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IFE

이토록 '쿨'한 집

서늘하고 세련된 휴식을 담아낸 시드니의 트로피컬 하우스.

BY이경진2021.07.06

Shades 

of 

Cool

1969년에 건축가 피터 뮬러가 지은 집. 역사적인 건물이 드문 시드니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1969년에 건축가 피터 뮬러가 지은 집. 역사적인 건물이 드문 시드니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 쌍을 이루는 안락의자와 소파에는 면 커버를 씌웠다. 사이드 테이블은 시드니의 오리엔트 하우스에서 구입한 것.

한 쌍을 이루는 안락의자와 소파에는 면 커버를 씌웠다. 사이드 테이블은 시드니의 오리엔트 하우스에서 구입한 것.

 
옅은 녹색을 칠한 우드 프렌치 도어를 유리 미닫이문 대신 달았다. 대나무 의자와 중세 스타일의 커피 테이블은 모두 빈티지 제품.

옅은 녹색을 칠한 우드 프렌치 도어를 유리 미닫이문 대신 달았다. 대나무 의자와 중세 스타일의 커피 테이블은 모두 빈티지 제품.

 
알록달록한 튀니지 모자이크 타일을 벽면에 바르고, 바닥과 싱크대를 매트한 석회암으로 마감했다. 라탄 소재의 캐비닛과 볕이 잘 드는 자리에 배치한 노란 소파가 조화롭다. 전통적인 형태의 레인지 오븐은 라캉슈(Lacanche) 제품.

알록달록한 튀니지 모자이크 타일을 벽면에 바르고, 바닥과 싱크대를 매트한 석회암으로 마감했다. 라탄 소재의 캐비닛과 볕이 잘 드는 자리에 배치한 노란 소파가 조화롭다. 전통적인 형태의 레인지 오븐은 라캉슈(Lacanche) 제품.

 
수영장 옆에 놓은 철제 테이블은 야외 식사를 위한 완벽한 장소가 된다.

수영장 옆에 놓은 철제 테이블은 야외 식사를 위한 완벽한 장소가 된다.

 
 
시드니 하버 브리지가 보이는 와슨스 베이에서 도보로 5분 거리. 1969년에 호주 건축가 피터 뮬러(Peter Muller)가 지은 이 주택은 역사적인 건물이 드문 시드니의 현대주택 사이에서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리모델링을 맡은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 ‘핸델스만 + 카우(Handelsmann+Khaw)’의 공동대표 길리안 카우는 싱가포르에서 수 년간 거주하다 호주로 돌아온 새 주인을 위해 1950년대 스타일의 고급스러운 지중해 리조트에서 영감을 얻은 인테리어를 구현했다.
 
먼저 지난 수십 년간 여러 주인의 손을 거치며 조금씩 개조되는 과정에서 건축적 오류가 겹겹이 쌓인 건물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1층 바닥의 여러 단층을 없애 거실과 주방, 다이닝 룸 사이에 개방적이고 유동적인 흐름을 만들었다. 집주인이 처음 항구 전망의 주택을 구매하며 원했던 바와는 반대되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180˚로 열린 뷰를 선사하는 넓은 유리 미닫이 문을 피스타치오 컬러의 페인트를 칠한 작은 프렌치 우드 도어로 교체한 것이다. 본능적으로 바깥 풍경을 집 안으로 최대한 들여와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전망의 집이지만, 그 아이디어를 뻔하지 않게 풀어낸 덕에 거실은 카리브해 리조트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동시에 시드니의 대부분 집에는 없는 자연스러운 그늘이 만들어져, 강렬한 햇빛과 그늘의 대조가 집 안 곳곳에 아름답게 드리워진다
 
 
 
욕실 벽면에는 연한 핑크 색상의 모로코 스타일 젤리지 타일, 바닥에는 흰색의 부채꼴 타일을 사용했다.

욕실 벽면에는 연한 핑크 색상의 모로코 스타일 젤리지 타일, 바닥에는 흰색의 부채꼴 타일을 사용했다.

 
새하얀 침구와 피스타치오 색의 창문, 빈티지 램프가 차분하고 클래식하게 어우러진 침실.

새하얀 침구와 피스타치오 색의 창문, 빈티지 램프가 차분하고 클래식하게 어우러진 침실.

다이닝 룸은 17세기 스페인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맞춤 제작한 테이블로 중심을 잡았다.

다이닝 룸은 17세기 스페인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맞춤 제작한 테이블로 중심을 잡았다.

 
새로 만든 철제 난간은 시드니 태생의 추상 예술가 조지 라프토폴루스의 경쾌한 그림이 꼭대기 층까지 이어진다.

새로 만든 철제 난간은 시드니 태생의 추상 예술가 조지 라프토폴루스의 경쾌한 그림이 꼭대기 층까지 이어진다.

 
석회암 바닥과 석고를 바른 벽 등 실내 마감재는 대부분 연한 파스텔컬러와 버터 컬러, 더스티한 석회색으로 이뤄졌다. 욕실에는 크림색처럼 보이는 더스티 핑크 컬러의 모로코 스타일 젤리지 타일, 부채꼴 모양의 바닥 타일을 깔고 주문 제작한 라탄 캐비닛을 설치했다. 주방 벽면은 알록달록한 대리석 재질의 튀니지풍 모자이크 타일로, 바닥과 싱크대 상판은 모두 매트한 감촉의 석회암으로 마감했다. 싱크대 하부에는 집주인이 지역 잡화점에서 구매한 노란색 줄무늬 패브릭을 달아 생동감을 더했다.
 
다양한 형태지만 단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가구들은 이 집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거실의 빌트인 소파에는 크라벳(Kravet) 사의 핑크 스트라이프 패브릭 커버를 씌우고 워시드 레드, 블루, 옐로 컬러의 원형 쿠션을 줄지어 올려 경쾌하게 연출했다. 소파 앞쪽으로는 싱가포르 브랜드 엘리자베스 헤이 디자인(Elizabeth Hay Design)의 가리비 모양 의자, 빈티지 대나무 의자와 중세 스타일의 커피 테이블을 곁들였다. 러플 커버를 달아 1980년대 영국의 과장된 화려함을 재현한 라운지 체어도 이색적이다. 다이닝 룸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장 로이에(Jean Roye‵re)의 1940년대 작품을 모티프로 한 맞춤형 다이닝 테이블을 케인 체어와 배치했다.
 
시드니의 몇 안 되는 역사적인 건물에 극적인 변화를 주는 대신, 소박하지만 감각적인 아이디어로 완성한 트로피컬풍의 집은 여름날의 뜨거운 열기에서 벗어나 숨 돌릴 수 있는 부드럽고 서늘한 휴식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