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4! 한국 상업사진 읽어주는 전시 '언커머셜' #주말에뭐하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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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4! 한국 상업사진 읽어주는 전시 '언커머셜' #주말에뭐하지

일민미술관의 새 전시 <언커머셜>. 현대 한국 상업 사진가 29인의 사진과 이야기가 한데 모였다.

ELLE BY ELLE 2022.04.23
〈언커머셜(Uncommercial)〉 전시 포스터.

〈언커머셜(Uncommercial)〉 전시 포스터.

플로피 디스크에서 CD, USB로. 삐삐에서 폴더폰, 스마트폰으로. 경제적으로 급변하는 시기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렇다면 상업사진은 어떨까?〈언커머셜: 한국 상업사진, 1984년 이후〉(이하 〈언커머셜〉)의 기준점이 된 1984년은 애플의 매킨토시가 광고 제작 공정을 전산화하고 〈월간 멋〉이 글로벌한 패션 무드를 서울에 소개한 연도다. 〈언커머셜〉전은 이 시기부터 지금까지 동시대 한국에서 상업사진이 성취해온 스타일을 조명한다.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1층의 입구에서 비비드한 색감의 그래픽 영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월간 멋〉의 비주얼을 콜라주하여 페이퍼프레스에서 제작한 것. 이 시기의 사진가들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한국 상업사진의 개념과 동향을 바꾸어 놓는다. 
 
텍스트 중심의 기존 패션 잡지와 차별하를 꾀한 비주얼 패션 매거진 〈월간 멋〉을 디지털 환경에서 다시 해석한 섹션.

텍스트 중심의 기존 패션 잡지와 차별하를 꾀한 비주얼 패션 매거진 〈월간 멋〉을 디지털 환경에서 다시 해석한 섹션.

1전시실 ‘상업사진의 뉴웨이브’는 광고 시장이 개방되고 패션 카탈로그 사진의 중요성이 대두된 1980년대를 소개한다. 해외 유학으로 최신 장비와 기술을 습득한 사진가들이 보정 기술이 아닌 순수한 사진만의 힘으로 업계를 한 단계 도약시킨 시기, 김영수, 구본창, 김중만, 김용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광고 시장이 개방되었고 적절한 분업 환경을 갖춘 패션 잡지가 탄생했으며 논노,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국산 브랜드의 변별력 있는 카탈로그 사진이 중요해졌다. 김중만이 찍은 〈월간 멋〉의 창간호 표지를 포함한 30여 권을 함께 볼 수 있다. 구본창이 촬영한 '알렉시오' 카탈로그 화보와 김중만 부부가 모델로 등장한 사진, 김영수의 에스콰이아 컬렉션 사진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나본다.
 
구본창의 알렉시오 화보(1987).

구본창의 알렉시오 화보(1987).

2층으로 올라가면 패션 스트릿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과 김민태가 협업한 화보로 빼곡한 벽면, 뚱뚱한 모양의 옛 TV에서 상영되는 패션 필름이 반긴다. 2전시실 ‘상업사진과 패션’에서는 90년대의 IMF 시대가 주도한 노동시장 개편에 영향을 받아 프리랜서로 전향하거나 독립 에이전시와 스튜디오를 창설한 목정욱, 김형식 등의 사진가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들의 어시스턴트를 거친 후 배출된 신예인 윤송이, 고원태, 김신애 등이 새로운 흐름을 이어간다. 이 시기에는 경량화된 디지털 촬영 장비의 보급으로 여성 사진가가 약진하기도 했다. 전시장에서 1992년에 발간한 국내 최초의 패션 매거진〈엘르〉의 빈티지 커버와 〈엘르〉에 게재되었던 패션 사진을 찾아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패션을 소재로 전개된 1990년~2000년대 상업사진을 탐색할 수 있는 2전시실. 김보성, 홍장현, 목정욱 등 24인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패션을 소재로 전개된 1990년~2000년대 상업사진을 탐색할 수 있는 2전시실. 김보성, 홍장현, 목정욱 등 24인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

패션을 소재로 전개된 1990년~2000년대 상업 사진을 탐색하는 2전시실.

패션을 소재로 전개된 1990년~2000년대 상업 사진을 탐색하는 2전시실.

90년대에는 또 한 번 대중문화 시장의 눈부신 도약이 있었다. 음반, 영화, 잡지 등 콘텐츠 산업 전반에서 사진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 3전시실의 입구에서 마주하는 조선희의 셀러브리티 초상과 안성진의 음반 화보는 익숙한 얼굴의 배우와 뮤지션을 찾아볼 수 있다. 전시장 전반에는 익숙한 영화 사진들이 걸려있다. 영화 포스터가 특정 장면을 기록하거나 암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제작과정에서 독립해 하나의 예술로 관객에게 제시되는 일에 기여한 사진가 오형근의 〈친절한 금자씨〉, 〈장화, 홍련〉 〈공동경비구역 JSA〉 등의 포스터 사진과, 홍장현이 촬영한 〈아가씨〉, 조선희의 작품인 영화〈관상〉과 〈동주〉의 포스터 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프로젝트 룸에서는 한국 최초로 상업사진 스튜디오를 설립한 김한용의 B컷 광고사진 아카이브를 만나볼 수 있으며, 전시 참여 작가들의 활동과 광고사의 주요 연표를 정리한 인포그래픽, 대중문화사의 결정적 순간을 장식한 상업사진도 소개한다.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 독립해 하나의 완성된 예술로 관객에게 제시되기 시작한 영화 포스터 사진.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 독립해 하나의 완성된 예술로 관객에게 제시되기 시작한 영화 포스터 사진.

 
1세대 상업 사진가 김한용의 1960~1980년대 광고 사진 B컷을 모은 아카이브.

1세대 상업 사진가 김한용의 1960~1980년대 광고 사진 B컷을 모은 아카이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오후 3시에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열리니 해설과 함께 더욱 풍요로운 관람을 원한다면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전시는 별도의 사전예약 없이 관람이 가능하다. 



 
〈언커머셜: 한국 상업사진, 1984년 이후〉
기간 2022.4.8~2022.6.26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일민미술관(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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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어시스턴트 에디터 성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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