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비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할리우드에서 배우 캐스팅은 전쟁이자 철학이다. 어떤 배우를 캐스팅 하느냐에 따라서 영화의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배우를 잡았다고 전부 성공할 수는 없다. 결국 영화의 성공은 신 밖에 모르는 일이다. 얌체공처럼 배우 캐스팅도 '이리저리' 어디로 튈지 모른다. 할리우드의 캐스팅 비화를 요모조모 살펴봤다!::조니 뎁,짐 캐리,맷 데이먼,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리즈 위더스푼,제이미 폭스,톰 크루즈,매기 질렌할,에반 레이첼 우드,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힐러리 스웽크,에밀리 블런트,베라 파미가,엘르,elle.co.kr:: | ::조니 뎁,짐 캐리,맷 데이먼,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우리는 모두 스패로우다? 잭 스패로우 역, 짐 캐리--> 조니 뎁 이름만 봐도 캐릭터를 알 수 있는 법이다. 성이 스패로우(sparrow), 즉 '참새'라면 당연히 수다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리즈의 잭 스패로우는 스크루볼 코미디 스타일의 캐릭터다. 사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건 터너 부부(올란도 블룸과 키라 나이틀리)였고, 잭은 옆에서 코믹스럽게 사이드펀치를 날려주는 인물에 가깝다. 오늘날 조니 뎁은 로 5천만 달러를 받는 수퍼 스타로 급상승했지만, 2002년에 그의 위상은 괴짜 팀 버튼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는 지적인 컬트 배우 정도였다. 블록버스터 배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니 제작자 제리 브룩하미어가 캡틴 잭 역으로 잠시 짐 캐리를 생각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물론 지금이야 조니 뎁 없는 을 아무도 상상할 수는 없다. 당시 짐 캐리는 브루스 올마이트>를 선택했고, 후회는 없었다. 캐리와 뎁 모두 성공했다.미국에서 2003년 5월에 개봉한 는 2억 4천만 달러를 벌었고, 곧 이어 7월에 개봉한 는 3억 달러를 벌었다. 그후 짐 캐리는 스릴어 영화 넘버23>(2007)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하면서 월터 '스패로우' 역을 연기했다. 훗날 잭 '스패로우'가 욕심이 났던 것은 아닐까? 믿거나 말거나. 복덩어리 비밀요원을 사양한 전사 아킬레스의 제이슨 본 역,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제이슨 본 하면? 떠오르는 배우는? 맞다. 맷 데이먼이다! 다른 배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탁월했다. 하지만 본 아이덴티티>가 나오기 전의 맷을 생각해보면 그가 액션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 , 에서의 전형적인 엘리트 이미지는 과감한 액션과는 거리가 있다. 원래 제이슨 본 캐릭터를 제안받은 것은 브래드 피트였다. 하지만 피트는 토니 스콧 감독의 스파이 게임>을 선택했다. 닮은꼴 스타로 불렸던 로버트 레드포드와의 작업을 원했기 때문이다.물론 피트는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은 제작비 9천만 달러를 미국 내에서 회수하는데 실패했고, 평도 상당히 나빴다. 이쯤 되면 피트는 '제이슨 본' 역을 거절한 걸 두고두고 후회할 만하다. 결국 피트는 제대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서 (2004)의 아킬레스까지 기다려야 했다. 제이슨 본 시리즈 4편이 나오면 갑자기 배가 아프려나? 졸리는 여전사만 할 수 있다고? 천만에 말씀!의 크리스틴 역, 리즈 위더스푼--> 안젤리나 졸리 잠깐, 문제 하나 나갑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아카데미 상을 받은 적이 있을까요? 쉽게 상상이 안 간다. 그게 일종의 편견이다. 아무도 졸리가 연기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리는 2000년 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리고 2009년 체인질링>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처음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그녀가 수상하는 기적을 생각하긴 어렵다). 의 크리스틴 역은 힐러리 스웽크와 리즈 위더스푼이 무척 욕심을 냈던 캐릭터였다. 소문에 의하면 두 여배우가 온갖 로비를 할 정도로 이 역할을 따내고 싶었단다. 와 인연을 생각하면 힐러리 스웽크가 다소 유리했으리라 생각이 들지만, 제작자 론 하워드의 입김이 작용했다. 1920년대 의상을 입은 '룩'이 가장 뛰어난 게 졸리라는 결론을 내렸고,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를 전적으로 수용했다. 훗날 워터 포 엘리펀트>를 보고 나면 '금발녀' 위더스푼이 왜 고전 드라마 을 원했나 쉽게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여러모로 졸리를 능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성애와 위더스푼은 다소 거리가 있으니, 로버트 패틴슨과 신나게 즐긴 것으로 만족하시죠! 전설을 리메이크하는 데는 '전설의 배우'가 필요하다의 제임스 역, 톰 크루즈--> 콜린 파렐 1980년대 최고의 범죄 드라마 마이애미 바이스>를 1996년 마이클 만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겼다. 돈 존스과 필립 마이클 토마스의 제임스와 리카도 콤비를 콜린 파렐과 제이미 폭스가 연기했다. 사실 성실한 제이미 폭스의 연기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콜린 파렐이었다. 촬영은 뒷전이고 연일 파티로 놀고 먹은(?) 파렐은 갑자기 '먹튀'가 됐다. 영화의 평가가 나쁜 것은 당연하고 제작비 1억 3천만 달러를 들이고도 미국 내에서 반도 회수를 못했다. 콜린 파렐의 불성실도 문제였지만, 화려하면서도 뺀질거리는 돈 존스의 캐릭터를 파렐이 연기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다.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매튜 매커너히가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최악의 선택에 이른 결과였다. 만약 톰 크루즈가 했다면 에서 적으로 만났던 제이미 폭스가 친구가 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오늘의 적이 내일의 친구라는 식의 '멋진 만남'도 좋았을 거다. 결과론이지만 개인적으로는의 멋쟁이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잘 나가는 놀란 씨도 유난히 여복은 없다?의 레이첼 역, 케이트 홈즈--> 매기 질렌할 와 으로 할리우드 SF의 미래로 급부상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특히 남자 배우 캐스팅은 정말 환상적이다. 다크 나이트>에서 '크리스찬 베일, 히스 레저, 아론 에크하트,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먼'이 연기하는 걸 다시 떠올려 보라. 게다가 악당 단역으로 에릭 로버츠, 안소니 마이클 홀, 킬리언 머피까지 등장한다. 이 남자배우들의 연기는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전무후무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브루스 웨인과 하비 던트 사이를 오가는 '환상녀' 레이첼은 어떤가? 이번엔 매기 질렌할이었다. 딱 한마디로 안습이자 충격이다. 도대체 이 배우가 왜 나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아름다움도 배우로서의 존재감도, 모두 없다. 에 레이첼로 나왔던 케이트 홈즈가 속편을 고사하는 바람에 급하게 대타를 구해야 했다(케이트는 당차게 여배우들의 영화 를 선택했다). 사라 미셸 겔러, 에밀리 블런트, 레이첼 맥아담스가 물망에 올랐으나 하필 매기에게 돌아갔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녀를 포기하고 나면 영화 속에서 히스 레저(조커)의 연기가 더욱 돋보이기는 한다. 또한 인셉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놀란은 아리아드네 역으로 에반 레이첼 우드를 원했으나, 그녀는 바로 거절했다. 당시 에반이 별다른 작품(?)이 없었던 걸 보면 거절한 게 선뜻 이해가 안 간다. 레이첼 맥아담스, 에밀리 블런트, 엠마 로버츠도 후보였는데, 국민 소녀 이미지()의 엘렌 페이지가 낙점된 걸 보면 여배우 복은 참 없는 것 같다. 이런, 팜므파탈 형의 여배우가 놀란의 세계에는 없다니! 뭔가 2% 부족하다. 영화의 신도 실수를 하시나요? 의 마들레인 역, 에밀리 블런트--> 베라 파미가 디파티드>로 아카데미에 명예회복을 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 결과적으로 유위강의 를 리메이크한 것은 성공이었다. 엇갈린 운명으로 맞서는 두 남자 빌리와 콜린 역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을 캐스팅했다. 괜찮은 느와르가 나올 수밖에 없는 절묘한 캐스팅이다. 하지만 러브 라인을 넣은 여배우를 보면 놀라서 혀가 나올 지경이다. 마들레인 역으로 30대 중반의 베라 파미가가 나온다. 대충 봐도 디카프리오나 데이멋의 '누나'처럼 보이는 배우를 왜 쓴 걸까? 전혀 연애 감정이 살지 않는다. 여배우 후보로 이미 검증된 배우인 케이트 윈슬렛, 에밀리 블런트, 힐러리 스웽크가 있었다. 특히 에서 맷 데이먼과 쿨하게 뛰어다니는 에밀리 블런트를 보면 "아차차!"하지 않을까? 하지만 스콜세지는 최종적으로 베라 파미가를 선택했다. 그녀는 당시 지명도가 전혀 없었다. 리스크가 큰 선택이었다면 뭔가 믿을 만한 구석이 있었다는 말인데, 다시 봐도 좀처럼 알 수가 없다. 그냥 스콜세지의 취향이라고 믿어야 하나? 왜 도박을 하신 거죠? 무리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