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환경을 위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자극'썰' #ELLE그린

아직도 망설이고 있나요? 함께 '으샤으샤' 하고 싶은 이들이 보내는 짧고 실용적인 조언들.

BYELLE2021.04.15
 예민한 사람 취급받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 것. ‘둥글둥글 무난한’ 성격이 미덕으로 취급되는 한국 사회에서는 나 때문에 상대방이 불편해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때문에 상대방의 반환경적 행동을  지적하거나 메뉴 선정에 의견을 내는 걸 꺼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자끼리 있을 때는 ‘좀생이’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상대방 때문에 내 마음의 불편함을 항상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한편, 다른 누군가가 텀블러를 갖고 다니거나 소소한 환경적 실천을 할 때 적극 감탄하고 칭찬하려 한다. 특히 친구 사이나 회사에서 이런 분위기를 조금씩 만들고 알리는 게 중요하다. 김재진(회사원) 
 
필요 없이 쌓여 있는 이메일을 삭제해서 탄소 배출 줄이기. 플라스틱에 든 샴푸·보디 워시·치약 대신 고체 샴푸·비누·치약 사용하기. 쓰지 않을 사은품과 1회용품 거절하기 등.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다. 특히 채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완전무결한 비건이 되려 한다면 시작을 미루게 될 뿐더러, 기껏 시작해도 일찍 포기하게 된다. 스스로 정했던 내 마음의 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 SNS에 육식 사진을 올리지 않는 것으로 작은 메시지와 실천을 전한다. 2단계, 1주일에 하루 또는 하루에 한 끼같이 자신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횟수를 기준으로 일단 시작한다. 국물에 들어간 육수나 과자에 들어간 난류같이 자신이 도저히 피하거나 포기하기 어려운 재료와 식품군이 있다면 우선 그것을 제외하고 식물성 식사를 하는 것으로도 시작할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 말길. 3단계, 채식한다고 주변에 알린다. 채식 식당에서의 식사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거나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알릴 수도 있다. 함께할 동료가 생길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실천을 지속하기 쉬워진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가 채식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면 함께 식사하러 갈 때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도 피할 수 있다. 이제는 사람들과 식사 약속을 잡을 때면 상대방이 먼저 비건 식당을 검색해 오는 경우도 많다. 고마운 일이다! 4단계, 그렇게 조금씩 실천 영역을 늘려가면 된다. 대체육, 식물성 단백질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고, 채식 식당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전보다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요즘은 마트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채식 제품을 쉽게 볼 수 있으니까. 그러니 기억하길. 오늘이 채식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날이다! 우유니(그래픽 디자이너)
 
우선 ‘거절하기’부터 시작한다.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과 음식을 소비하지 않는 것. 개인적으로 요즘 신경 쓰는 것은 1회용 물 티슈다. 테이크아웃 컵, 비닐봉지와 물 티슈를 쓰는 건 어느 날부턴가 제공되기 시작해서 익숙해진 것이지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물건의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나면 무엇이든 잠깐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과도한 자원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1회용품이 선물해 준 당연함과 편안함이 정말 당연하고 편한 것인지 생각해 보길. 배달 음식의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고, 1회용품을 세척해 분리 배출하는 것보다 다회용 식기를 챙겨 음식을 사오고 내 개인 식기를 설거지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행위적으로도 더 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실천하려는 친환경 생활 습관을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게 도움이 됐다. ‘물건 구매 시 비닐봉지를 받지 않는다’ ‘쇠고기와 우유는 아주 먹고 싶을 때만 먹는다’ 등 스스로 세운 기준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쌓인 소소한 성취감이 나를 규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텀블러가 있을 때만 카페 음료를 마시는 나를 보고 지인이 “그런다고 환경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한 적 있다. 상처받을 뻔했지만 덤덤하게 “벌써 1년을 이렇게 했으니 300개는 줄였을 걸요?”라고 대답하니 그분도 종종 텀블러를 갖고 다니고, 내게 비누 바에 대해 묻기도 하더라. 이런 생활 습관을 알리다 보니 적어도 나를 만날 때만이라도 비건 식당을 고려하거나, 카페에서 다회용 컵을 달라고 이야기해 주는 주변 사람이 늘어난다. 실제로 내가 하는 일들이 별것 아니기 때문에 ‘대단하다’는 말을 듣는 게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조금씩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율마(환경 모임 새싹)
 
최근 개인적 실험을 시작했으니, 바로 ‘생수 사 먹지 않기’다. 언젠가부터 일상에 너무 당연하게 자리 잡은 생수 페트병이 괴롭게 느껴졌기 때문. 친구 두 명과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에는 전기를 소비하는 정수기 대신 직수기를 설치해 사용 중. 하지만 막상 직수기 또한 집에 물건을 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어쩐지 망설여져 ‘예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을 시작했다. 수돗물을 끓여 마시기도 하고, 사무실에서 물을 가져와 마시는 생활을 한 달 정도 하다 보니, 결국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조금 포기하면 되는 문제구나 싶다. 차가운 물이 먹고 싶다고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고, 목이 마를 때 또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까. 윤나정(출판 편집자)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매번 사용하고 버려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일상 소모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바꿔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나무칫솔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고, 비누 타입의 샴푸 바나 설거지 비누는 과대포장, 계면활성제 문제에서 자유롭다. 엄청난 의지가 없어도 해볼 만한 도전이다. 환경에 이로운 습관을 경험하고 확장하며, 성취감을 나누기 위해 시작한 모임 ‘새싹’은 시작과 동시에 인스타그램 계정(saessak_2018)을 만들었다. 정체기가 와서 의지가 약해지거나 실수할 때도 스스럼없이 공개하려 한다. 카페에 갈 때는 텀블러와 다회용 빨대를 챙겨가지만, 예상치 못하게 칵테일 바에서 잔마다 꽂혀 나오는 새 빨대를 볼 때 ‘아뿔싸’ 하는 순간도 계정에 공개했다. 이는 누군가 내 포스팅을 보고 바에 갈 때도 다회용 빨대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실천을 폄하당할 때도 있다. 특히 육식이나 일반식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하지 않을 ‘모순 찾기’의 잣대를 채식주의자들에게는 열심히 들이댄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엄격한 ‘비건’ 한 명보다 여러 명의 ‘채식 지망생’이 환경에 주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크며, 채식은 환경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실천이니까. 우옹(환경 모임 새싹) 
 
환경을 둘러싼 문제들을 바라보며 생겨나는 죄책감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괴로움이 지속되면 무기력증에 빠진다. 내가 잡지 〈쓸 SSSSL〉을 만들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며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 중 하나였다. 나라는 한 명의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에 집중하자. 여러 행사를 통해 시민들과 서로 실천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며 힘을 얻는다. 활동가는 아니지만 개인의 실천을 이어가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와닿는 목소리나 움직임을 전하고 싶다. 배민지(매거진 〈SSSSL〉 편집장)
 
즉각적인 편리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려고 한다. 출근길에 커피가 마시고 싶더라도 사무실 내 책상에 있는 컵을 갖고 다시 카페에 가는 식. 물 티슈보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는 게 훨씬 위생적이고 환경적이다. 육류에 영영 ‘안녕’을 고할 자신은 없지만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문제가 터질 때는 먹지 않으려고 한다. 멀지 않은 곳에서 살처분당하는 동물들이 있는데, 도시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육류를 계속 먹는다는 게 다소 기이하게 느껴진다. 카페나 촬영장 등 일상에서 물 티슈와 휴지, 비닐봉지가 생긴다면 챙겨와 나중에 사용한다. 반드시 쓸 상황이 발생하는 소모품인데, 그냥 버려지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이마루(에디터)  
 
햇수로 3년째 페스코 베지테리언식단을 유지하고 있다. 반려견 빌보와 함께 살면서 비거니즘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동물 착취에 반대하는 의미로 육식을 끊었다(평생의 식습관을 바꾸는 일이 힘들지 않았던 것은 내 의지가 강해서라기보다 버섯탕수며 가지덮밥을 챙겨주는 엄마의 자식 맞춤형 가사 노동 덕이 컸음을 고백한다. 일말의 양심으로 점심 한 끼만은 직접 해 먹고 있는데, 메뉴는 딱 하나다. 바삭하게 구운 곡물 식빵 두 쪽). 그래도 식탁 메뉴의 일부를 바꿨다는 성취감을 연료 삼아 일상에서 하나라도 더 비건 지향적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가령 단추! 최근 각종 경조사에 입을 검은색 재킷을 샀는데, 고르는 데만 석 달이 걸렸다. 소뿔과 자개 등 동물성 단추를 피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플라스틱 단추라고 딱히 환경에 좋지 않을 듯해서 빈티지 의류를 뒤졌고, 결국 당근마켓에서 마음에 쏙 드는 중고 재킷을 찾아냈다. 사실 나는 식비보다 의류비 지출이 월등히 많았던 사람이다. 언제나 밥값을 아껴 옷을 사는 쪽이었다. 그래서 입는 습관은 바꾸기 힘들 줄 알았다. 한데 시도해 보니 좋아하던 분야여서 그런지 보람이 컸다. 가죽과 울, 깃털 등 동물성 소재로 만든 옷을 새로 사 입지 않은 지 1년이 넘었다. 필요한 옷이 생기거나 착장에 변화를 주고 싶어지면 빈티지나 중고, 비건 소재 의류를 고른다. 요즘 내 ‘최애’ 아이템은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 ‘낫아워스’에서 오랜만에 구입한 조끼다. 곰 캐릭터가 몸통에 대문짝만 하게 수놓인 조끼를 거의 5개월째 교복처럼 입고 있다. 이 조끼를 입은 날은 평소보다 조금 더 비건적 선택을 하게 된다. 옷이 매너를 만든달까. 라테의 우유를 두유로 변경하고, 빨대를 거절하고, 서둘러 수도꼭지를 잠그며 새삼 옷이 가진 힘을 실감한다. 내 멋진 곰 조끼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작고 귀엽고 패셔너블한 목표를 동력으로 삼는다면 올해는 유제품과 달걀에도 이별을 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 구달(프리라이터, 〈아무튼, 양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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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이마루
  • 디자이너 이소정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