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집을 엿보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LOVE&LIFE

미래의 집을 엿보다

집 안에 들인 영화관과 캠핑장, 홈 오피스와 미니 헬스장까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무한 확장해 버린 집이라는 세상.

ELLE BY ELLE 2021.05.31
 
 

What’s NEXT? 

 
 
우리에겐 휴식을 취하는 집뿐 아니라 사색할 수 있는 집, 놀이터로서의 집도 필요하다. 
 

A WHOLE NEW HOME

집의 재정립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것. 원격 근무와 학습이 일상화된 것, 테라스 · 베란다, 마당 처럼 야외 느낌이 나는 공간을 공들여 꾸미는 것 등 코로나19가 불러온 집에 대한 생각의 전환은 건축가들에게 앞으로 어떤 집을 설계해야 할지에 대한 좋은 팁이 된다. 집의 용도 자체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때다. 우리에겐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서의 집뿐 아니라 혼자 사색할 수 있는 집, 놀이터로서의 집도 필요하니까.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장 · 데보라 버크
 
홈스테이, 셰어 하우스, 기숙사, 요양원 생활에 대한 우려는 여러 세대가 다 함께 모여 사는 주거 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도록 만드는 것 같다. 이런 흐름은 모든 가족 구성원이 저마다 공간을 갖고 있으면서도 평화롭게 공존하는 ‘코하우징’ 건축에 대한 필요성을 높일 것이다. 건축가 · 제니 & 앤다 프렌치
 
따뜻하고 아늑한 장소로 여겨졌던 집이 조금은 차갑게 변할지도 모르겠다. 일하는 공간과 휴식을 취하는 공간의 균형이 관건이다. 너무 포근한 환경은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일이나 체력 단련 등 특수 목적을 위한 환경은 온전한 휴식을 누리는 데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건축가 · 김수영
 
뛰어난 방음 효과를 지닌 코르크 벽이 다시 유행할지도. 심지어 코르크는 친환경 소재다! 영화나 유튜브를 보고, 화상 회의를 하는 등 모니터 볼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만큼 빛의 반사를 줄여 눈의 피로를 덜고, 영상의 화질을 더욱 선명하게 느끼게 해줄 특수한 창문 필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 조이 모일러
 
선택적으로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열판을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형 쇼핑몰과 회사를 짓는 데 중요한 키워드였던 지속 가능한 건축을 이제 주택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할 때. 아예 탄소 중립 주택을 목표로 건축 자재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가전제품과 조명, 난방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건축가 · 투라 커즌스 윌슨
 
사람들이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지금, 건축가들은 앞으로 모든 면에서 개선된 주거 형태를 고안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좋은 공기가 끊임없이 유입되는 환기 시스템은 물론, 필요에 따라 일조량을 조절할 수 있는 블라인드나 인공 조명도 중요하다. 온종일 머물러도 쾌적한 집을 만들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섬세한 설계 방식을 연구해야 할 때. 건축가 · 토시코 모리 
 

WHERE I WORK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사무실

 
급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슬그머니 아이들 방 책상을 빌리는 일은 이젠 없어질 것이다. 서재 역시 선택이 아닌 필수. 가족 모두 일하거나 수업을 듣는 상황을 대비해서라도 가족 수만큼의 책상은 기본이다. 실제로 거실 크기를 대폭 줄여서라도 각자만의 서재를 가질 수 있도록 주택을 설계해 달라는 요구가 부쩍 늘고 있다. 건축가 · 토머스 클리저먼  
 
대형 탁자에 대한 수요가 확실히 늘어났다. 가족과의 여유로운 저녁 식사를 누리거나 함께 취미 생활을 공유하는 공간이 돼줄 대형 탁자는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돼준다. 뿐만 아니다. 과외 선생님이 오거나 홈 파티를 할 때도 빛을 발할 것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 조이 모일러
 
코로나19가 끝나도 재택 근무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도 충분히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팬데믹이 미래를 앞당겼을 뿐. 앞으로는 더 많은 이가 프리랜서가 된 기분으로 집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건축가 · 투라 커즌스 윌슨
 
홈 오피스를 방이 아닌 거실에 꾸미는 사람이 많아졌다. 낮에는 책상에서 공부하거나 일하고, 저녁때는 그 위에서 TV를 보며 식사를 즐기는 것이다. 나처럼 음악을 들으며 와인을 마실 수도 있고. 예전에는 책상을 주로 공간의 한가운데에 놓았다면 요즘은 바깥을 내다보며 데스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창가 쪽에 배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공간 스타일리스트 · 박래원 
 
당장 화상 회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옆방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수업을 듣는 소리가 그대로 들려온다면? 항상 이어폰을 꽂고 살 수도 없는 일. 시공 단계에서 벽지나 문틈에 대해 더욱 면밀히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장 · 데보라 버크
 
문과 벽을 모두 없앤 탁 트인 실내 구조를 찬양했던 지난날을 반성한다. 이젠 스튜디오나 원룸 형태의 주거 공간은 확실히 덜 매력적인 선택지처럼 보인다. 방문은 필수, 화상 회의를 할 때 뒷배경이 보이지 않도록 블라인드나 가림막을 활용하는 집도 많아지고 있다. 건축가 · 에밀리 파넘 
 

WE ARE CONNECTED

따로 또 같이


대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집이 지금보다 많아질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집은 세대별로 독채를 쓰거나 층을 나눠 쓰는 것처럼 생활 공간이 분리돼 있으면서도 마당과 차고를 공유하는 형태의 공간. 각자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때때로 마당에 모여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건축가 · 투라 커즌스 윌슨
 
저마다의 방으로 실내 공간이 쪼개질수록 유일하게 다 함께 모일 수 있는 부엌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져간다. 특히 친척이나 지인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부엌 크기가 조금씩 확장되어 가는 추세. 친척, 이웃과 함께 케이크를 구울 수 있도록 오븐을 두 개 설치한다거나 대형 식탁과 샹들리에를 들이는 건 이젠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 조이 모일러
 
일도 하고, 유튜브도 보고, 통화도 자유롭게 하는 ‘라운지’ 개념을 집 안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각자의 방은 정말 최소한의 휴게실로 남긴 채 거실과 다이닝 공간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테이블을 두어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함께 있다는 마음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서로 쉽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집 안의 활기가 멈추지 않는다.  건축가 · 김동현
 
주방과 마당은 소통과 교류를 위한 핵심 공간이 됐다. 베란다를 다 같이 모여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근사한 테라스로 조성하는 식으로 집 안 곳곳에 편안한 대화를 위한 크고 작은 환경을 조성해 두면 좋다. 캠핑 공간으로 꾸미거나 미니 수영장을 들여놓을 수 있게끔 마당이 있는 집을 찾는 사람도 점점 많아질 것이다. 건축가 · 토시코 모리
 
야외 활동에서 날씨는 중요한 변수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마당과 테라스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도와주는 물건 몇 가지를 미리 구비해 두는 것도 좋은 선택. 어닝이나 방수 시트, 난로, 바비큐를 할 수 있는 화덕 등이 이젠 잡동사니가 아니라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가 됐다. 건축가 · 라이울프 람슈타트
 
CHILL AND PLAY
나만의 놀이터
 
이젠 많은 사람이 집에서 운동하고, 아이들 역시 집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실내 공기 질을 언제나 최상으로 유지하도록 공기 청정 전략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개인적으로는 창문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공간 디자인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잠시나마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업무와 학습의 피로감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건축가 · 토시코 모리
 
건강과 보디 케어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요가나 명상에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중요한 건 심신을 이완시키는 모든 활동을 집에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런 이유로 요즘 북유럽 국가에서는 개인 사우나와 욕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건축가 · 라이울프 람슈타트

조경이 공간 스타일링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고 있다. 베란다나 테라스를 나만의 힐링 공간으로 가꾸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 요즘은 식물은 물론이고 캠핑 의자나 벤치 같은 아웃도어 가구를 집 안에 두는 경우도 많다. 겨울에는 러그를 깔고, 담요와 작은 램프를 놔두는 식으로 계절감을 살린다. 공간 스타일리스트 · 박래원
 
이젠 꽤 많은 운동을 집에서 즐길 수 있다. 요즘 집 안에 골프 연습을 위한 VR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는다.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건 앞으로 사람들이 더 긴 시간을 집에서 보내게 되리란 사실이다. 건축가 · 토머스 클리저먼
 
언젠가부터 집 안을 채우는 음악에 귀가 점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낀다. 팬데믹 시기에 고품질 스피커, LP 플레이어 같은 음향 기기와 음향 설비에 대한 민감도가 대폭 상승했다. 최근 설계를 맡았던 음악 애호가 집의 경우 그랜드피아노를 들여놓을 수 있는 탁 트인 거실과 음악 연습실을 원했던 것처럼.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장 · 데보라 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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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류가영
    일러스트 LEONIE BOS
    글 CHARLES CURKIN
    디자인 한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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