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내리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봄을 즐기고 싶다면 이번 주말엔 가까운 곳으로 철꽃 구경을 떠나보세요. 혹은 가볍게 차 한잔 즐기고나서 여유롭게 극장에 들러보세요. 알짜 정보 없이 전단지나 뒤지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습니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발바닥 평점도 제공합니다. 완성도, 쾌감도 모두 '발바닥 3개'가 만점입니다. 재미로 한번 체크해 주세요! |

지난 황금연휴의 최강자는 였다. 을 만들었던 강형철 감독의 는 언니들에게 복고 열풍을 몰고 왔다. 연휴 5일간(5일-9일) 62만 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은 74만 명이다. 하지만 전국 620개 스크린을 잡아 1위를 차지한 것 치고는 다소 초라한 성적이다. 54만 명을 모은 가 2위였고,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약빨'이 떨어진 은 53만 명을 모았다. 현재 누적 관객 수는 131만 명이니, 200만 명 돌파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이번 주에는 대작이 없는 상황이라 의 1위가 점쳐진다. 하지만 가 도착하는 19일에는 다시 할리우드의 공습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주는 추억을 건드리는 영화들이 소소하게 슬쩍 등장한다. 리메이크 버전은 옛 추억을 잃어버리게 만들지도 모르니, 아예 건너뛰는 것도 나쁘진 않다. 섭소천은 역시 '왕조현'뿐인가! 혹시 재패니메이션 마니아나 기무라 타쿠야의 열혈 팬이라면 에 몸을 던져 볼만하다. "오빠, 한번 믿어봐~!" 고양이 세수: 퇴마사 연적하(고천락)는 흑산의 요괴들이 인간을 살해하고 원기를 빼앗지 못하게 하기 위해 격렬한 전투를 벌인다. 그러다가 천 년 묵은 나무 요괴에게 잡혀 있는 유령 섭소천(유역비)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고양이 기지개: 아무리 유역비가 한복을 입고 인사를 해도, 왕조현이 그립다면 당신도 나이를 먹은 거다. 1987년 정소동의 을 본 사람(안 본 사람이 있나!)이라면, 또 보고 싶지 않을 게 분명하다. 어쩌면 1997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끝나야 하는 프로젝트였는지도 모른다. 굳이 추억을 깰 이유는 없다. 그나마 엽위신의 리메이크는 원작과는 차이가 있다. 물론 다르지 않다면 또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연적하가 영채신보다 먼저 섭소천과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다. 그러니 삼각관계다. 문제는 섭소천에 대한 아련한 사랑이 분산되니, 그 재미도 사라진다는 데 있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이 영화의 핵심은 엔딩 크레딧에 흘러나오는 장국영의 노래다. "장국영 포에버!"를 외친다. 차라리 영화 전체에 장국영의 노래를 선사해야 했다. 고양이 세수: 극한의 스피드를 추구하는 JP(기무라 타쿠야). 1등을 꿈꾸는 소노시(아오이 유우), 그리고 마피아와 결탁해 승부조작을 주도하는 프리스비(아사노 타다노부). 이들이 우주 최고의 레이싱 경기 '레드라인'에 출전한다.고양이 기지개: 입체 3D로 광란의 '스피드감'을 만끽하게 만든 와 . 이들만큼이나 놀라운 광폭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걸 2D로 해내다니 지극히 놀라울 정도다. 역시 를 만들었던 코이케 다케시다. 스토리는 예측가능하지만 의 오마주 정도라고 보면 손색이 없다. 하지만 유지찬란한 감성에는 손발이 오그라든다. 재패니메이션 열폭지지자(순도 100%의 오덕후)를 위한 하드 코어 레이싱이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JP의 헤어스타일도 좀 괜찮다. 그런데 아오이 상, 어떡하면 그런 예쁜 목소리가 나오죠?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한 번은 같이 달릴만하다. 애니광에게만 추천하고 싶다. 그럼에도 이 빈티지 포스터는 꽤 욕심이 난다. 그건 왜 그런 걸까? 혹시 중독성? 고양이 세수: 미앙생은 옥향의 매력에 반해 결혼을 하지만, 부족한 능력 탓에 굴욕적인 첫날 밤을 보내고 점점 무기력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술과 여자로 가득한 왕국에 간 그는 음기충만한 미인들과 황홀경에 빠져든다. 고양이 기지개: 맥당걸의 (1992)에 나왔던 미앙생 캐릭터, 또 나오신다! 90년대 히트를 쳤던 시리즈와는 크게 차이는 없다. 역시 밤일이 무능한 남자가 온갖 비법을 통해 변강쇠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이 시리즈에서 뇌쇄적 에로티시즘을 기대하는 건 사실 무리다. 변강쇠전처럼 그저 '섹스 코미디'라고 보는 게 맞다. 각종 섹스가 난무하지만 관객이 꿈꾸는 '야'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굳이 이 영화를 선택한다면 '3D'에 대한 호기심때문일 거다. 섹스하는 장면이 3D라면? 충분히 궁금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제임스 카메론한테나 기대해라! 아직 이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오르가즘 없는 에로의 향연!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여배우의 입체 상반신. 이거 딱 한 번 보겠다고 비싼 돈 내시겠다면 말리지는 않습니다. 고양이 세수: 1980년 5월 18일 광주. 열흘 간의 민주항쟁이 끝나고, 시간이 흘러 그 날의 젊은이들은 어느덧 중년이 되었다. 5.18의 기록에서 제외된 수많은 '보통' 사람들은 각자의 기억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가고 있다. 고양이 기지개: 1980년, 광주의 '그날'을 다룬 영화는 아니다. 처럼 관객을 열흘 간의 항쟁으로 인도하지는 않는다. 기억의 복기라기보다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0년이 흐른 광주의 모습(현재)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상흔을 찾는다. 시민군과 계엄군이 대치했던 '구 도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도청 보존과 관련된 잡음)이 지금의 광주를 대변해 주고 있다. 광주는 잊고 싶은 기억이자, 우리 사회의 타자일 수밖에 없다. 30년 전에 일어난 반목과 분열이 오늘날도 광주 시민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광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1980년 5월, 광주 시민은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화석화된 타이틀이 오히려 그들의 영혼을 잊혀지게 만든다. 고양이 세수: 세상물정 하나 모르고 철없이 살아가는 앤(르네 젤위거)은 남편 댄(케빈 베이컨) 덕분에 남부럽지 않은 풍요를 누린다. 하지만 남편의 바람기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앤은 두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집을 떠난다.고양이 기지개: 미국에서 2009년 11월에 개봉했으니 좀 늦게 도착한 영화다. , 을 연출하며 영국 영화의 기대주로 떠올랐던 론크레인. 과 로 할리우드로 진출했지만 흥행과 평가, 모두 그리 좋지 않았다. 잠시 주춤! 작년에는 피터 모간()과 의기투합해 을 연출했다. 를 론크레인의 대표작으로 뽑을 수는 없지만, 나름 유머감각을 즐길 수 있다. 철부지 엄마 르네가 아빠가 될 수 있는 남자를 찾아나서니, 엄마의 로맨스는 곧 처럼 아이들의 성장영화로 진화한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자신만의 환상 속에서 '잰틀남'을 찾는 '골든녀' 르네 젤위거의 연기 하나만은 최고다. 하긴 그녀가 '오빠 만세'라고 외치던 브리짓 존스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