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순간, 8분이 주어진다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갑자기 여름이 온 느낌입니다. 봄은 화창한 꽃처럼 피었다가 그냥 서글프게 사라지는 걸까요? 아직 봄을 더 즐기고 싶다면 이번 주말엔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떠나보세요. 좀 피곤하다 싶으면 차 한잔 즐기고 나서 여유롭게 극장에 들러보세요. 알짜 정보 없이 전단지나 뒤지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습니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발바닥 평점도 제공합니다. 완성도, 쾌감도 모두 '발바닥 3개'가 만점입니다. 재미로 한 번 체크해 주세요! |

할리우드 영화의 원투 펀치가 빛나는 한 주였다. 대세는 히어로의 괴성이거나 스피드였다. 이 주말 관객 54만 명, 가 31만 명을 모으며, 한국영화를 모조리 침몰시켰다. 그 후 5월 4일에 개봉한 SF 가 기세를 올리며 와 엎치락뒤치락 박스오피스 1위를 놓고 전쟁을 펼치는 중이다. 쇼박스의 야심작 은 기 한 번 못쓰고 내리막길로 사라졌다. 이런 분위기라면 롯데의 도 도미노처럼 함께 넘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디 그 뿐인가! 곧 영화사의 절대강자가 쓰나미처럼 도착한다. 5월 19일 와 26일 가 돌아오니, 한국영화는 당분간 휴업에 들어가는 것만이 살 길이다. 할리우드는 너무해~! 고양이 세수: 열차 폭탄 테러 사건 해결을 위해 호출된 콜터 대위(제이크 질렌할). 시공간 이동 기밀 시스템인 ‘소스 코드’로 과거에 접속해 기차 테러로 희생된 한 남자의 마지막 8분으로 들어가 범인을 잡아야 한다. 고양이 기지개: 예고편이나 영화적 전제를 보고 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던칸 존스이 영국에서 만든 을 떠올리는 게 좋다. 열차 테러를 막으라고 명령을 받지만, 콜터는 자신이 어떻게 여기에 와 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소스 코드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지만 매 번 상황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이것이 이 영화의 반전을 맞출 수 있는 힌트다. 결국 '평행이론'이란 답을 내놓는다.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꼭 이런 영화보고 나면 "그래서 뭔 소리야?"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몰라도 좋으니 질문하지 말고, 그냥 방긋 웃으시라!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처럼 무한 반복되는 8분. 미쉘 모나한에게도 매력이 있다는 걸 느끼기에는 충분히 긴 시간이다. 정말 8분인지 한 번 카운팅 해 보시라! 고양이 세수: 영국 작가 제임스 밀러는 ‘기막힌 복제품’이란 책의 강연차 들른 투스카니에서 그녀(줄리엣 비노쉬)와 만나게 된다. 그의 책에 매료된 그녀는 하루 동안 투스카니의 시골 지역을 소개해 주겠다고 자청한다.고양이 기지개: 라는 원제 대신 란 제목이 쓰인 건, 아무래도 고품격 멜로로 보이고 싶어서 겠지? 이란의 지그재그 길을 달리던 키아로스타미. 이번엔 바람에 흔들리는 올리브 나무도 체리 향기도 없다. 에 우정 출연했던 줄리엣과 함께 투스카니에서 사랑 게임을 한다. 밀러(윌리엄 쉬멜)와 그녀는 함께 다니면서 진짜 부부인 척하는 역할극에 빠져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그들의 장난이 진지해지고, 그 사이에서 모호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만약 키아로스타미가 이런 사랑극을 이란에서 펼쳤다면 걸작이 탄생했을지도 모른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갑자기 첫날밤을 보냈다는 방으로 향하는 그녀. 그리고 그에게 “기억이 나느냐”고 다그친다. 그녀는 사랑을 연기하는 걸까? 아님 연기를 사랑하는 걸까? 고양이 세수: 경찰도 밥그릇싸움이 치열하다. 서대문서로 입성한 신임 팀장 정의찬(이선균)은 오자마자 잡은 날치기범을 마포서 팀장 황재성(박중훈)에게 뺏기자 경쟁심이 끓어오른다. 바로 체포왕 자리를 놓고 경쟁에 돌입한다.고양이 기지개: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는 영화가 또 나왔다. 이 내세운 전략은 하나다. 경찰대 출신의 이선균과 '맨 땅에 헤딩' 정신으로 살아온 박중훈의 무한경쟁. 두 사람의 연기대결을 코미디로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경쟁은 그렇게 치열하지 않다. 차라리 체포왕 자리를 놓고 '막장'까지 승부를 봤다면, 완성도는 떨어져도 흥행 가능성은 좀 더 생겼을 것이다. 두 배우의 노련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다소 진부한 스토리라는 약점을 커버하진 못한다. 그들이 아무리 뛰어다녀도 박스오피스의 영예는 날치기당할 게 뻔하다. 두 배우의 연기를 즐긴 것만으로 만족하자.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이선균의 주먹구구 수사와 박중훈의 능구렁이 수사가 격돌한다. 알고보면 둘 다 허당이다. 이러니, 약골 경찰 없애기 위해 체력검사 강화된다고 하지! 고양이 세수: 극한의 스피드를 추구하는 JP(기무라 타쿠야). 1등을 꿈꾸는 소노시(아오이 유우), 그리고 마피아와 결탁해 승부조작을 주도하는 프리스비(아사노 타다노부). 이들이 우주 최고의 레이싱 경기 '레드라인'에 출전한다.고양이 기지개: 입체 3D로 광란의 '스피드감'을 만끽하게 만든 와 . 이들만큼이나 놀라운 광폭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걸 2D로 해내다니 지극히 놀라울 정도다. 역시 를 만들었던 코이케 다케시다. 스토리는 예측가능하지만 의 오마주 정도라고 보면 손색이 없다. 하지만 유지찬란한 감성에는 손발이 오그라든다. 재패니메이션 열폭지지자(순도 100%의 오덕후)를 위한 하드 코어 레이싱이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JP의 헤어스타일도 좀 괜찮다. 그런데 아오이 상, 어떡하면 그런 예쁜 목소리가 나오죠?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게다가 남에게 추천하고도 싶지 않다. 그런데 이 빈티지 포스터는 꽤 욕심이 난다. 그건 왜 그런 걸까? 혹시 중독성? 고양이 세수: 퇴마사 연적하(고천락)는 흑산의 요괴들이 인간을 살해하고 원기를 빼앗지 못하게 하기 위해 격렬한 전투를 벌인다. 그러다가 천 년 묵은 나무 요괴에게 잡혀 있는 유령 섭소천(유역비)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고양이 기지개: 아무리 유역비가 한복을 입고 인사를 해도, 왕조현이 그립다면 당신도 나이를 먹은 거다. 1987년 정소동의 을 본 사람(안 본 사람이 있나!)이라면, 또 보고 싶지 않을 게 분명하다. 어쩌면 1997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끝나야 하는 프로젝트였는지도 모른다. 굳이 추억을 깰 이유는 없다. 그나마 엽위신의 리메이크는 원작과는 차이가 있다. 물론 다르지 않다면 또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연적하가 영채신보다 먼저 섭소천과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다. 그러니 삼각관계다. 문제는 섭소천에 대한 아련한 사랑이 분산되니, 그 재미도 사라진다는 데 있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이 영화의 핵심은 엔딩 크레딧에 흘러나오는 장국영의 노래다. "장국영 포에버!"를 외친다. 차라리 영화 전체에 장국영의 노래를 선사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