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정민식 CP & 송지나 PD
정민식 CP는 〈스타특강쇼〉부터 〈어쩌다 어른〉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까지, 10년 넘게 인문 교양에 몸담아왔다. 첫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구성원은 어떤 사람들인가
배우는 것, 사람 사는 얘기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인문학을 좋아하는 것과 그걸 콘텐츠로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 방송에 등장하는 책이나 논문은 무조건 다 읽어야 하고, 자막은 기본, 통계 자료나 역사 이미지, 영상 자료 등 팩트 체크 과정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인문, 역사, 심리, 과학, 의학, 관계 등 다루는 영역의 폭이 무척 넓다
우린 다양한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태도를 장려한다. 그러면서 배움이 습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 스스로 배움과 경험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일단 배우고 경험해 봐야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추려낼 수 있다.
지식을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영상 문법이 있다면
강의와 강연은 다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지식 흐름이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서로의 지식을 나누는 강연에 가깝다. 그러려면 학문적 지식과 경험적 지식을 잘 버무려 흥미롭게 전달해 줄 강연자가 필요하다. 우리 콘텐츠에 등장하는 화자는 전부 눈높이를 낮추고, 지식을 친근한 일상 언어로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전문적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매개자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
정하웅 물리학 교수의 ‘빅데이터로 찾은 예술가의 성공 공식’과 장항석 의학교수의 ‘전염병으로 보는 세계사’ 콘텐츠처럼 남들이 평소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때 뿌듯하다. 종교와 신념, 이념을 떠나 우리가 제공한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때는 희열을 느낀다.
호기심이 한층 깊은 배움으로 이어지려면 어떤 노력이 뒷받침되면 좋을지
돈(웃음). 인터넷 강의나 책처럼 돈을 내고 구매한 콘텐츠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보게 된다. 이처럼 스스로에게 소소한 압력을 가하는 몇 가지 장치를 만들어두면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적절한 소통까지 더해진다면 더 좋다. 교류를 통해 지식은 비로소 확장되니까. 디지털 콘텐츠의 진가 또한 소통의 장을 열어준다는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최근 구독자 수 6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수치는 대중의 어떤 욕구가 반영된 결과일까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데 회사나 학교에 가는 일이 줄어드니 경쟁자가 눈앞에 보이지 않게 된 거다. 하지만 우리가 내야 하는 성과나 성적에는 변함이 없다. 혼자서도 충분히 성장하고, 내 경험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경험인지 판단하려면 결국 지식이 필요하다.
사는 재미는 궁금해하고, 배우려고 하는 마음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주변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어 할수록 재미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