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바다에서 강풍과 대적하기 위해 입었던 방한용 아우터, 피코트. 바닷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넓은 라펠을 달고, 양쪽으로 열리는 앞섶과 엉덩이를 덮는 기장으로 활동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피코트의 특징이다. 이토록 실용성을 강조한 군복으로 출발했으나 고전영화 〈러브 스토리〉에서 알리 맥그로가 보여준 것처럼 볕이 짧아지면 생각나는, 트렌드를 뛰어넘은 클래식 중의 클래식이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변화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니트 칼라를 장식한 프라다, 크롭트 기장의 셀린, 토글을 응용한 니나리치 등 스포티를 입은 포근한 낭만이 대거 등장한 것. 다가오는 겨울, 망망대해를 향해 출항하던 해군들의 에너지를 느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