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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야구보다 재미있니? 정말?

화창한 봄꽃 덕분에 극장은 마술에 걸리는 걸까요? 아니면 각본 없는 드라마가 야구장에서만 펼쳐지는 걸까요? 하여튼 극장가에 관객들의 마음을 확 끌어당기는 이슈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영화를 잊는 건 아니시겠죠? 여유로운 주말, 극장에 들러보세요. 알짜 정보 없이 전단지나 뒤지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습니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발바닥 평점도 제공합니다. 완성도, 쾌감도 모두 '발바닥 3개'가 만점입니다. 재미로 한 번 체크해 주세요!

BYELLE2011.04.22

 

 
놀랍게도 명수부가 펼쳐졌다. 주말 승부에서 간발의 차로 류승범의 <수상한 고객들>이 <위험한 상견례>를 이겼다. 28만 명 대 26만 명. 하지만 <수상한 고객들>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첫주 32만 명을 모은 건 좋은 스코어는 아니다. <위험한 상견례>는 180만 명을 넘어섰고, 200만 명 돌파는 전혀 문제 없다. 최종 스코어는 250만 명 정도로 예상된다. 반면 <한나>(11만 명)나 <나는 아빠다>(7만 명)는 위력이 거의 없었다.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든 영화들을 모두 합쳐도, 주말 관객이 90만 명을 안 넘는 걸 보면 정말 비수기다. 중간고사에 야구장에 꽃구경에 모두 바쁘셨다. 여심은 어디로 가는지? 쇼박스의 <적과의 동침>이 상륙작전을 펼치는 4월 말부터는 좀 회복세가 예상된다.

고양이 세수: 19세기 귀족사회. 가난한 고아 출신의 제인 에어는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가 된다. 그 곳에서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다. 결국 결혼을 결심하지만 알고보니 그에게는 아내가 있다.

고양이 기지개: <제인 에어>는 누구나 읽어 본 샬럿 브론테의 1847년 소설이다. 우리나라의 고전<춘향전>처럼 틈만 나면 영화화되었고, 지금껏 20번이 넘게 제작된 스크린셀러다. 조안 폰테인, 안나 파킨, 샤롤로트 갱스부르, 사만다 모튼 등의 여배우들이 제인을 연기해 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후 제인 에어를 선택한 미아. '시대의 아이콘'을 독점하는 취향을 보여준다. 사실 그녀가 제대로 된 연기는 처음했다고 보는 게 맞다. 일단은 합격점이다. 발레 좀 했으니 코르셋에 어울리는 몸매도 빛난다. 미아의 성은 와시코우스카가 아니라 '바시코브스카'로 불러야 한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말랑말랑한 문고판 로맨스 소설? 순정만화? 아니다! 의외로 공포와 로맨스가 결합된 고딕에 가깝다. 사랑에 빠진 소녀는 격양되고 민감하다.

고양이 세수: 전직 경찰 브라이언(폴 워커)은 아내 미아와 함께 도미닉(빈 디젤)을 탈옥시키고, 함께 국경을 넘어 브라질로 도주한다. 자유를 위한 최후의 미션을 준비하지만 정보 요원 홉스(드웨인 존슨)가 태클을 건다.

고양이 기지개:
<패스트 앤 퓨리어스> 시리즈를 국내에선 <분노의 질주>라고 제목을 정했다. 그래 놓고 3편은 <패스트 & 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라고 개봉했다. 그러다보니 뭔가 꼬였다. 이번 영화가 몇 번째 시리즈인지 관객이 헷갈리는 게 당연하다. 이 번 영화의 영문제목은 다. 5편이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그런데 영화는 제목을 쫓아가는 법이라고 하더니, 'furious'란 단어가 빠지니 맹렬한 구석이 별로 없다. 전편을 전부 안 봐도 이해간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5편은 카레이싱만 강화시킨 <이탈리안 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형적인 '한탕' 영화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무뇌 근육 빈 디젤이 나오니 금고조차 과격하게 턴다. 금고를 차에 매달고 거리를 질주하는 건 어처구니가 없지만, 도미노 게임처럼 통쾌하다.

고양이 세수: 마셰티는 전직 연방수사관이다. 악명 높은 멕시코 마약 밀매업자 토레스와 맞붙었다가 가족을 잃은 마셰티는 텍사스로 탈출해 조용히 살아간다. 하지만 음모에 휘말린 마셰티는 상원의원 암살범으로 몰린다.

고양이 기지개: <그라인드 하우스>가 등장했을 때 이미 페이크 예고편을 보고, 설마 마셰티란 캐릭터가 영화로 나올까 싶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하더니, 또 한 번 두 손 들게 만든다. 전작 <플래닛 테러>도 정말 끔찍했지만 <마셰티>도 '쌈마이'로는 겨룰 자가 없을 정도다. 로버트 드니로, 제시카 알바,  돈 존스, 린제이 로한으로 이런 '저급' 영화를 찍는 악취미는 평가조차 무색하게 만든다. 뭐든 자기 멋대로 하는 로드게리즈에겐 비판조차 아깝지만, 차라리 저질 마초 영화보다는 <씬 시티>나 <스파이 키드>가 낫다. "제발, 그만 해라"는 말이 나오는 걸 참을 수가 없다.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아드레날린 과다 분비? 총과 섹스가 있으면 일단 오락 영화가 되는 것 맞지만, 어떤 배우도 이 영화가 '막장'으로 가는 걸 막을 순 없다.

고양이 세수: 한국전쟁이 터진 평택 석정리. 구장 댁의 당찬 손녀딸 설희(정려원)의 혼사 준비로 분주한 동네 사람들 앞에 장교 정웅(김주혁)이 이끄는 인민군 부대가 나타난다. 인민군의 마을 접수는 의외로 순조롭다. 

고양이 기지개: <킹콩을 들다>로 데뷔를 한 박건용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착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 북한군이 온다'는 설정만 봐도 영화의 기승전결이 전부 상상이 간다. 토속적인 한국 영화의 전략도 그대로다! 처음에는 웃기고 나중에는 눈물을 흘리게 만들어라. 조폭 코미디 영화의 전략이었지만, 이젠 그 바통을 착한 영화들이 이어가고 있다. 혹자는 <웰컴 투 동막골>(2005)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이런 마을의 비극은 <싸리골의 신화>(1967)때 부터 있던 이야기다. 석정리가 다시 관객을 한국전쟁으로 이끌고 간다. 이 영화의 승패가 곧 <고지전>에도 영향을 미치리라!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문제는 스토리라긴 보단 역시 연기다. 유해진, 신정근의 연기는 좋다. 정말 좋은데 어떻게 보여줄 방법이 없네! 맞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고양이 세수: 위킹걸 마가렛은 칼라스나 테일러처럼 성공한 여자가 되기 위해 촌각을 다툰다. 그런데 그녀를 ‘마그릿’이라 부르는 변호사가 편지 꾸러미를 전해준다. 일곱 살의 마가렛이 미래의 그녀에게 보낸 편지였다.

고양이 기지개: "내 어릴 때 꿈은 딱 지금의 내가 되는 거였다"라고 말하는 소녀의 편지. 어린 시절 나에게 보낸 응원 편지. 설정 하나는 괜찮다. 게다가 감독이 <러브 미 이프 유 데어>를 만든 얀 사무엘이니 본전을 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보통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를 보고 실망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엔 그것조차 넘어선다. 포스터가 전부인 영화다! 오드리 토투의 <아멜리에>처럼 '휘핑크림 듬뿍 올린 카라멜 마키아토'를 40대 중반의 왕언니 소피 마르소에게 기대하지 마시라. 그러면 언니도, 관객도 모두 피곤해진다. 그냥 마음을 완전히 비우면 좀 나을려나?

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꼭 보겠다면 불쌍한 남친은 빼놓고 가라. 안 그랬다가는 짜증내는 남친한테 '급' 사과하고 <분노의 질주>를 보러 가는 불상사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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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_전종혁 기자
  • Courtesy Of 영화인
  • 디자인_ELLE 웹에디터 최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