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로 여행을 떠나는 브랜드를 만났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세기말로 여행을 떠나는 브랜드를 만났다

Y2K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밀레니엄 버그에 감염된 이들이라면 주목! 혼란의 시대에 자신을 실험하며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브랜드들을 만났다.

김지회 BY 김지회 2022.02.15
 

WEAK GENERATION

@WEAKGENERATION.OFFICIAL
위크 제너레이션은
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브랜드다. 패션 에디터 일을 그만두고 쉬는 동안 입고 싶은 팬츠를 만들던 차에 마침 팬츠만 다루는 브랜드가 없어서 가볍게 시작하게 됐다.
 
위크 제너레이션을 입는 사람들은
패션과 음악, 취미 등 자기만의 취향이 확실한 사람들.
 
팬츠의 패턴이나 디테일을 보면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의 스타일이 떠오른다
당시 옷에 쓰인 소재와 디테일을 구현하기 위해 신경 쓰는 편이다. 다만 옷의 핏은 트렌드와 실용적인 면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변형하고 있다.
 
컬렉션에 영향을 준 것
벳시 존슨과 안나 수이, 장 폴 고티에의 90년대 런웨이 컷을 틈날 때마다 찾아본다. 요즘은 걸 그룹 에스파에 빠져 있는데,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Y2K 무드를 동시대에 맞게 풀어내는 방식이 굉장히 흥미롭다.
 
그동안 선보인 아이템 중에 가장 반응이 좋았던 아이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이템을 꼽는다면
가장 반응이 좋았던 아이템은 2020 S/S 컬렉션의 ‘Angel Court’, 유독 마음이 가는 것은 2021 S/S 컬렉션의 ‘Tweaky’다. ‘Tweaky’는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을 그리며 완성한 팬츠인데, 만드는 데 가장 심혈을 기울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이전의 컬렉션과 차별화하기 위해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첫째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로 트렌드에 빠르게 다가가면 갈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내 취향을 살리되 고집하지 않기. 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항상 어렵고 힘들다.
 
위크 제너레이션을 표현하는 키워드는
Weak, Lack, Generation.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곧 나올 새로운 시즌부터 다양한 협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경계 없이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독특하고 기발한 작업을 완성하고 싶다.
 
 

PAX00100

@PAX00100
팩스00100은
론칭한 지 2년 정도 됐다. 순수미술을 전공해 조각과 페인팅 위주로 작업했는데, 어느 순간 폭을 넓혀 브랜드까지 론칭하게 됐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
모든 옷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옷을 찢고, 꿰매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낙서해서 만든다.
 
그동안의 컬렉션을 보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워 보인다
디자인을 할 때 작은 틀조차 두고 싶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의식적으로 타깃을 정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게 시작하고 나니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취향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어 흥미로웠다.
 
브랜드를 표현하는 키워드
사랑, 유니섹스 그리고 조화.
 
세기말의 불안함이 느껴지는 비주얼이 흥미롭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현재 접하고 있는 문화와 시대 현상이 무의식적으로 반영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룩북 작업
매년 모델이 아닌 일반인을 캐스팅해 포트레이트 촬영을 하는데, 각자의 개성이 담긴 사진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디자인한 옷 중 평소 자주 입는 아이템
스프레이로 두서없이 낙서한 옷과 가방.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그가 옷과 예술을 대하던 방식과 사상을 좋아한다. 예술과 비즈니스 경계를 고민할 때 자주 그의 영상과 컬렉션, 회고록을 찾아본다.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디자인 면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
중성적인 것을 중심으로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앞으로 계획
지금보다 현실적인 틀을 잡고, 컬렉션과 옷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싶다.
 
 

DOHYE YUN

@DOHYE.YUN
도혜 윤은
미래지향적 우먼스 웨어이자 비전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후 정체성을 가진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면서 지금의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SNS를 통해 도혜 윤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개성이 강하다
내가 만든 옷을 입는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눈에 띌 만큼 패셔너블하고 화려하다. 기본적으로 모던하지만 와일드한 라이프스타일 또한 즐길 수 있는 사람을 떠올리며 옷을 만든다.
 
Y2K 시대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반영한 부분이 있나
2000년대의 로웨이스트 하의를 좋아하는 편이라 컬렉션에 많이 반영된 것 같다. 또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의 과감함과 화려함도 내가 지향하는 컬렉션 무드와 맞아떨어진다.
 
컬렉션을 시작하기 전
나는 상상 속 여성에게서 영감을 받는다. 내 옷을 입을 수 있는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면서 디자인하기 때문에 컬렉션마다 캐릭터가 중요하다.
 
그동안 선보인 아이템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아이템은
타이다이 태슬 반다나와 별 모양의 체인 메일(쇠사슬 갑옷) 혹은 고무줄 니트가 들어간 티셔츠.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디자인 면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한눈에 봐도 ‘저건 도혜 윤이다’ 하는 옷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보디라인을 잘 드러내는 패턴과 커팅, 컬러에 신경 쓴다.
 
 

LE SUGI ATELIER

@LESUGIATELIER
르수기아뜰리에는
테일러링과 캐주얼의 경계점에 있는 브랜드다. 본인의 욕망에 솔직한 사람들이 입길 바라는 마음으로 옷을 만든다.
 
2022 S/S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컬렉션에 등장한 뮤즈 ‘Zynn’도 그런 인물인가
‘Neo-Seoul’이라는 수만 가지 욕망이 반영된 세계에서 태어난 그녀가 시간을 보내는 장소들을 떠올리며 컬렉션을 완성했다. 시작은 미국 쇼핑몰에 있는 포토 스튜디오에서 착안했는데, 스티커 사진기가 유행이었던 2000년대의 내 학창시절과도 맞닿아 있다.
 
브랜드를 론칭한 후 가장 반응이 좋았던 아이템은
첫 컬렉션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커팅이 독특한 블레이저. 그 이후 커팅 디테일은 티셔츠와 팬츠, 유틸리티 재킷 등 다양한 아이템에 포인트로 더한다.
 
컬렉션을 준비하며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매 시즌 다른 주제를 다루더라도 가장 기본이 되는 테일러링 아이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려고 노력한다.
 
 

2000ARCHIVES

@2000.ARCHIVES
2000아카이브스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인 디렉터 홍다은과 윤인, 두 명이 전개하는 브랜드로 일상 속의 쿠튀르적 아이템을 빈티지 무드로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는
스타일링, 디렉팅, 포토그래퍼로 활동하며 브랜드를 통해 우리만의 색을 보여주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
 
브랜드 이름처럼 2000년대 초반 스타일이 잘 보인다
1990년에 태어나 2000년대 문화 배경에서 사춘기를 보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시대 감성을 접하게 된 것 같다. 런던 유학시절, 자주 갔던 빈티지 숍을 구경하며 언젠가 2000년대 무드를 흥미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200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것
존 갈리아노 시절의 디올, 톰 포드 시절의 구찌, 2000년대를 대표하는 브랜드 디젤.
 
룩북 속의 스타일링이 흥미롭다
평소 로타 볼코바, 제이미 머리 십턴 등 스타일리스트의 작업에서 영감을 많이 받곤 한다. 특히 런던 베이스 스타일리스트인 제이미 머리 십턴은 2000아카이브스 스타킹과 비니를 활용해 재미있는 스타일링 작업을 보여줘 볼 때마다 즐겁다.
 
룩북 작업을 하는 과정
모델의 즉흥적인 포즈와 리얼한 모습이 포착됐을 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지난가을 ‘Fall 드롭’ 컬렉션은 아이폰으로만 촬영했는데, 러프하지만 날것의 느낌이 주제와 잘 맞았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아이템은
프린팅 메시 저지 톱과 스타킹이 인기 있다. 개인적으로는 코르셋 힐을 좋아하는데 5차 수정을 거쳐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든 제품이기도 하고, 직접 사람 손으로 봉제해서 더욱 특별하다.
 
앞으로 계획은
스포티를 주제로 한 2022 S/S 컬렉션을 2월 말에 선보일 예정이고, 평소 좋아하던 무드를 마음껏 담은 협업 라인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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