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우, 다시 연상녀와 열애에 빠지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지현우, 다시 연상녀와 열애에 빠지다

8년 전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지 PD’는 여전히 연상과 열애 중이다. 도대체 뭐가 변했냐고 물으니 낯가림이 수그러들었다 하고, 지금은 무얼하고 있냐고 하니 여유 있는 척 집요해진 자신과 싸우고 있다고 고백한다.

ELLE BY ELLE 2011.11.17



 


화이트 셔츠와 블랙 울 팬츠, 블랙 서스펜더, 벨벳 소재 레이스업 슈즈와 페도라 모두 Dolce & Gabbana.

“이렇게 조용한 촬영은 처음이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는 그래도 늠름하게 카메라 앞에 섰다. 스튜디오는 손님에겐 확실히 낯선 분위기였다. “색달랐어요! 보통은 되게 시끄러운데 차분하게 물 흘러가듯 진행된 촬영이었다.”고 얘기한다. “20대 초반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했어요. 자고 일어나면 일 그리고 일, 이런 일상의 반복이었죠. 이젠 싫으면 싫다고 얘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건 상의도 하고, 뭔가 소통이 되는 시점인 것 같아요.” 낯가림이 수그러든 건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는 뜻일 거다. 2004년에 연기한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지 PD와 중반을 달리고 있는 주말 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의 유빈은 여전히 연상의 여인을 흠모하는 매력적인 연하남이라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그 사이엔 7년이라는 간극이 있다. 충분히 여유로워질 수 있는 시간이다. 한편으론 더 많이 보여서 더 불편한 지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무래도 책임감이 생기니까 스스로에게 짜증도 나고 은근 힘들어요. 연기를 해오면서 제 자신이 이렇게 마음에 안 든 적은 처음이거든요.”



부드러운 캐멀 컬러의 벌키한 니트 톱은 Burberry Prorsum.

지금까지의 연기가 단순한 몰입이었다면 이제는 생각이 많아졌다. 나만 생각하면 되는 줄 알았던 연기가 전체 흐름을 파악하고 어떤 의미에선 연출자의 입장으로 그림을 그리며 진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욕심이 채워지지 않을 때는 속이 시커멓게 탄다. 주말 드라마는 <내 사랑 금지옥엽>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그리고 주연으로 극을 끌고 가야 하는 장편은 이번이 처음!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자신이 연기해야 할 캐릭터가 이해가 안 됐다.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 연상의 유부녀에게 목을 메야 한단 말인가. 물론 선택의 책임감으로 자기 주문을 걸기로 했다. 그리고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고 얘기하는 작가의 확고한 생각에 동의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앞으로의 대사들은 지금까지와 비교도 안 되게 오글거려요. 전 좀 틱틱 대면서 은근슬쩍 감정을 드러내는 스타일인데 저와 정반대의 캐릭터인 거죠. 도전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있지만 저에겐 너무 어려운 숙제이기도 해요.” 다행히 인간적으로나 연기에서나 몹시 미더운 ‘서영희’라는 배우가 곁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운동으로 몸을 다진 남자 배우들은 대개 노출에 적극적이다. 개봉을 앞둔 <Mr. 아이돌> 포스터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초콜릿 복근의 ‘아이돌 몸매’를 선보인 그를 보니 힘든 트레이닝 끝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은 듯했다. “라희찬 감독님을 만나고 바로 트레이너와 운동을 시작했어요. 식단도 닭 가슴살, 바나나, 고구마 같은 것들로 바꾸고 나름 열심히 했죠. 운동하면서 느낀 건 사람이 참 무던해진다는 사실이에요. 예전처럼 잔머리를 굴리거나 하지 않고 뭔가 심플해졌어요. 성격이 좀 예민한 편인데 잡생각도 없어지고 숙면에도 좋고요.” 진행 속도가 빠른 드라마와 달리 영화 촬영은 젊은 배우들에게 꽤 교육적이다. 소통을 배우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방식을 깨닫게 되며 목표의식을 공유하게 만드는 과정의 힘이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니까. 감독이 원할 때까지 몇 번이고 감정을 끌어내는 일은 힘겹지만 결국 배우에겐 득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현우는 을 만나고 멋진 복근은 물론 작업에 임하는 배우의 애티튜드도 배웠다.



와인 컬러 스트라이프 더블 재킷은 Dolce&Gabbana.

“어릴 때 꿈이 ‘스타’였어요. 사실 뭔지도 모르고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얘기한 거였지만. 드라마나 만화, 오락 같이 그 나이 또래의 평범한 남자아이였던 터라 좀 편하게 살고 싶었는데 아버지의 유별난 양육 방침 덕분에 결국 평범함에서 벗어나고 말았죠.” 어릴 적엔 쇼맨십, 리더십,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형이 집안의 기대주였다. 현재를 기준으로 유명세는 지현우가 좀 더 있지만 형 지현수 역시 꾸준히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얼마 전엔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데뷔할 정도니 아버지의 바람을 힘입은 형제는 용감했다. “곧 제가 쓰고 형이 프로듀싱한 싱글 음반이 나올 거예요. 연기가 직업이라면 음악은 휴식의 개념이랄까.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최강희 씨에게 불러주던 노래나 <황금 사과>에 출연할 때 불렀던 ‘화났다’ 같은 곡들이 제가 만든 거예요. 전 가사가 먼저 그 다음에 기타로 멜로디 작업을 해요. 작업한 세 곡의 가사 중 두 곡은 제가, 나머지 한 곡은 최강희 씨가 쓴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에서 빌려왔어요.”



그레이 저지 소재 티셔츠는 Chronicles of Never by Tom Greyhound Downstairs. 카키 컬러 블레이저와  블랙 울 팬츠는 YSL. 레오퍼드 프린트의 페이턴트 슈즈는 Next-Q.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나 뭔가 자극을 받고 싶을 때면 책을 읽는다. 소설은 아니고 <마시멜로 이야기>나 <시크릿> 같은 자기계발서를 열독하는 게 지현우 스타일. 알고 있지만 또 꾸준히 잊어버리는 소소한 삶의 이야기는 가까운 지인의 조언과는 다른 측면에서 이롭다. 음악과는 별개로 질 좋은 휴식을 얻는다는 책 읽기에서 얼마 전 마음을 울리는 한 문장을 발견했다. 좀 뻔할지도 모르는 일상의 명언이 크게 와 닿았던 건 아마도 지금의 상황과 크게 맞아떨어져서였을 거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다는 말이 어느 순간 가슴에 팍하고 꽂히는데 예사롭지가 않네요. 연습이 없으니까 모든 게 실전이니까 허투루 사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죠!” 심플하지만 개인적으론 의미심장할 수 있는 이 다짐은 다른 명언으로 덮어쓰기 전까지, 당분간 이 스물여덟 청년의 일상에 긍정의 영감으로 이어질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1월호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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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채은미
    PHOTO 맹민화
    ELLE 웹디자인 김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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