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에 나비넥타이를 매치하고 무려 영등포 롯데백화점에서 찍은 돌잔치 사진.
브루나이로 떠난 첫 가족여행에서 핑크색 전통의상을 입고 인생 2회차 같은 모델 포즈를 취했다.
유치원 생일잔치에서 고깔모자를 쓰고 배시시 웃는 어색한 어린이.
열의 아홉은 아들이냐 물었다는 나의 첫 생일. 기념일엔 언제나 클래식한 색동저고리와 함께 특별한 날을 보냈다.
입학식에서 찍힌 ‘자이언트 베이비’의 진짜 베이비 시절.
유치원 학예회 무대에 선 모습. 새하얀 발레복을 입은 것도,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것도,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것도 전부 좋았다.
벽에 걸려 있는 가족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동생이 없었다. 비로소 가족 완전체가 모인 내 다섯 살 생일.
엄마가 준비한 공주 옷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꾸역꾸역 입고 찍은 뽀로통한 표정의 네 살 생일 사진.
뛰뛰빵빵! 인생 첫 차를 뽑은 날, 자동차 색 조합과 깔맞춤한 베레, 드레스가 포인트!
새해 첫날, 가족들과 함께 한복을 입고 세상에서 가장 다소곳한 소녀처럼 포즈를 취했다.
엄마의 시크한 취향이 반영된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고수해 365일 선머슴 같던 여섯 살 여아도 이날만큼은 세상 공주님이었다. 호박만 한 퍼프 장식에 담긴 호박꽃 같은 엄마의 사랑.
‘생일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친오빠 생일에도 핑크 드레스에 레이스 장갑까지 끼고 파티에 참석한 모습.
1992년 여섯 살을 맞아 유치원에서 열린 단체 생일 파티. 색동옷 입고 친구들에게 떡 돌려서 뿌듯했던 하루!
“나 생일 안 싫어해. 고무줄이 무서울 뿐….” 볼륨 있는 드레스에 왕방울 머리끈으로 멋 부린 날.
처음으로 언니와 떨어져 다른 유치원에 입학한 날. 생애 첫 교복을 입고, 아빠의 관심을 독차지하며 행복해하는 모습.
몸보다 큰 인생 첫 케이크 맛에 홀딱 반해버린 돌잔치.
2008년 추석을 기념해 한복을 장만한 날, 꼬까옷 입으면 자연스럽게 나오던 ‘예쁜 짓’.
오빠를 구경하러 태권도장에 간 날, 엉겁결에 기념사진부터 찍으며 도장 최연소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지금과 달리 무조건 앞으로 달려나가던 전성기 시절의 모습. 생일날, 친척들 앞에서 화끈하게 노래 실력을 뽐냈던 모습.
생일엔 한복에 왕관을, 월드컵 땐 ‘BE THE REDS’가 되어 T.P.O를 맞췄던 어린 시절.
난생처음 화장하고 공주 같은 드레스를 입었던 날. 진짜 공주가 된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사촌 언니 결혼식의 ‘들러리’였다는 슬픈 사연.
긴 팔다리를 휘적거리며 유치원 학예회에서 한복 입고 장기자랑을 했던 여섯 살.
생일 ‘파티’인데 정작 파티원은 나 혼자. 우르르 친구들이 모이는 게 부담스러워 엉엉 울다 선생님이 겨우 앉혀 혼자 찍힌 생일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