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m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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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영끌’이란 단어와 찰싹 달라붙으며 부동산을 사는 일은 허황된 꿈이라는 인식이 만연해진 것 같다. 하지만 부동산을 조금만 공부해 보면 모아둔 돈으로도 충분히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망했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도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내 집을 사는 사람은 있다. 물론 단순히 종잣돈을 모으고, 부동산 지식만 주입해서는 어렵다. 때론 ‘지르는’ 용기도 필요하다. 집을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 부동산을 통해 사는 것이 가장 쉽고, 청약제도를 이용하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갭 투자)도 있다. 나는 우리 부부가 모으던 청약저축통장과 친정 아빠가 갖고 있던 청약저축통장을 바꾸는 방법으로 2012년, 첫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조금 더 부지런해서 분양권 투자와 재개발 · 재건축 투자, 경매나 공매로 낙찰 받아 시세보다 싼 집을 사는 사람도 더러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을 택하든 우리가 모아둔 돈은 항상 턱없이 부족할 것이기에 이 단계에서 고려하게 되는 것이 바로 대출이다. 종잣돈을 모아 집을 마련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내가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사고 싶은 집의 시세가 언제나 더 빨리 오르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 대출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대출은 빚이라는 생각에 두려워한다. 두려움을 떨쳐내는 방법은 나서서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따져보는 것이다. 보통 수도권에서 대출받는다면 집값의 40~50% 정도를 대출받을 수 있다.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라면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처럼 주거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 중인 정부 정책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 서울에서도 집값의 최대 70%, 3억 원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월 300만 원을 번다고 가정했을 때 연 이자율 2%의 보금자리론을 통해 3억 원을 대출받는 경우 매달 약 110만 원의 원리금이 발생한다. 내 생활 수준을 고려했을 때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 대출받아 집을 사면 된다. 이런 식으로 자꾸만 셈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계획과 목표를 세울 수 있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
“요즘 서울에서 10억원 이하의 집은 구할 수도 없다”며 지레 포기하는 사람과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아나서는 사람의 10년 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종잣돈이 충분하지 않다면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할 확률은 당연히 낮아진다. 하지만 이 집을 시작으로 더 좋은 집으로 가면 된다. 나 역시 신혼집을 시작으로 14년간 총 열두 번이나 이사를 했다. 대출금을 빚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집을 팔면 그 집이 대출을 갚아주는 구조라는 걸 상기하면서. 집은 집으로 사면 된다. 사회 초년생들은 일단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처럼 활용할 수 있는 대출제도를 충분히 파악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총 대출 금액이 얼마인지부터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 다음엔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집 중에서 가장 좋은 집을 고르자. 부동산 초보에겐 다음과 같은 지원군을 추천한다.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눈앞에 보이는 지역과 아파트 정보를 알려주는 ‘카카오맵’과 부동산 시세 흐름과 인구, 학원가, 상권 정보까지 한꺼번에 정리해서 보여주는 ‘호갱노노’ 앱은 내 생활권과 부동산에 대한 친근감을 높여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통찰력은 물론 부동산에 대한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빠숑의 세상 답사기’란 블로그도 추천하고 싶다. 미리 단념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일부터 조금씩 시작해 보자. 그럼으로써 내 자산에 대한 명확한 진단을 내리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다 보면 어느새 부동산이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동산처럼 보일 테니까.
박성혜(훨훨) 〈그럼에도 나는 아파트를 사기로 했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