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의 2023 F/W 컬렉션이 공개됐다. 이번 쇼는 로스앤젤레스의 아이코닉 랜드마크인 윌턴 극장에서 선보였다. 2000년대 개라지 록 리바이벌 열풍과 전성기를 주도한 록 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Hello Operator’가 흐르는 가운데 에디 슬리먼의 ‘Age of Indieness’란 타이틀로 이번 컬렉션이 시작됐다. 그의 록 음악과 스타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인디 슬리즈 스타일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쇼가 시작되기 앞서 저널리스트인 리지 굿맨(Lizzy Goodman)과 함께 진행한 에디 슬리먼의 인터뷰가 공개되었다. 리지 굿맨은 2000년대 초반 뉴욕의 음악 신에 대해 집필한 책 〈Meet Me In The Bathroom〉의 저자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제작해 지난달 미국에서 상영했으며,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는 에디 슬리먼의 포토 아카이브 중 이 시대를 반영하는 그의 사진을 활용해 다큐멘터리의 특별 포스터를 제작했다. 2000년대 초반 에디 슬리먼은 디올 옴므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함과 동시에 스트록스(The Strokes), 리버틴스(The Libertines), 프란츠 퍼디난드(Franz Ferdinand), 킬러스(The Killers) 등 당시 뉴욕의 음악 신을 대표하는 록 뮤지션들의 무대 의상을 담당했기에 이 시대의 음악계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런웨이 직후 윌턴 극장 내에서 이기 팝(Iggy Pop), 스트록스(The Strokes), 인터폴(Interpol) 그리고 더 킬스(The Kills)의 실제 라이브 공연이 열리며 우리를 록 페스티벌에 온 듯 희열을 안겨줬다.
이번 쇼의 룩은 에디 슬리먼 특유의 스키니한 실루엣을 반영하면서도 인디 슬리즈 스타일을 그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재킷의 골드 버튼과 프린지 액세서리 라이딩 부츠가 어우러졌고, 골드 페더가 달린 폭스 퍼 재킷, 스키니 라인의 진, 레더 보이 핏 재킷과 타이트한 레더 팬츠 등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남성복에서는 인디 슬리즈의 시대정신을 담아낸 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골드 트림이 눈길을 끄는 레드 블레이저는 영국 왕실 호위병과 프레디 머큐리의 시그너처 의상이 동시에 떠오르게 하고, 플래드 패턴 코트 안의 화이트 셔츠에 더해진 루스한 타이 스타일링은 악틱 몽키즈, 오아시스 등 모던 브리티시 인디 록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과거 록 스타들에 대한 에디 슬리먼의 깊이 있는 탐구와 경의가 느껴졌다. 원시적이면서 새로운 고전주의를 받아들이는 대에 있어 영구성과 반복성이 존재 한다. 이 중 2023년 겨울을 맞이할 당신의 락 스피릿의 초상은 어떤 모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