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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다이어트가 있다고? 에디터의 #클린산행 체험기 #ELLE그린

변화를 위해 행동하다. 그린 라이프를 위한 작은 실천.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일석이조 #클린산행

BY장효선2021.04.29
어쩌면 아주 작은 경험부터 변화가 생긴다. 내가 환경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건 친구에게 생일 선물로 샴푸 바를 선물 받던 날부터였다. 매일 텀블러를 쓰기 시작했고, 일회용품 사용을 의식적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환경을 위해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행동으로 옮겼다. 내가 생활하는 방식이 환경에 영향을 준다고 의식하기 시작하니 다양한 지점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됐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 환경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매달 한 번씩 가는 등산을 떠올렸다.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우며 걷는 클린 산행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등산 코스

도봉산 – 마당바위 – 신선대 정상 코스
장소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산으로 결정했다. 유명한 만큼 쓰레기도 많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친환경 뷰티 브랜드 ‘톤28(Toun28)’의 플로깅 키트 

클린 산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검색하던 중 친환경 뷰티 브랜드 ‘톤28(Toun28)’에서 플로깅 키트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플로깅을 위한 쓰레기 담는 가방, 티셔츠, 손 소독제, 스티커로 구성된 ‘톤28’ 플로깅 키트는 이를 가지고 산행한 후 SNS에 인증하면 1천 원의 기부도 할 수 있다. 지구를 위한 실천과 기부까지 할 수 있는 좋은 취지라 참가하고 싶었지만, 이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ELLE그린’을 주제로 디지털 팀에서 ‘톤28’ 대표 인터뷰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극적인 인연으로 플로깅 키트를 구할 수 있었다. 
 

#용기내챌린지 

#용기내챌린지#용기내챌린지일회용품 없이 점심을 준비했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 가기로 한 친구들과 약속을 했다. 등산 갈 때 절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 쓰레기를 줍는 일도 무척 중요하지만,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텀블러와 용기를 사용해 점심을 준비했다. 클린 산행을 실천하는 날, 나는 집에서 도시락을 쌀 시간이 부족해 #용기내챌린지에 도전했다. 다회용 용기를 들고 분식집에서 김밥을 포장했다. 평소라면 아무런 고민 없이 일회용 포장지를 선택했겠지만, 작은 습관부터 고치고 싶었다.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았고, 쉽고 간편했다.
  

도봉산 등산 

등산 시작하기 전 모습등산 시작하기 전 모습
플로깅 키트의 구성품인 티셔츠를 입고, 쓰레기를 담을 가방을 장착한 후 등산을 시작했다. 등산로 입구에는 쓰레기가 많지 않았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ACT FOR CHANGE’ 캠페인 메시지가 적힌 옷을 입은 우리를 보고 사람들은 신기한 듯 바라봤다. 등산하다 마주친 몇몇 사람들이 우리가 가진 가방과 옷이 어떤 의미인지 물었고, 그 의미를 듣고 응원해주기도 했다. ‘우리도 다음부터 봉투를 들고 와야겠네’, ‘고마워요.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좋은 일을 해 줘서.’ 등 대부분 반성이 담긴 목소리와 진심 어린 응원의 말이었다. 산에서 쓰레기를 줍는 작은 실천이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뿌듯했다.
  
친구들과 함께 산에 있는 쓰레기를 주웠다.친구들과 함께 산에 있는 쓰레기를 주웠다.친구들과 함께 산에 있는 쓰레기를 주웠다.산에서 주운 쓰레기들 1산에서 주운 쓰레기들 2산에서 주운 쓰레기들 3
산 중턱까지 오르다 보니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계속해서 보였다.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곳과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유독 쓰레기가 가득했다. 처참하게 버려진 휴지와 바위틈, 나뭇가지 사이에 꽂혀있는 물통 등 사람들은 참 다양한 방식으로 쓰레기를 버렸다. 사실 등산로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만든 쓰레기를 직접 집으로 가져가면 된다. 그렇게만 해도 산에 버려진 쓰레기가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오직 ‘귀찮음’과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수고스러움’이 싫어서. 사람들은 산에 쓰레기를 버린다.
  

#클린산행 후기  

변화를 위해 행동하다.도봉산 신선대 정상
어쩌면 아주 뻔하지만 당연한 말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무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지금 지구에서 사는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말이다. 자연은 우리를 온전하게 품고 전부를 내어주지만, 인간은 자연이 자신의 것인 양 훼손하고 망가뜨린다. 잠시 빌려 쓰는 거라면, 깨끗이 쓰고 돌려주는 게 도리 아닐까.
 
 등산하며 모은 쓰레기들

등산하며 모은 쓰레기들

산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양한 쓰레기가 있었다. 마스크 필터부터 물통, 나무젓가락, 담배꽁초(도대체 산에서 왜 담배를 피우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가장 많았다), 물티슈, 휴지, 계란 껍데기, 사탕 껍질, 호일, 선크림 포장지 등 정말 여러 종류의 쓰레기들이 곳곳에 있었다. 클린 산행을 함께한 세 명이 산에서 내려올 때쯤 주운 쓰레기 덕분에 가방이 묵직해졌다.
 
 사진_장효선

사진_장효선

쓰레기를 주우며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렇지만 아주 조금이나마 지구를 위한 하루를 보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딱 한 번 경험하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으로 연결되길 바란다. 쓰레기봉투를 들고 하산하는 다른 등산객들을 보고, 일종의 동지애 같은 것도 느껴졌다. 각자만의 방식으로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모습은 근사하다. 클린 산행을 하며 내가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지구를 위하는 일은 절대로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것. 당장 오늘부터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물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