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재 · ‘넷플연가’ 대표 2019년 시작한 ‘넷플연가’는 현재 시즌4를 맞이했다
대도시에 사는 우리 라이프스타일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넷플릭스를 보는 게 취향이 아니라 대다수의 일상이 된 지금, 여백의 시간을 연결해 조금 더 건강한 일상 리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와 넷플릭스 기반 멤버십 커뮤니티’로 시즌마다 80개의 다양한 주제가 있기에 내 관심사에 닿은 주제를 찾기 어렵지 않고, 제한된 인간관계에서 오는 답답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타인과 나누는 편견 없는 대화에 대한 호기심, 성장 욕구를 품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한 모임에 12명이 참여하니,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10여 개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셈이다.
무언가를 배우고 받아들이는 데 영상 매체가 가진 강점 혹은 특수성이 있다면
우리는 쉬거나 놀고 싶을 때 넷플릭스를 켠다. OTT 플랫폼이 다양해지며 집에서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책이나 다른 매체에 비해 영상은 조금 더 재미있고, 쉽고, 편하다고 여겨지기도 하고 영상 속 인물에게 이입하기도 쉽다. 다만 모임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오되 진지하고 깊숙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꼼꼼히 짜두고 있다.
특히 다큐멘터리는 다양한 영상 장르 중에서도 사회 고발 혹은 문제의식을 갖는 데 효과적이다
이번 시즌 ‘다큐멘터리 클럽-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모임이 새로 생겼다. 얼마 전 클럽 멤버들이 있는 채팅방에도 ‘다큐멘터리 대중화의 선봉장 넷플릭스’라는 주제로 쓰인 기사를 공유했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책으로 치면 누군가의 일상과 생각을 시시콜콜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자서전과 결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초중고 교육을 받으며 우리는 강의 형태의 일방향 소통에 익숙해졌다. 최근 넷플연가를 비롯한 ‘살롱’식 양방향 오프라인 커뮤니티는 참여자 모두 제 역할이 있고 모더레이터가 조율하는 형태다. 성인이 돼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게 된 이들끼리 묻고 논의하며 얻는 배움이 크다고 생각한다. 직접 발화하고 질문하고 참여하며 나아가는 과정에서 오는 배움은 또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이번 시즌 도입한 ‘넷플연가 역할 카드’는 ‘BGM 요정’ ‘손소독 요정’같이 아주 소소한 ‘감투’를 씌워 모임에 참여하게 하는 장치다.
영상 매체가 늘어나는 만큼 숏폼이나 요약 영상에 익숙해지기도 하는데
그런 위험이 감지될 때 책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제작되는 영상의 개수가 수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지금, 앞으로 좋은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콘텐츠를 구분하는 개인 각자의 기준도 더 명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