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긴장감과 설렘 속에 발끝까지 전해오는 저릿한 전율에 도취되던 첫 키스의 순간을 문득 떠올린 건 뵈브 클리코와의 만남 덕분이었다. 브랜드의 시그너처 컬러인 옐로우로 가득한 생기 넘치는 방 안, 해사한 미소를 띤 뵈브 클리코의 와인메이커 마리 샤를마뉴를 마주했다. 기품 있는 태도로 자신의 직업에 대해, 그리고 뵈브 클리코 샴페인 제조법에 대해 당당하고도 자신 있게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은 ‘라 그랑 담’이라 불리던 뵈브 클리코의 바브 퐁사르당 여사를 연상케 했다. 만남을 기념하며 기울인 첫 잔은 뵈브 클리코 옐로우 레이블. 샴페인을 잔에 따르자마자 작고 고운 버블이 리드미컬하게 올라오며 옅은 황금빛 액체의 반짝임을 극대화한다. 한 모금 머금은 순간 입안에 강렬한 크리스피함이 퍼지는데, 잠시 머금고 있으면 서서히 녹아 실크처럼 매끄러운 크리미한 질감이 느껴진다.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풍미가 인상적인 옐로우 레이블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소한 브리오슈 향이 올라오며 뵈브 클리코 특유의 구조감을 선사한다.

뵈브 클리코 옐로우 레이블 / 뵈브 클리코 로제
눈부신 햇살을 담은 뵈브 클리코 옐로우 레이블은 1877년 에두아르 베를레가 탄생시켰는데, 오늘날까지 꾸준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해마다 자연환경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포도 맛도, 수확량도 매번 다를 텐데 뵈브 클리코는 어떻게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와인메이커 마리 샤를마뉴는 ‘블렌딩의 예술(art of blending)’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녀를 포함한 10여 명의 뵈브 클리코 테이스팅 위원이 섬세하고 예민한 블라인딩 테스트 과정을 거쳐 베이스 와인을 선정하고 블렌딩을 통해 뵈브 클리코 샴페인이 탄생한다는 것. 혀가 가장 예민한 시간인 오전 11시에 매일같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하며 500가지 이상의 와인을 블렌딩하며 똑같은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힘쓴다고 한다. 평균적으로 60%의 베이스 와인에 40%의 리저브 와인을 블렌딩하는데 그해에 수확한 포도의 양과 품질에 따라 비율은 조금씩 달라진다.

뵈브 클리코 라 그랑 담 1990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무렵, 대망의 ‘라 그랑 담 1990’이 모습을 드러냈다. “라 그랑 담은 마담 클리코에게 바치는 헌사예요.” 마리 샤를마뉴가 라 그랑 담 1990을 소개하며 말했다. 라 그랑 담은 ‘위대한 여인’이라는 뜻인데 마담 클리코의 인생은 여성으로서, 뵈브 클리코 수장으로서 위대함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27살의 어린 나이에 일찍이 요절한 남편을 대신해 클리코 하우스의 수장이 되어 대담한 결단력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1810년에는 샹파뉴 지역 최초로 기록된 빈티지 샴페인을 만든 그녀. 그뿐인가. 1816년에는 샴페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던 효모 찌꺼기를 완벽히 제거하는 리들링 테이블을 발명해 혁신을 이루기도 했다. 1818년에는 색과 맛, 아로마를 모두 지닌 최초의 블렌딩 로제 샴페인을 발명하는 업적까지 남겼다. 뵈브 클리코가 존재하게 한 장본인이자 오늘날의 샴페인이 있게 한 위대한 여인 마담 클리코를 기리며 완성한 라 그랑 담은 어떤 향과 맛을 지녔을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라 그랑 담 1990은 1988년, 1989년, 1990년의 탁월한 빈티지로 구성해 유명해진 빈티지 3부작 중 하나다. 1.5L 매그넘과 3L 제로보암 사이즈로 선보인 첫 번째 빈티지이기도 하다. 옐로우 레이블이 가볍고 산뜻한 향으로 시작하는 기분 좋은 샴페인이었다면, 라 그랑 담은 좀 더 묵직한 성숙미를 선사한다. 그랑 크루 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활용한 빈티지 와인으로 61%의 피노 누아와 39%의 샤르도네를 블렌딩해 가장 완벽한 밸런스로 블렌딩했다고 평가받는다. 묵직한 보디감 속에서 은근하게 퍼져 나오는 과실 향, 트러플 향 등을 통해 미네랄리티를 느낄 수 있다. 흔히 접하던 브뤼 샴페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복합적인 매력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과 오래도록 즐기며 나누고 싶은 맛이랄까. 과연 마담 클리코가 생전에 이룬 업적만큼이나 위대하고 대담하며 복합적이고 탁월한 샴페인이었다.

MARIE CHARLEMAGNE
프랑스 에페르네의 샴페인 재배 농가 가문 출신인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샴페인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파리 아그로파리테크에서 농경제학을, 몽펠리에 쉬파그로 대학교에서 와인 주조학을 전공하며 국가 디플로마를 받았다. 2년간 미국 오리건주, 호주, 남아공부터 프랑스 부르고뉴까지 다양한 지역의 와인 하우스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는 뵈브 클리코의 와인메이커로 뵈브 클리코 와인메이킹 작업에 관여하고, 뵈브 클리코의 시각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맡고 있다.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문의 | 엠에이치 샴페인즈 앤드 와인즈 코리아 02 - 2188 - 5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