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하디드는 옷장에 한 벌쯤 있는 가장 클래식하고 기본적인 가죽 재킷에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린 카고 바지를 더했다. 투박한 워커와 타원형의 선글라스는 터프한 매력을 배가시킨다. 진정한 센스를 엿볼 수 있는 건 셔츠의 스타일링에서다. 밋밋할 수 있는 톱인데 단추를 두 개만 잠가 배를 드러내서 마치 크롭 톱을 입은 효과를 냈다. 입을 만큼 다 입어본 모델의 솜씨란 이런 것.
모델 왕 벨라 하디드의 레더 블루종 입는 법을 눈여겨보면 이번 시즌 트렌드를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제품을 발라 깔끔하게 빗어 넘기고 꼬리를 빼서 연출한 까치 머리, 매끈한 라인의 레트로 선글라스, 하나로는 아쉬운 더블 벨트 스타일링. 2022년 가을/가을 스타일링의 축약형이니 이 한 장으로 공부하자.
가죽 아우터는 새것처럼 반짝반짝한 것보다 이처럼 반들반들하고 부드럽게 낡은 편이 오히려 멋스럽다. 오래도록 곁에 둘 아이템이니 구매할 때 큰맘 먹고 좋은 제품을 구매하거나 엄마나 남자친구의 옷장, 그도 아니면 빈티지 아이템에서 보물을 발견해도 좋다. 릴리 로즈 뎁은 블루 데님과 흰 스니커즈로 군더더기 없이 스타일링하고, 크롭 톱과 포니테일로 Z세대다운 경쾌한 마무리를 완성했다.
보이프렌드 재킷처럼 넉넉하게 맞는 오버사이즈 레더 재킷 안에 아가일 패턴의 스웨터로 편안하면서도 시크한 파리지엔 룩을 연출한 모델 카이아 거버. 일자로 툭 떨어지는 팬츠와 로퍼 덕에 꾸미지 않은 듯, 애써 노력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매력이 살아난다.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편안하고 여유로운 포즈까지, 때로는 너무 공들이지 않은 게 더 멋진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