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한 땀 한 땀, 공예와 예술 사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손으로 한 땀 한 땀, 공예와 예술 사이

그 때 그 때 흘러가는 감정과 기분, 자신만의 생각을 놓치지 않고 옷으로 표현하는 디자이너 김병걸의 생각.

손다예 BY 손다예 2021.04.22
기존의 옷을 해체하고, 새로운 요소를 덧대어 세상에 없던 옷을 만드는 브랜드 익스퍼리먼트 B(B:EXPERIMENT.B)의 디자이너이자, 제주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편집숍 ‘해브유에버’의 디렉터 김병걸. 그는 옷을 사고 태그를 떼는 것만으로 ‘내 옷’이 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 날의 감정, 기분, 그리고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을 때 그제서야 온전한 ‘내 것’이 되는게 바로 옷이라고 전한다. 그의 또렷한 이상을 말로 듣고 글로 기록했다.  
 
B:experiment.B의 디자이너이자, 편집숍 '해브유에버'의 디렉터 김병걸.

B:experiment.B의 디자이너이자, 편집숍 '해브유에버'의 디렉터 김병걸.

 
브랜드 소개 익스퍼리먼트 B(B:EXPERIMENT.B)는 저의 솔직하고도 내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브랜드에요. 제가 옷을 입으면서 느끼는 갈증, 제가 옷을 입을 때 도전했던 새로운 실험들이 기록처럼 남아있는 브랜드죠. 그 때 그 때 스치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옷에 녹여내기도 하고요. 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저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 캡슐 컬렉션의 테마 요즘은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모두가 고립과 통제 속에서 살아가는 시기잖아요. 거기서 느껴지는 무료함, 스트레스, 초조함, 그리고 ‘이 상황이 언제 끝날 지 모른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같은 감정들을 표현했어요.
 
마스터피스라인의 21 S/S 룩북마스터피스라인의 21 S/S 룩북마스터피스라인의 21 S/S 룩북


시즌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익스퍼리먼트 B에는 두 가지 라인이 있어요. 제 아이디어에서 상업적인 요소를 다듬은 뒤 공장에서 생산하는 마스터피스 라인,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손으로 작업하는 핸드메이드 라인이에요. 핸드메이드 라인은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에 시즌 별로 선보이기가 어려워요. 대신 작업물이 일정량 이상 모이면 전시를 열죠. 전시를 찾아주신 분들에게는 각각의 옷에 담긴 이야기와 옷을 만들면서 느꼈던 저의 감정을 충분히 설명해요. 전시를 다 감상한 뒤에 저의 ‘기록물’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은 전시와 함께 열리는 팝업 스토어에서 옷을 구입할 수 있어요.


영감의 원천 저에겐 매일이 영감이에요. 하루하루가 다 다르잖아요. 예를 들어 제가 요즘 굉장히 고단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그 고단함의 온도나 색깔은 매일 다를 거에요. 그런 미묘한 변화가 저의 디자인 소스죠.  
 
핸드메이드라인의 밀리터리 점퍼내피 소매에 원단을 덧댔다스카프를 오려붙여놓은 듯한 뒷모습지퍼라인에 포인트를 더했다


편집숍 ‘해브유에버’도 함께 운영한다 아직은 철이 없는, 이상을 좇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제품의 바잉을 결정할 때 제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바로 ‘이거 잘 팔릴 것 같아요’에요. 해브유에버에서 만날 수 있는 옷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남다른 감각이 돋보이는 옷이어야만해요. 의·식·주의 카테고리 안에서 어떤 옷을 입어야만 하니까 적당히 떼우기 위해 입는 옷을 보여주고 싶진 않아요.


제주에 둥지를 튼 이유 제주에도 사람들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편집숍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주위에서 걱정도 많이했죠. ‘이게 되겠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요. 하지만 저 스스로도 제주에 있을 때가 가장 평온하고, 서울의 템포가 저에게는 조금 숨가쁘기도 해요. 또, 제주에서 ‘해브유에버’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조금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B:experiment.B의 전시와 팝업스토어B:experiment.B의 전시와 팝업스토어B:experiment.B의 전시와 팝업스토어B:experiment.B의 전시와 팝업스토어


이번 전시 일정 4월 23, 24, 25일 3일간 한남동 유니버셜리스트 쇼룸에서 열릴 예정이에요. 해브유에버에서도 선보이는 ‘브라운야드’라는 브랜드의 쇼룸인데, 저희의 아이덴티티와도 가까운 브랜드이자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이곳을 택했어요.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 3~4회의 전시를 더 계획 중이에요.
 
한 번 전시를 할 때마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다는 김병걸. 그는 전시를 찾아오는 이들을 모두 직접 반기고, 감사를 표현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도 나눈다. 그의 전시가 짧은 기간 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며칠만 주어진 그와의 시간이 귀하게 여겨진다면 시간을 내어 들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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