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틴에서 벗어난 만남을 통해 확장하는 세상
」 이미리 · '문토' 대표 2017년 회사를 다니며 사이드 프로젝트로 소셜 살롱 ‘문토’를 창업했다. 한 방송 인터뷰에서 창업을 예술의 행위에 비교한 것이 인상 깊었다
현재 나를 포함한 12명 정도가 함께하고 있다.지난 1월 전용 앱을 출시하며 확장을 도모 중이다. 창업자이자 대표로서 해보지 않았던 일을 진행하면서 배우고 깨우치고 성장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으며 일하고 있다.
문토는 ‘묻고 토 달다’라는 의미다. 왜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찾을까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본원적 욕구다. 이미 온라인에 많은 지식이 체계적으로 존재하고, 문토 또한 온라인 모임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만남을 통한 배움은 오랫동안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본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찾는다고 생각한다.
‘집과 회사를 오가던 생활에서 나만의 아지트가 생긴 기분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할 때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기쁨’ 같은 말이 기억에 남는다. 문토에서 제공하는 수십 개의 모임 중 재테크, 커리어같이 강의 성격이 강한 모임이 지적 성취를 통해 충족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인기라면, 취향 모임은 내 생활과 경험의 반경을 넓히며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과 잘 맞는 것 같다. 비건 음식을 먹는 모임에 참여해 보는 경험처럼.
문토는 취향의 레퍼런스를 제공한다. 취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지금 사회 분위기에서 유행에 휘둘리게 되는 경향도 있다
남들이 좋다는 걸 한번 해보고 취사선택하는 과정에서 내 취향을 뾰족하게 다듬어갈 수 있지 않을까? ‘난 원래 이래’라고 일찌감치 선언하고 결국 그 안의 내가 너무 작아져버리는것보다 긍정적이라고 본다. 물론 각각의 경험을 돌아보고 중심을 잡는 과정은 필요할 것이다.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열린 마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듣는 ‘귀’다. 지적 겸손함이 없으면 배움조차도 자기가 아는 것을 재확인하고, 옳았다는 것을 검증하는 과정처럼 소비되더라. 성장의 기회는 물론, 찾아오는 기회도 놓치고 만다. 스스로 고찰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상대방의 말이 무조건 맞다고 따라갈 게 아니라 내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반추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내 것으로 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방법이 있다면
지난해부터 ‘KPT 회고’를 사용하고 있다. ‘유지(Keep)’해야 할 것과 ‘아쉬웠던 부분(Problem)’을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다시 ‘시도(Try)’하고 싶은 것을 표기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지키고 싶은 내 모습도, 고치고 싶은 모습도 갖고 있지 않나. 쓰면서 나를 객관화할 수 있는, 정말 좋은 방향으로 삶을 바꿔주는 습관이다.
자격증 위주의 자기계발주의 세상에서 살다 보니 배운다는 단어 자체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이 존재한다. 배운다는 단어를 ‘경험한다’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로 생각하면 좋겠다. 그 충만함이 스스로를 사회 부품이나 기계적 존재가 아닌, 단단한 개별적 자아임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