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슬리먼의 뮤지션을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패션과 음악을 잇는 디자이너로서 디올 옴므와 생 로랑을 걸쳐 현재의 셀린에 이르기까지 록 키드로부터 받은 영감을 하이패션의 시선으로 지속적으로 담아내고 있으니까. 셀린으로 돌아와 2019년에 자신이 직접 발굴한 뮤지션들을 앞세운 ‘Portrait of a Performer’ 프로젝트를 선보일 정도니 그의 음악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좀 더 과거로 올라가면 디올 옴므에서 탄생시킨 스키니 팬츠 역시 피트 도허티를 탐구한 그의 패션 세계관이 낳은 역작이다. 이런 그의 내밀한 감각과 취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가 상하이의 알민 레시(Almine Rech) 갤러리에서 3월 19일부터 4월 30일까지 열린다. 패션 디자이너인 동시에 사진작가인 그가 중국에서 선보이는 첫 단독 전시로 타이틀은 〈Sun of Sound〉. 그에게 늘 영감이 되는 밴드와 뮤지션들의 반항적인 젊음과 청춘을 향한 시선이 이곳에 담겨 있다. 그의 초창기 작품인 ‘Berlin’(2003)과 ‘London, Birth of a Cult’(2005)뿐 아니라 시대의 아티스트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루 리드, 키스 리처드의 포트레이트 작품까지.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선보이는 전시는 쉽게 흔들리지 않은 그의 굳건한 정체성을 대변한다. 그가 포착한 흑백 미학 속에 담긴 시대의 표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