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여자도 소방관이 될 수 있어! 이런 인형 옷 본 적 있나요?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딱따구리'의 아주 단순한 믿음.

BY이마루2021.06.05
 

Just 

be 

YOURSELF 

 
(왼쪽부터) 박유신, 대표 유지은, 김영은.

(왼쪽부터) 박유신, 대표 유지은, 김영은.

 
2019년 영유아 대상의 성평등 콘텐츠를 선보인 게 딱따구리의 시작이다
여전히 큐레이션 서비스가 기반이지만 최근 방향을 넓혔다. 몇몇 기준으로 걸러낸다고 해서 아이들이 혐오와 차별을 접하지 않는 건 아니더라. 우리 사회 자체가 어린이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이를 양육하지 않는 사람도 육아에 대한 책임의식을 나누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의 일환은 
어린이날 선보인 ‘나는 어떤 어린이였나요?’ 테스트를 통해 우리는 모두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들이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직접 그려보는 ‘어린이 권리 선언문’ 행사도 반응이 좋았다. ‘어린이를 놀리지 마세요’ ‘어린이는 자라나고 있어요’ 같은 답부터 ‘노키즈 존’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권리를 생각보다 잘 알고 있다.
 
텀블벅 펀딩이 한창인 ‘세상에 없던 직업 놀잇감 우따따 직업놀이’는 목표금액의 800%를 달성했다 
아이들을 만나보면 ‘여자는 하면 안 되는 직업’ ‘남자는 못 하는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경우가 있다. 15년째 메르켈 총리의 연임을 본 독일 남자아이들이 ‘남자는 총리가 될 수 없느냐’고 묻기도 하고, 90년대 〈X파일〉을 보고 자란 여성들의 높은 이공계 진학률을 ‘스컬리 효과’라고 부르는 것처럼 아이들에게는 성장 과정에서 보고 자란 롤 모델이 큰 역할을 한다. ‘소방관 아저씨’ ‘간호사 언니’에서 벗어난 놀잇감을 기획한 이유다.
 
 
4월에 시작한 유튜브 ‘우따따 TV’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의 어린이날 특집이 모티프다. ‘마스크를 타고 쌩쌩이를 타도 되느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전문가가 진지하게 답해 주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자신의 궁금증이 존중받는 경험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서 ‘코로나19와 백신’ ‘선거와 투표’ ‘쓰레기’같이 아이들도 궁금해할 사회적 이슈를 뉴스로 제작하게 됐다.
 
딱따구리의 구성원은
현재 30대 여성 6인으로 구성됐다. 나는 무자녀 기혼자이다 보니 왜 이런 사업을 시작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아이가 없다고 해서 사회 구성원으로 아이를 키워내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 팀원들도 어린이집 교사로 일했거나 문구 · 완구 분야 디자인, 아동 서적 편집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내 아이’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틀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  
 
미디어가 더 관심을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스마트폰으로 SNS와 해외 콘텐츠를 접한다. 그러나 ‘틱톡’에서 동성애 키워드를 본 아이가 호기심에 검색하면 올바른 정보가 아닌, 자극적이고 혐오적인 콘텐츠가 먼저 나오는 것이 지금의 검색 시스템이다. 우리는 잘못된 인식을 접한 세대가 디지털 성범죄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다. 키즈 콘텐츠를 수익화할 수 없게 한 유튜브 방침이나 ‘UN아동권리협약’에 온라인에서의 아동 권리에 대한 항목이 추가된 것처럼 온라인 공간에 대한 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은 아이들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잘못됐다는 ‘경계교육’ 개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왜 우리는 아이들을 같은 시민으로서 존중해야 할까
‘내가 불편한데 왜 참아야 하는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노인 차별과 혐오를 이야기하면 다르게 반응한다. 유교 문화권이기도 하지만 노인은 ‘자신의 미래’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특정 상황에서 약자가 될 수 있는 존재다. 어린이가 약하고 어리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세상이라면 나 또한 존중받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