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새로운 세컨드 핸즈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과 함께 중고 마켓 시장이 커지고 있는 요즘, 자신만의 취향과 접근방식으로 낡은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있는 네 군데의 빈티지 숍을 찾았다.

BY김지회2021.09.17

VIVA 

서울을 벗어나 한적한 남양주에 창고형 빈티지 숍이 생겼다는 소식은 인스타그래머들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5년 전부터 빈티지 숍 형태로 운영돼 오던 ‘비바’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깔끔하게 정리된 창고형 빈티지 숍으로 리뉴얼해 복잡한 광장이나 동묘시장의 피로함을 잊게 만든다. 비바무역은 컨테이너로 많은 물량의 의류 수입을 병행하고 있어 매일 매장과 온라인에 제품이 업데이트되는 것이 특징. 매장 한쪽에 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폴로 셔츠와 샤넬 행거 역시 수집가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비바무역 대표 손영호는 쏟아지는 옷 중에서 오염과 손상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좋은 소재,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의 옷을 선택하면 빈티지 쇼핑의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VINTAGENO_ 


WNDRESS 

“유치하고 조악한 것과 흔하지 않은 아이템을 실용적인 아이템과 함께 경험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실험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운드레스’를 운영하는 오너 이려운은 정해진 스타일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신만의 룩을 만들어가며 빈티지에 빠졌다. 그중 다양한 시도를 거듭한 아이템은 숍 이름처럼 ‘드레스’다. 보헤미언풍의 70년대부터 과장된 디자인의 80~90년대 슬립 드레스까지 지금 가장 ‘핫’한 성수동에 자리 잡은 숍은 시부야에서 독특한 취향을 가진 빈티지 숍을 발견한 것처럼 반갑다. “SNS를 통해 다양한 도시에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들과 교류하면서 영감을 얻어요. LA의 스테이시 니시모토(Stacey Nishimoto), 도쿄의 지지나(Gigina) 숍은 빅토리언 시대의 고풍스러운 스타일도 동시대적으로 녹여내죠.”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직접 디자인을 시작했다는 그녀. 빈티지에서 영감받은 그녀의 옷 또한 함께 주목해볼만 하다. @WNDRESS.SHOP


DAUGHTER

80~90년대 로스앤젤레스 베니스 비치와 하와이의 분위기를 담아낸 ‘도터스’는 주얼리 브랜드 후루타(Fruta) 디자이너 심수지가 운영하는 빈티지 숍이다. 후암동 언덕에 있는 숍에 들어서면 해변가의 작은 편집 숍에 방문한 기분이 든다. 현지 빈티지 숍과 직거래로 모은 비비드 컬러의 옷과 취향 있는 소품들로 가득하기 때문. 그녀는 희소성 있는 그래픽 프린트를 수집하면서 빈티지의 매력에 빠지게 됐는데, 이런 취향은 적당히 워싱된 티셔츠와 하와이언 셔츠, 웨스턴 스타일의 랭글러 데님 섹션을 따로 마련한 것만 봐도 눈치챌 수 있다. “세컨드 핸즈 아이템을 쓰는 것이 지구를 지키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흥미를 갖지 못한다면 접근 자체가 어려울 수 있어요. 그 시대만의 매력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면 지속 가능성을 위한 움직임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죠.” 아직 세컨드 핸즈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그녀의 말처럼 좋아하는 취향의 시대를 탐구하며 시작해도 좋을 듯. @DAUGHTER_VINTAGESTORE 


OPAL

다양한 빛을 품은 원석을 뜻하는 ‘오팔’은 패션 하우스 브랜드에서 MD로 근무했던 윤소영을 포함해 그래픽 디자이너, DJ가 함께 운영하는 빈티지 숍이다. 80년대 맥시멀리즘과 90년대 미니멀리즘을 가로지르는 아이템부터 에르메스, 헬무트 랭, 장 폴 고티에까지 한쪽에 놓인 LP처럼 다양한 장르의 아이템이 함께 숨 쉬는 곳. 성별과 사이즈, 브랜드의 경계를 허물고 컬러와 소재에 따라 디스플레이한 매장은 편견을 없애고 그 안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주인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스타일로 다시 가치를 갖는 것이 빈티지의 매력인 것 같아요. 같은 소재나 색으로 과감하게 맞춰 입거나 시대를 초월한 아이템을 믹스매치하면 더욱 풍성한 방법으로 빈티지를 즐길 수 있죠.” 천장 한가운데 여러 개의 원이 겹쳐진 오브제가 보여주듯 오팔 안에서 지속 가능한 패션의 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OPALSEOU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