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물 한 방울엔 수많은 미세조류와 박테리아, 플랑크톤이 살고 있는데,
이 수백만 개의 생물이 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 등 바닷속 생명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를 만든다.
자연의 성배, 해조류
김, 미역, 다시마 등 먹거리로 익숙한 해조류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화장품에 들어간다. 화학물질을 대신해 제품 질감을 쫀쫀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늘어진 피부를 탄탄하게 개선하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기 때문. 수천 년간 강한 바람과 햇빛 등 극한 조건 속에서 살아온 덕에 외부 환경으로부터 방어력도 강하다. 해조류가 들어간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는 라 메르다. 우주 항공 물리학자 맥스 휴버 박사는 하루에 60cm 이상 자라는 해초에서 영감을 받아 청정 지역에서 자란 해초를 수작업으로 채취해 비타민과 미네랄, 식물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 등과 함께 3~4개월 동안 빛과 소리만을 이용해 저온 발효한 미라클 브로스™ 성분을 탄생시켰다. 비오템은 자가 치유 능력이 있는 미역과 갈조류의 하나인 배더락스(Alaria Esculenta)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숨37°은 국립수산과학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해양 유산균 발효 성분(블루뮨)이 담긴 수분 탄력 에센스를 선보였다. 20여 년 전부터 해조류를 재배한 피토메르는 생명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아주 적은 양의 야생 조류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바다에서 양식하거나 연구실에서 배양한다. “해양 바이오기술을 활용해 미세조류(Micro-algae)를 수족관에서 키워요. 바다에서 몇 그램만 채취해도 수십 톤까지 생산이 가능하거든요.” 피토메르 연구 커뮤니케이션 부장 로뮈알드 발레(Romuald Valle′e)의 설명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바로 ‘미세조류’다. 바닷물 한 방울엔 수많은 미세조류와 박테리아, 플랑크톤이 살고 있는데, 이 수백만 개의 생물이 아미노산과 비타민, 미네랄 등 바닷속 생명이 살아가기 위한 필수 요소를 만든다. 이 보이지 않는 생명이 아마존 열대우림 속 나무처럼 지구 광합성의 절반을 담당하는 것. 미세조류가 함유된 제품도 꽤 많다. 샤넬의 ‘클렌징 컬렉션’은 안티폴루션 기능이 있는 블루 미세조류(Blue Microalgae)와 피부 본연의 수분 균형을 맞춰주는 해양함초(Salicornia) 추출물을 베이스로 하고, 에스티 로더의 ‘뉴트리셔스 마이크로 알게’ 라인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클로렐라와 단백질이 가득 들어 있는 스피룰리나, 항산화작용을 하는 라미나리아 사카리나(슈거 켈프)를 주성분으로 한다. 몇몇 뷰티 브랜드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태양 필터를 대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니, 조만간 해양식물 성분으로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날도 머지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