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춘들'은 아직도 목마르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그런 시절이 있다. 매끈한 도로 대신 요철투성이 길을 선택하고, 미지근한 웃음 대신 뜨거운 눈물을 선택하는, 열정과 패기만이 생의 유일한 동력인 시절. 별다른 사건 없어도 떠들썩한, 실은 하루를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한때. 우리는 그것을 청.춘.이라 부른다. 네 명의 청춘이 쏟아낸 푸르른 아포리즘. 그 첫번째 기사::유지완,유태관,고지현,여지현,류시형,마이큐,목영교,장은석,서울리안,엘라서울,elle.co.kr:: | ::유지완,유태관,고지현,여지현,류시형

새파란 청춘의 블루스신명나게 블루스를 연주하던 뮤지션, 들뢰즈와 홍대 노동자를 고민하는 젊음, 수줍음과 패기로 귀여움을 연마 중인 형제. ‘가장 자신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할 때’,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랄 때’,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일 때’, 시인 심보선의 청춘에, 감히 남의 청춘을, 푸르다못해 시린 밴드 ‘악어들’의 오늘을 멋대로 빗대본다. 청춘의 정의(유지완, 이하 ‘지’) 몰입하고 나를 다 쏟아부을 수 있는 것. (유태관, 이하 ‘태’) 새로운 걸 찾는 에너지가 계속 남아있는 것. ‘언제까지나 청춘’도 가능할 거 같다.청춘이라 좋은 점(지) 하고 싶은 게 많다. 음악, 영화, 글,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다 하면 된다.한국에서 블루스 록을, 그것도 어린 나이에 한다.(지) 블루스는 태관이가 먼저 좋아하기 시작했다. 기타는 원래 내가 가르쳐줬는데... (지) 어느 날 블루스를 띵띵 연주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아, 나는 블루스 피아노를 파야겠다, 하고 레이 찰스 같은 뮤지션들을 따라했다. 리듬이 어려워서 1년 넘게 블루스만 듣기도 했다.블루스의 정의(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을 치열하게 보는 것. 개인적인 감정, 경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태) 흑인 정통 블루스뿐 아니라 1960~70년대 록 음악도 좋아한다. 블루스는 많은 장르의 이웃사촌이다. 형이 말한 것들이 ‘록 스피릿’으로 이어진다.2011년 한국에서 블루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지) 블루스가 생겨난 건 흑인들이 강제로 미국에 끌려갔을 때다. 블루스가 생겨나게 한, 그런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얼마 전 홍대 청소노동자 농성장에서 공연을 했다. 그냥 블루스를 연주했는데 어머니, 아버지들이 갑자기 일어나서 춤을 추시더라. 완전 신났다. (태) 옛날 블루스 연주자들이 귀엽다. 비비 킹 할아버지가 뱃살도 두둑히 나왔는데, 엄청난 자신감에 차서 이렇게 (시범을 보이며) 춤추는 게, 진짜 매력있다. 이런 자유분방한 모습이 한국 대중음악에는 별로 없는 듯해서 우리가 제대로 해보자, 이런 것도 있다. 그래서 귀여움을 연마하고 있다!내 청춘의 가장 굴욕적인 순간(지) 공연 망했을 때. (태) 공연 망했는데 내가 다 틀렸을 때.(태) 니가 더 틀렸네, 아니네, 하면서.주목하는 청춘 아티스트(지) 정성일. 50대에 찍은 첫 영화가 엄청 청년 같았다. (태) 밤섬해적단. 청춘을 산다는 게 어떤 건지 가사로, 공연 퍼포먼스로 보여준다.스스로 생각하는, 청춘 인터뷰에 섭외된 이유(태) 귀여워서? (지) 풋풋해서? (태) 귀여움을 발산했는데, 전달이 된 거다. 고지현이 청춘에게 고함올해로 스물일곱. 그녀는 이미 ‘청춘의 전범’이다. 1년 전 자신의 브랜드 어메이진(Amazine)을 론칭하고, 몽환적인 패턴의 레깅스 하나로 패션계를 긴장시킨 디자이너 고지현. 서투르고 게으른 청춘에게 그녀를 권한다. 정신이 번쩍 들 거다. 청춘의 기준 밤샘이 가능한가?(웃음). 나만의 디자인과 영감의 원칙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 같은 게 있다. 단순히 내가 가진 재능을 보여주기보다 그 안에 나만의 생각과 사상을 담으려 노력한다. 옷보다는 텍스트나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는다. 얼마 전에는 제주도에서 40년 만에 발견된 희귀종 성게를 바탕으로 패턴을 만들기도 했다. 어메이진의 옷은 다소 마니아적이다. 대중성에 대한 고민은?맨투맨이나 후드 티는 사실 별로 하고 싶지 않았던 아이템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덕분에 어메이진의 활동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대중이 원하는 걸 파악하는 게 지금 내 숙제다.레깅스를 시그너처 아이템으로 선택한 이유는?어느 날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걸어오는 모습이 참 슬퍼 보였다. 사람들에게 옷 입기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었고, 패턴 작업이 용이한 아이템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레깅스를 떠올리게 됐다. 사람 볼 때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곳다리. 특히 여자 다리에 대한 패티시가…(웃음). 지루한 패션 빈티지. 정확히 말하면 생각 없는 구제 패션.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프라다, 질 샌더. 대중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꿰뚫고 있다. 내 옷을 입혀보고 싶은 셀러브리티 공효진. 다리가 예쁘다. 나를 미치게 하는 뮤지션 자주 바뀌는데, 요즘은 조용필. 멜로디가 심금을 울린다.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 기종 파나소닉 GF1. 강추! 청춘의 롤 모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나의 스승인 이미정 교수님. 묘비명에 새기고 싶은 문구 Dreams Never End. 지금 읽고 있는 책 에리히 프롬의 .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진짜’ 하고 싶은 걸 하세요. 청춘의 극과 극사진작가 여지현의 작품은 언뜻 나른하고 드라이한, 예쁘장한 ‘요즘 사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1분만 바라보면 0.1mm의 틈새가 벌어지며 현실이 등장한다. 찍는 청춘의 치열한 고민과 찍히는 청춘의 아름답지만은 않은 속사정.사진을 하는 이유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싶어서. 특히 20대 여성으로 한국 사회를 살다 보면 겪게 되는 부조리함. 최근 관심 있는 문제성형수술. 수술 직후에 붕대를 감고 있는 여성들을 촬영하는 시리즈를 해왔다.내 청춘에서 사진은?애증. 사진 하기가 힘들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순수 사진 한다고 하면 다들 백수인 줄 안다! 하하. 작업을 한다는 자체도 어렵고 주제가 밝은 것들이 아니라 우울해지고 고립될 때도 있고. 그런데 좋아서 절대 놓을 수 없다.자신의 작업이 청춘을 어떤 식으로 다룬다고 생각하나?내가 청춘이니까, 나오는 주제도 당연히 청춘과 관련된 것들이다. 도 그렇다. 사진 속 인물들은 프로페셔널 모델이 아니라 실존 인물이다. 아직 특정 직업이 없거나,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오후 2시에 집에 있는 거다. ‘정해진 길’을 걷지 않는 이들의 고민을 담았다.다큐멘터리와 연출, 어디쯤?딱 중간. 프레임 안에 넣고 싶은 걸 다 넣는다. 빛도 세팅하고. 하지만 그 안에 놓이는 인물은 지극히 현실을 살아가는 진짜 인물들이다. 진실성이 중요하다.즐겨쓰는 카메라마미아Ⅱ7. 6x7 필름 사이즈가 좋다. 직사각형이지만 정사각형에 가까운 애매모호함.청춘의 사진작가라이언 맥긴리. 사진이 청춘 그 자체다.청춘의 마지노선끊임없이 뭘 해야 될지,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고 실험하는 시기가 끝나면. 그게 어느 정도 정리되고 더 이상 다른 데 눈을 돌리지 않게 될 때.청춘의 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맞다. 길을 정했고, 다른 것에는 별 미련이 없다. 사진만 하면 된다.*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3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