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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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등장하는 코믹한 무드의 피스들 탓에 그를 마냥 장난스럽기만 한 디자이너로 단정 짓기엔 이릅니다. 당시에는 한창 가파른 성장세를 그리기 시작하던 온라인 쇼핑 탓에 해마다 쌓이는 약 2500만 톤의 택배 박스가 그야말로 골칫거리였죠. 이에 제레미 스콧은 택배 박스와 테이프를 우아한 카멜 컬러의 수트 셋업으로 재해석하며 재활용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했습니다.
2021 S/S 컬렉션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조치가 한창이던 2020년, 모스키노의 패션쇼에는 사람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줄에 매달린 마리오네트 인형이 18세기에 존재했을 법한 우아한 오트 쿠튀르 풍의 피스들을 걸친 채 런웨이를 활보했는데요. 실제 사람 크기의 옷을 30인치에 해당하는 인형 사이즈로 줄이는 데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다고 합니다. 게다가 모델뿐만 아니라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까지 전부 인형으로 제작한 점도 눈에 띄죠. 그는 “팬데믹, 선거, 사회에 만연한 불안, 불투명한 미래와 같은 스트레스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판타지를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이토록 작은 패션 세계를 즐겨주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