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합 스튜디오(
@hhab_studio)'라는 인테리어 회사와 빈티지 가구와 전시를 선보이는 브랜드 '에크루(
@ecrue_shop)'를 운영하고 있는 이효진(@
cocorobox)입니다. 여행과 빈티지를 좋아하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해요.
저희 집은 해운대 달맞이에 위치한 복층 빌라예요. 어릴 적부터 아파트에서만 살아 주택에 대한 로망이 컸어요. 1층에 자리했다는 점, 복층에 개인 정원이 있다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이 집을 보고 나서 2주 만에 이사를 결정했죠. 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부산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달맞이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답니다.
집에 있는 모든 방이 정원을 바라보도록 설계된 통창 구조예요. 그래서 창밖 풍경과 채광을 언제든 모든 방에서 즐길 수 있죠. 1층엔 거실, 다이닝룸, 주방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요. 그 사이마다 양옆이 트인 벽이 있는데, 이 벽 덕분에 확실하면서도 동시에 답답하지 않게 각 공간이 분리된 구조랍니다. 2층은 서재, 아이들 방, 침실로 꾸몄어요. 이곳에선 휴식을 중점으로, 편안하고 조용하게 보낼 수 있도록 조성했어요. 또 1층에 자리한 복층 빌라라 층간 소음 걱정 없이 아이들이 집에서 마음껏 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에요.
「 #3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과 그 이유
」 식탁에 앉아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무척 좋아해요. 아침이 되면 햇살이 드리우고 정원으로 새가 찾아와 재잘거려요. 또 낮엔 옆 빌라에 사는 고양이 '꽃순이'가 놀러 오기도 하고요. 제 시야 안에서 아이가 정원에서 노는 걸 바라보고 있을 때. 이 집에서 살고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실감해요. 제가 여유롭게 머무는 창 안과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뛰노는 창밖 풍경, 이 적당하고 자유로운 거리감이 참 마음에 들거든요.
「 #4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을 얻는 방법
」 여행이나 전시회, 새로운 공간에 가보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요즘 유행하는 컬러나 소재, 다양한 취향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곤 하죠. 저는 책을 통해 정보를 학습하기보다는 제 일상 안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또 오래된 물건, 빈티지가 주는 다채로운 스타일을 감상하며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해요. 패션처럼 인테리어에서도 유행은 어느 정도 돌고 도니까요.
제게 홈 스타일링은 '정리'에서 시작해요. 특별한 비법은 아니지만, 집에 어울리는 정리함, 그리고 이 모든 게 모여 정리 정돈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주변에서 아이 키우는 집인데도 깨끗하다고 말씀해주시는데요, 모든 물건에 제자리에서 위치를 지키고 있어서 그렇게 보이나 봐요. 저희 집에선 장난감도, 인형도 모두 각자의 위치가 있거든요. 하루를 마감하고 난 후엔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듯, 물건들도 쓰임을 다하면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는 거죠. 이 때 정리함이나 보관함을 통일시키는 것도 정리 정돈 상태를 깔끔하게 보이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예요. 또 한 가지 팁은 집 안에서 노출 시킬 것과 감출 것을 나눠 정리할 것!
카모메키친 수저와 여행지에서 사 모은 커트러리. 지금 일을 하기 전 15년 동안 리빙과 키친 관련 온리인 숍을 운영했어요. 당시에 제작했던 '카모메키친' 수저는 지금도 매일 사용하고 있어요. 좋은 제품이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을 때 진정한 빛을 발하지 않나 싶어요. '국민 수저'라는 별명답게 저희 가족 모두 잘 쓰고 있어요.
육아로 바빴던 지난 몇 년은 인스턴트 커피 한 잔으로 급한 마음을 다스리곤 했어요. 그 루틴에 익숙해져 있다가 며칠 전 원두를 사서 드립하고 마시는 순간, '그래, 이 맛이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만 시간과 정성을 쏟으면 이토록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데, 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그 이후로는 아침 미팅이나 회의가 없을 땐 여유롭게 잔을 고르고 간식을 준비해 커피나 차를 마시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두 아이가 좀 더 자라면 '아르텍 65' 빈티지 체어를 사주고 싶어요. 지금 스트링을 책 선반으로 사용 중인데 나중엔 책상을 추가해 제가 좋아하는 아르텍 의자를 두고 싶은 로망이 있거든요. 그리고 아이들이 훌쩍 커서도 아이들 방 한 켠에 그 의자가 있는 풍경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요(웃음).
집은 우리 일상에서 먹고 자며 온전히 쉼을 할 수 있는 공간이죠. 또 저 같은 아이 엄마에겐 아이들의 성장과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집은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맞춤옷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계절에 따라 면이나 리넨, 울 등 소재와 컬러는 바뀌지만, 제가 시스루나 스팽글이 달린 옷을 입진 않을 듯해요. 저 스스로와 가족들의 본 모습을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곳, 그것이 집이란 생각이 들어요.